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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성 작
조명연출 : 김가중
“정치란 예언을 잘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예언이 왜 맞지 않았나를 잘 변명하는 것이다.“ -처칠-
이 말을 뒤집어 보면 정치인들이 얼마나 거짓말에 능한지를 잘 알 수 있다.
사실 예언은 별게 아니다. 세계적인 예언가가 문어 일 때도 있을 정도이다. 어떤 위대한 예언가도 빠져 나갈 구명을 두고 예언을 한다. 정치인과 다를 바가 없다. 필자도 뻑 하면 예언을 한다. 정치인이나 점쟁이들과 다를 바 없다고 본다. 그런데 필자의 예언은 대체로 틀림이 없다.
오래전에 나와 동료들은 공모전에 정신없이 빠져 들었다. 두목이 그 모양이니 다들 공모전 외엔 보이는 것이 없었다. 공모전이 재미있는 것은 상 타는 재미 때문이다. 그런데 자꾸만 떨어지다 보면 하늘이 새빨개진다. 그런데 한 친구가 자신은 한 번도 안 떨어졌다고 했다. 귀가 번쩍 뛰어 부처님 말씀에 귀를 기울였다. 도대체 공모전에 떨어지지 않는 비결이 무엇일까? 온갖 아부를 다 떨어 얻어낸 답은 틀림없는 진리였다. 안내면 되는 것 그것이 답이었다.
예언이 틀리지 않으려면 안하면 되는 거고 하려면 뻔한 사실을 예언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 뻔한 사실을 사람들이 모르고 있으니 예언이 되고 마는 것이다. 사람들이 필자를 무슨 마술사쯤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았다. 사진의 원리를 이용하여 신기한 테크닉을 구사 하니까, 그런데 알고 보면 다 별로다. 그런 것이 테크닉이고 마술이다.
참으로 빈티지한 작품들이다.
김지현 선생님 작품이다.
오래전에 잡지에 한창 글을 낼 때 “카메라 선택의 대한 인식” 이란 글을 내서 자동카메라를 선택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견해를 밝혔고 누구나 자동카메라를 쓰는 시대가 온다고 예언했다. 정말 뻔한 사실이었을 뿐이다. 그런데 칼침 맞을 뻔 했다. 사진계 망쳐먹을 놈이고 원흉이 되어 김가중이 죽이면 영웅이 될 판이었으니 결기가 있는 사람들은 전화정도가 아니라 정말로 달려오기도 하였다.
“자동 카메라로 찍으면 그게 네 사진이냐? 카메라가 해 준 것이지, 작가가 원숭이냐?“
“빌어먹을 놈아, 택시 타고 가면 택시 기사 집이냐? 뭘 타고 가던 내 집이지, 좋은 집이란 비행기도 가고, 배도 가고, 기차도 가고, 걸어서도 가고 그게 좋은 집이지 멍청아!”
난생 처음 결투를 다 해 보았다.
칼 대신에 카메라를 들고 누가 더 잘 찍나를 시합하는 결투였다. 언젠가 어느 글에선가 말했던 것 같다. 국립극장에서 무용 촬영(강강 수월래)을 하였던 사건을, 물론 필자가 간단히 이겼고 그는 졌다고 깨끗이 승복을 하였다. 수동 카메라가 어떻게 자동 카메라를 이기겠는가? 대동소이한 능력이라면 장비에서 결판이 나는 것은 예언의 개념이 아니다.
수동 작가는 카메라 조작에 매달리게 되고, 현란하게 바뀌는 조명과 노출, 그리고 천방지축 날뛰는 무용가들을 따라잡기에 진땀이 흐를 것이다. 그러나 자동 카메라 쓰면 오징어 다리 씹어가며 지켜보고 있다가 마음에 드는 장면이 형성되면 셔터위에 손가락만 갖다 대면 나머지는 다 카메라가 해준다. 즉 대상을 관찰할 시간적 여유와 머리가 생각할 여유가 수동에 비하여 월등하다. 수동 카메라 작가의 손과 머리는 온통 카메라 조작에 매달려 있을 때 말이다. 솔직히 지게 진 사람이 어떻게 덤프 트럭을 이기고, 삽자루로 포크 레인을 넘기겠나?
디지털 시대가 보이길래 디지털 예찬론을 펼쳤다.
또 죽을 뻔 했다. 절필을 하고 10여년을 글을 쓰지 않았다. 입가에 조소를 머금고 지켜보았다. 세계 굴지의 회사 대표들이 강연을 하면서 순회를 하기도 한다.
