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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문 작
피사계 심도 (被寫界深度, depth of field)
한국말은 어렵다는 말부터 시작하여야 될 것 같다. 피자 사자 심자 다 어렵다. 한문도 어렵고 그 뜻도 어렵다.
피사계 심도란 한마디로 초점이 맞는 범위라고 알면 될 것 같다. 원래 렌즈의 거리계를 돌려 초점을 맞추면 어느 한곳은 뚜렷하게 맞고 그 외에는 맞지를 않고 부옇게 흐려지는데, 이때 뚜렷하게 맞은 부위의 간격을 표시한 것을 피사계 심도라고 한다.
요즈음 디카의 렌즈(디카의 렌즈라서 그런 것은 아니고 자동화되어)들은 대부분 피사계심도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단 카메라 몸체에 프리뷰버튼(피사계 심도 확인 버튼)이 붙어 있으니 심도를 눈으로 확인을 해 볼 수는 있다.
前 강좌에서 상반측관계에 대해서 얘기하였다. 조리개를 많이 열면 셔터가 빨라지고 조리개를 조이면 셔터속도가 늦어져서 조리개가 열리거나 조여지거나 관계없이 같은 양의 빛이 카메라 안에 들어오는 원리를 얘기한 것이다. 예전엔 수돗물을 예로서 이해를 시키려고 애썼다. 수돗물을 한통 받는데 수도관이 굵으면 빨리, 수도관이 가늘면 늦게,... 즉 수도관이 조리개 구멍이고 물줄기가 빛이고 통에 받아지는 시간이 셔터 속도인 것이다.
그런데 조리개가 많이 열리면 초점이 맞은 곳을 제외하고 그 나머지 부분이 흐려지게 된다. 반대로 조리개가 조여지면 초점이 맞은 부위가 넓어진다. 이와 같이 조리개에 의해서 초점이 맞은 부위가 두텁거나 얇아지므로 작가는 화면 안에 구성된 모든 물체가 다 초점이 맞기를 원하면 조리개를 많이 조여서 촬영하면 된다. 이때 셔터속도가 늦어지므로 카메라가 떨리지 않도록 주의를 하여야 된다. 반대로 주제 외에는 초점이 흐려서 주제만 강조되게 하려면 조리개를 많이 열어야 된다. 이때의 셔터속도는 고속이 된다.
이렇게 주제를 중심으로 초점이 맞은 범위가 넓은 사진을 피사계심도가 깊다고 하고 초점이 흐린 곳이 많은 사진을 심도가 얕은 사진이라고 한다.
피사계 심도가 깊어 화면 전체가 다 초점이 선명한 사진을 팬포커스(Pan focus, 혹은 인 포커스(Pan focus)라고도 함) 주제 외에 나머지가 흐려진 사진을 아웃포커스(Out focus)라고 한다.
김지현 작
김정연 작
야생화 사진들에 관심들이 많은데 예전엔 야생화를 클로즈업하여 꽃만을 아름답게 선명하게 하고 배경은 아웃시켜 꽃이 잘 살아나게 촬영을 하곤 하였다. 조리개를 많이 열어 찍는 아웃포커스만 가지고 잘 안 될 때는 천과 빨래집게를 가지고 다니면서 아예 배경을 치거나 아니면 꽃을 꺾어다 배경이 좋은 곳으로 옮겨다 촬영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요즈음은 그 꽃이 자생하는 상황을 보여주는 쪽으로 개념들이 바뀌어 있다. 따라서 꽃만을 클로즈업 하는 것 보다는 꽃을 전경에 배치하고 그 뒤로 풍경이나 상황을 전개 시키는데 이때는 통상 피사계 심도를 깊게 하여 꽃과 풍경이 다 선명하도록 촬영을 한다.
강덕수 작
고궁에 가면 웨딩사진들을 많이 촬영하는데 하나같이 렌즈의 경통이 굵고 긴 것을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렌즈가 굵으면 조리개를 많이 열수가 있고 렌즈가 길면 멀리에 있는 신부를 크게 클로즈업 할 수가 있다. 즉 아웃포커스가 잘되어 신부외의 배경은 부드럽게 흐려져서 환상적이고 무드 있는 사진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오래전에 강의 하면서 자신의 새끼가 수영장에서 수영하는데 내 새끼만 선명하고 다른 아이들은 흐리게 만들어 내 새끼를 강조 할 수도 있다고 미씨들에게 강의 하자 하 분이 나는 20년이나 촬영했는데 아직 그런 것도 모르고 있었어. 하여 우리 사진작가들이 얼마나 기초를 등한시 하는지 증명이 된 적도 있다. 풍경 사진 촬영하시러 죽자 사자 산을 오르시는 분들은 조리개 F22에 놓는 것 외엔 관심도 없는 것을 종종 본다. 당연히 배울 일도 없고 관심도 없어지고 마는 것이다.
김옥성 작
이쯤에서 정리를 해 보자
팬포커스(피사계심도가 깊다) : 조리개를 조일수록, 광각렌즈일수록, 거리가 멀수록
아웃포커스(피사계심도가 얕다): 조리개를 열수록. 망원렌즈일수록, 거리가 가까울수록
이성녕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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