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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예술사진포럼(CAPF), ‘동시대사진의 지향점 Unknown Point’
전시기간: 2016. 08. 23(화)~28(일)
전시장소: 대구문화예술회관 11전시실
전시초대일: 08. 23 pm 6
전시주관: 현대예술사진포럼(CAPF)
전시기획: 김영태(사진문화비평, 현대사진포럼대표)
참여 작가: 김달호 노영이 박영숙 배영희 신선자 여광응 이말란 이지선 이혜숙 이화선 정하윤
조정숙 최윤석
동시대사진의 지향점
ㅡ표현매체로서의 사진ㅡ
기획: 김영태 / 사진문화비평, 현대사진포럼대표
1970년대 후반이후 동시대사진은 전통적인 모더니즘사진과는 미학적인 지향점이 전혀 다르다.
모더니즘사진가들은 기계적인 기록성을 바탕으로 특정한 장면, 사건, 사물 등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거나 사회적으로 유명한 인사들의 초상을 기록해서 보여주었다. 보는 이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이 기본적인 표현전략이다. 작가의 표현의도보다는 대상 자체의 느낌과 사회적인 의미가 중요하다. 이처럼 모더니즘사진은 지향점이 분명하고 시각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기호로서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그와는 다르게 모더니즘사진이후 동시대사진은 표현대상보다는 작가의 표현의도가 중요하고 다의多義적이다.
비선형적인 외관 및 내용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다. 또한 주류적인 경향이 없고 작가와 작품만 존재한다. 즉 동시대미술과 마찬가지로 특정한 이즘ism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표현방식 및 주제가 개별적이고 다양성 그 자체가 동시대사진contemporary photograph의 주요 특징 중에 하나다. 이번에 기획하는'Unknown Point展'은 이러한 동시대사진의 경향과 조우한다. 언어나 문자로는 확연하게 표현 할 수 없는 지점에 존재하는 작품으로 구성했다. 독특한 사유세계를 드러내는 작가들의 내면을 엿볼 수 있는 전시다. 그러므로 보는 이들에게 동시대적인 예술의 의미를 환기시키는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달호는 바다풍경에 주목한다. 자신의 감성과 교감하는 바닷가에서 드라마틱한 장면을 포착하여 매혹적으로 변주했다. 카메라 메커니즘의 표현매체로서의 특성, 작가의 감각, 사진기술 등이 효과적으로 어우러져서 현실을 초월한 것 같은 장면이 탄생했다. 빛의 누적과 그로인하여 변주된 컬러가 작품의 근원에 존재하는 중요한 미학적인 요소이다. 보는 이의 감성에 호소하는 사진이미지다. 또한 보는 이들은 감성적인 예술로서의 사진의 매력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마치 태초의 어느 순간을 보는 듯하다. 작가는 단순하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찬양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을 적극적으로 드러내어 우리의 지각을 현혹한다. 또한 이상향적인 세계로 빠져들게 하는 회화적인 결과물이기도 하다.
노영이는 단순한 현실의 재현이 아닌 표현매체로서의 사진의 무한한 가능성을 극대화한 이미지를 생산했다. 일반적으로 사진은 현실의 거울로서 지극히 사실적인 매체로 알려져 있다. 작가는 이와 같은 사진에 대한 일반의 고정관념에서 탈피한 매혹적인 이미지를 생산하여 보는 이들의 감각체계에 혼란을 가져 올 것으로 기대된다. 일반적인 경험의 세계를 탈각脫却한 결과물이다. 대상을 변주하여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초월하는 것 같은 이미지를 생산했다. 마치 화가와 같은 태도로 자신의 표현도구인 카메라를 이용하여 표현수단으로서의 사진의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결과물이다. 또한 카메라의 다양한 표현능력을 보는 이들에게 일깨워주는 이미지이기도 하다. 사진에 대한 일반적인 상식의 틀을 극복한 실험적인 결과물로 판단된다.
박영숙은 전통적인 색채와 문양에 관심을 갖고 자신의 미적인 주관을 표현했다. 한복과 보자기의 특정한 부분을 조형적으로 재현하거나 미시적인 시각으로 재구성하여 전통적인 컬러의 아름다움을 환기시킨다. 작가의 컬러감각, 조형적인 미의식, 대상 자체의 아름다움이 유효적절하게 어우러져서 새로운 층위에서 존재하는 최종결과물이 생산되었다. 컬러와 조형 자체가 작가를 드러내는 표상表象이다. 또한 미적인 감각과 컬러가 유효하게 작동하여 동시대적인 이미지로 변주되었다. 이 지점에서 당대적인 미학적 성과를 확보했다.
표현이라는 것은 작가가 느낀 어떤 지점을 극대화해서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보편적인 인식체계로는 이해 할 수 없는 결과물이다. 작가의 작업도 상식적이고 일반적인 사고로는 공감할 수 없는 그 어떤 부류에 속한다. 그러므로 기존의 미학적인 틀을 이탈한 결과물로서 존재한다.