“돼지털(폄하하고 거부하려는 보수적인 시각에서 나온 비하)과 아나로그는 공존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그 회사는 망한다.” 필자가 또 예언을 날렸다.
“공존이란 말을 쓴다면 망할 것이요, 생존이란 말을 쓴다면 살아 날것이다.”
요즈음 와서는 생존도 힘들다고 이구동성으로 동조한다.
굴지의 대기업이 있었다. 아파트. 텔레비전, 카메라 종횡무진 문어발식 기업이다. 그 회사의 텔레비전을 마누라가 사왔을 때 걍 웃었다. 1년도 안되어 브라운관은 퇴조하기 시작하여 같은 급의 텔레비전을 그저도 얻을 수 있는 시대가 왔다. 그 회사에서 카드식 카메라인가를 개발하여 언론들이 아부성 홍보로 야단법석을 떨었다. 담배갑 크기의 휴대하기 편한 카메라였다. 그런데 필름을 단 한 장을 넣는 카메라였다. 여러분은 그 카메라가 성공 하리라고 봅니까? 우선 현상소에서 그 필름을 받아 주지 않았다. 롤필름도 힘든 판에 낱장이라니 일은 열배가량 더 힘든데 롤필름 한통에 1000원정도 현상료 받는데 한 장에 얼마를 받을 것인가? 현상기계에서 롤필름은 자동으로 약품처리가 되어 건조까지 되어 기사는 현상 기계에 필름을 걸어 주기기만 하면 되는데 이 한 컷 짜리의 증명사진만한 필름은 일일이 손으로 약품에 담구고 옆에서 시계를 보면서 지켜보아야 된다.
그 회사에서 일본에서 쓰다가 버린 카메라 생산 라인을 고가로 인수하여 왔다. 우리나라 사진작가들 야단법석을 떨었다. 그 카메라 아니면 사진이 안 된다고 믿었다. 그때만 해도 사진이 직업순위 1위로 대학의 사진과 들어가기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였다. 새 학기에 그 카메라가 없어서 등교를 못 할 정도였다. 교수들이 젤 선호하는 카메라였다. 일본에선 생산중단을 하고 버린 카메라 모델. 완전 수동(기계식)의 구닥다리 형식. 자동카메라 사라고 일갈한 제게 칼을 들고 찾아오는 사람이 있던 시절보다도 더 훗날 이야기다.
“망한다.” 또 예언을 하였다.
윤보섭 작
어쨌든 디지털 예찬론을 편 뒤 불과 3년도 안되어 야단법석들이 일어났다. 그 사람들이 이 글 보면 웃지도 못할 것이다. 어떻게 뻔한 것을 보지 못한단 말인가? 이런 것을 예언이라고 한다면 필자는 유능한 점쟁이가 되어야 될 판이다. 사실 필자는 점심 한 끼 제돈 주고 사먹을 형편도 못되게 지독하게 실패만 한 작가(사업가)다. 내가 한 예언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가가 증명된다.
분석, 파악, 필자가 자주 입에 올리는 야기다.
사진에서 안목이란 말을 쓴다. 마찬가지의 말이다.
셔터를 누르기 전에 분석하고 파악 하는 것이 몸에 배어 있어야 된다. 심지어는 제목까지 염두에 두고 촬영하고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 목적까지 가지고 촬영에 임해야 된다. 복안을 가지고 촬영에 임해야 된다는 뜻이다. 아무생각 없이 카메라 메고 훨훨 날아다니는 것은 필자와는 맞는 얘기가 아니다. 항상 어떻게? 하는 문제제기가 수반되어야 된다.
그냥 멋있어 보이니까 눌러 보겠다는 것은 수집이요 줍는 것이다. 정말 좋은 작품을 주웠어도 창작과는 거리가 멀다. 무엇? 이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가 자신만의 세계를 갖게 해 줄 것이다. 예술이 가치가 있는 것은 자신만의 영역, 영토가 있기 때문이다. 가상의 세계에 자신만의 세계가 있으니 얼마나 멋지단 말인가? 그 가상의 영토를 비싸게 팔아먹는 봉이 김선달 같은 넘들이 예술가들이다. 백남준이 말한 고등사기다.
이제 기초강좌를 통하여 셔터의 속성, 조리개의 속성, 렌즈의 속성, 디카의 화상원리를 속속들이 공부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왜 그것들을 공부한단 말인가? 그냥 눈앞에 있으니 원숭이처럼 셔터를 누르겠다면..... 그 각각의 속성을 속속들이 파악해서 그것들을 이용하여 자신만의 세계를 창출하려고 한다면 공부하여야 될 것이다.
니산 박영완 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