배영희는 카메라의 기계적인 특성 및 렌즈의 광학적인 특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자신의 세계관을 드러냈다. 기본적으로 사진은 외관이 현실과 닮아있고 지시적인 매체다. 하지만 작가의 표현전략 혹은 표현의지 그리고 표현방식에 띠라서 특정한 사물이나 현실을 본래의 의미와는 전혀 다른 의미선상에 존재하는 사물로 재구성해서 보여주기도 한다. 작가도 이와 같은 사진의 미학적인 특성을 이용하여 대상을 낯설게 변주하여 보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예술은 보는 이의 상식의 범주에서 이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뛰어 너머서 이성 및 감성의 영역을 확장시켜준다. 작가가 생산한 사진이미지도 이와 같은 의미선상에서 존재하며 예술로서 작동한다. 당대적인 예술로서의 미학적인 가치를 확보했다는 이야기이다.
신선자는 사진이 현실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거나 현실 그 자체가 아니라는 것을 환기시켜주는 결과물을 생산했다. 사진이미지를 생산하는 프로세스process는 경우에 따라서는 현실을 정확하게 시각화하기도 하지만 보는 이의 지각체계에 혼란을 가져다주기도 하는데 작가의 표현 의도는 이러한 매체적인 특징에서 비롯되었다. 작가가 이번에 재현해서 보여주는 결과물은 얼핏 보면 벽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카메라렌즈가 불러일으킨 시각적인 착각이다. 벽이 아니라 아스팔트 도로나 특정한 바닥을 재구성한 이미지image다. 보는 이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결과물이자 사진매체의 특성을 일깨워주는 최종생산물이다. 시각예술에서 벽면적인 이미지는 원근감이 제거되었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보는 이를 압도하기엔 한계지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작가가 생산한 이미지는 대상자체의 표면적인 느낌과 작가의 표현전략이 효과적으로 작동하여 그것을 극복했다. 카메라렌즈의 광학적인 특성과 작가의 수사법이 유효하게 어우러진 감성학感性學적인 성과물이다.
여광응은 감각적인 컬러 및 현대적인 공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작가는 자신의 지각을 현혹하는 특정한 공간을 자유롭게 해체하고 재구성했다. 세상에서 소통되고 있는 예술은 작가의 관심사와 정체성의 산물이다. 그러므로 보는 이들은 결과물 자체에서 작가를 느끼게 된다.
작가가 주목하여 특정한 공간을 변주한 결과물도 이와 같은 예술의 의미를 반영한다.
작가는 신이 창조한 아름다운 자연물이 아니라 문화적인 산물인 인공물에 주목하여 감각적으로 재현했는데, 결과물 자체가 작가의 또 다른 의식세계를 반영하는 표상表象이다. 결과물이 다의적으로 의미를 확산하여 다양한 내러티브를 생산한다. 당대적인 예술의 의미를 환기시키는 결과물이다. 또한 시대와 조우하는 이미지이기도 하다.
이말란은 꽃에서 리얼리티reality를 제거하여 재구성했다. 꽃은 오랫동안 수많은 시각 예술가들이 다루어온 표현대상이다. 하지만 작가는 꽃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것에서 탈피하여 차별화하는 미학적인 성과를 거뒀다. 사진은 ‘카메라camera’라는 도구를 이용하는 ‘매체medium 예술’이다. 그러므로 매체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은 기본적으로 사실적이지만 현실을 비켜서 존재하는 것 같은 비사실적인 이미지를 생산하는 경우도 있다. 작가는 이와 같은 표현매체로서의 사진의 특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매혹적이고 성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미지를 생산했다. 컬러가 자극적이고 보는 이를 유혹하는 결과물이다. 색채와 형태가 효과적으로 어우러져서 생산된 결과물이기 때문에 우리의 지각을 현혹하는 매력적인 이미지로 읽혀진다.
이지선은 감성적이며 정서적인 풍경을 재현했다. 엄정한 카메라워크camera work를 구사하여 안정적이며 조형적인 결과물을 성취했다. 전통적인 풍경사진의 미학적인 표현전략은 웅장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찬양하거나 정서적인 풍경을 재현하여 보는 이의 내면을 동화시키는 것이다. 작가도 이와 미학적인 층위에 존재하는 사진이미지를 생산했다. 자신의 정서와 교감하는 장면과 대상을 선택해서 작가의 내밀한 정서를 드러내는 행위를 한 것이다. 진정성이 느껴지는 예술가로서의 목소리를 드러냈다. 거칠게 규정하자면 동시대예술은 시대를 표상하고 풍자하거나 자신을 드러낸 결과물이다. 작가가 생산한 풍경사진은 이와 같은 맥락에서 예술로서의 의미를 확대재생산한다. 자신과 무관한 특정한 경향에 의존하기 보다는 자신의 정체성에 충실한 결과물이다. 그래서 폭넓고 깊은 공감대를 형성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혜숙은 예민하면서도 섬세한 정서를 소유하고 있다. 작가가 생산한 사진이미지도 이와 같은 작가의 내밀한 정서를 반영한다. 작가는 자신의 감수성을 드러내기 위해서 블루blue 컬러로 채색된 풍경사진을 생산했다. 블루컬러와 심도가 얕으면서도 동감이 느껴지는 수사법을 선택하여 현대적이면서도 자신의 감성 및 감각이 어우러진 이미지를 보여준다. 전통적인 풍경사진의 표현대상과 겹치는 결과물이지만 자신만의 어법으로 사진이미지를 생산하여 현대적인 미학적 문법과 만나는 결과물을 생산했다. 동시대예술의 지형에서는 표현대상이나 표현방식의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주제의 새로움과 자신의 내면을 표현함으로써 예술로서의 당위성을 확보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작가는 이와 같은 미학적인 성과를 수확했다. 타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기氣가 느껴지는 최종생산물이다.
이화선은 마치 20세기초반에 출현하여 예술의 의미를 바꾼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의 실험적인 작품을 연상시키는 사진이미지를 재현했다. 아방가르드예술가들은 사진술photography을 예술을 위한 새로운 표현수단이라고 인식하고서 사진의 다양한 표현가능성을 모색했다. 작가도 이와 같은 태도로 구성주의적인 이미지를 생산했다. 작가가 생산한 이미지의 매력은 분명하게 사물을 지시하지 않고 보는 이의 상상력을 확장시키는 지점에서 발생한다. 동시대적인 의미의 예술은 누구나 이해 할 수 있는 결과물이거나 선형적으로 혹은 기호로서 소통되는 결과물이 아니라 알레고리적인 재현에 있다. 작가의 작업도 이러한 미학적인 전략에서 출발했다. 그 결과 보는 이들을 무한대로 예술적인 상상력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앎과 모름의 경계를 넘나드는 또 다른 조형적인 결과물이다.
정하윤은 사진의 근원적인 미학적 의미를 상기시키는 결과물을 보여준다. 사진은 인덱스 index라기 보다는 특정한 대상에서 반사된 빛의 흔적trace이다. 또한 시간의 흔적을 시각화 한 결과물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작가가 선택한 표현대상은 사진의 이와 같은 미학적인 의미와 유사한 점이 있는 오래되고 낡은 벽을 감각적으로 단순하게 재현했다. 하지만 벽의 질감, 색채, 카메라렌즈의 재현능력 등이 효과적으로 혼합되고 작동하며 사유적인 결과물로 변주됐다. 또한 작가의 의식과 무의식이 묘하게 얽혀서 생산된 결과물이기 때문에 예술로서의 미학적인 당위성이 발생했다. 추상표현주의 화가의 회화작품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노스텔지어nostalgia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한다. 전통적인 사진과 모더니즘적인 회화의 경계선상을 넘나드는 이미지처럼 보인다. 즉 사진과 회화의 매력이 융합된 조형언어다.
조정숙은 스트레이트포토straight photo의 매력을 환기시키는 결과물을 생산했다. 사진은 일반적으로 사실적인 결과물을 생산하지만, 극사실적으로 대상을 재현하면 현실의 범주에서 벗어나서 존재하는 것 같은 조형언어를 시각화하기도 한다. 작가는 자연의 변주가 만들어낸 조형적인 대상을 카메라의 기계적인 특성과 광학적인 재현능력을 극대화하여 재구성했다.
추상주의적인 회화 언어를 연상시킨다. 이 지점에서 전통적인 사진미학의 매력이 환기되었다.
그런데 작가는 시각적인 매체인 사진을 이용하여 자신의 미적인 감각 및 세계관을 표현하지만 시각적인 요소에만 집착하기 보다는 이미지의 표면 너머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그 무엇에 좀 더 치중하는 미학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 그래서 작가가 생산한 이미지는 다양한 의미를 내재한다. 그로 인하여 보는 이의 세계관에 따라서 다양한 담론이 생산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의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추상적인 사진영상언어다.
최윤석은 사람들의 정서를 사로잡는 아름다운 풍경을 세련되고 능숙한 사진기술로 재현했다. 작가가 선택한 풍경은 많은 이를 감성적으로 빠져들게 하는 표현대상이다. 하지만 대상에 의존하는 소재주의적인 태도로 재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세계관 및 미적인 감각을 기반으로 대상을 해체하고 재구성함으로써 주관적인 사유세계를 표현했다. 사진은 현실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기 때문에 기록매체로서의 매력이 널리 인식되어 있지만 관념적인 세계를 표현하는데도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 작가의 작업도 표현매체서의 사진의 이러한 능력이 극대화된 결과물이다. 나무를 구체적인 표현대상으로 선택하여 생명에 대한 철학 혹은 불교적인 사상을 기반으로 결과물을 생산했다. 하지만 작가의 표현의도와 관계없이 시각매체로서의 사진의 고유한 장점을 최대한 보여줌으로써 보는 이의 감각을 일깨워준다. 비시각적인 그 무엇을 재현하는 사진의 또 다른 가능성을 느끼게 하는 결과물이다.
김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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