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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도 무게가 있다.
존재하는 모든 물질은 무게(톤)가 있고, 또는 양(부피)이 있고, 그리고 질(퀄리티)이 있다. 이러한 물질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성질들을 감지 할 수 있는 오묘한 감각기관을 인간은 가지고 있다. 그러한 감각기관을 흔히 오감이라고 칭하는데, 다섯가지로 분류한다는 뜻이 되겠다.
그런데 사진은 이러한 감각기관중에서 단하나의 감각 기관만을 이용하게 된다. 그것은 눈이다. 오로지 눈으로 인지하여 그 느낌으로 유추하여 보는 매체가 곧 사진인 것이다.
김숭환 작
미국의 유명한 소설가이자, 사진 평론가인 수전 손택은 사진은 허상이다 라고 규정하였다.그녀는 사진을 통해서 우리가 알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것은 송곳 끝같은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녀는 그러한 자신의 생각을 동굴 속의 인형극이란 도면을 통하여 이해시키려고 했다.
동굴 속의 인형극이란 동굴 속에 한 사람이 동굴 입구를 향하여 묶여 있는데, 이 사람은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이렇게 그 자리에만 있는 것이다. 그의 눈앞인 동굴 입구엔 하얀 막이 쳐 있는데, 그 막 위엔 인형극이 펼쳐지곤 했다. 그 인형들은 세상의 갖가지 형상을 가지고 있다. 나무와 동물, 그리고 기타 등등
그 사람은 그 인형들의 그림자가 막에 비추는걸 보고, 그것이 이 세상의 다이며, 자신은 앉아서 세상의 모든 것들을 다 보고 다 알고 있다는 착각 속에 평생을 산다.
그러나 그것은 그 사람의 생각일 뿐, 그가 평생 본 것은 그림자에 불과 한 것이었다. 그 그림자는 인형의 것이고, 더구나 그 인형이란 것이 동굴밖에 존재하는 실체들의 모조품에 불과한데도 말이다.수잔 손탁은 사진을 이렇게 정의 한 것이다. 허상의 허상의 허상이 곧 사진이다.
박노숙 작
그녀가 사진을 이렇게 엄청나게 표현했지만 우리들은 그 허상 속에서 온갖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인화지라고 하는 종이위에 비춰진 허상을 통하여 우리는 오감이 갖는 그 모든 것들을 유추하여 느낌으로 알 수 있다. 물론, 만져서 알 수 있는 그런 감, 즉, 그 어떤 것이 따뜻하거나, 보드랍거나, 혹은 향긋하거나, 혀끝에 맵싸하게 맛으로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그럼에도 우리는 보는 것만으로 무게를 느끼고, 온도를 느끼고, 질감을 느끼고, 원근감이나 입체감을 느낀다.
물론, 수전 손택이 말한 것은 이러한 사진의 시각적인 요소를 말한 것은 아니다. 그녀는 사진이 갖는 내용상의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사진의 시각적인 면을 중시하는 필자로서는 사진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이 사진의 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그래서 필자는 사진 속에 표현되어 있는 것들이 시각을 통하여 느낌으로 오감을 자극할 수 있다고 믿는다. 물론, 그것은 동굴 속의 그것과 같은 허상에 불과 해서 눈을 감는 순간 사라져 버리고 마는 것이지만 말이다.
동양화에선 먹의 농담(濃淡)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 하는 걸로 알고 있다. 그 진한 것과 엷은 것이 화면위에 오묘하게 배치되었을 때 우리는 그곳에서 온갖 감정의 기복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매우 미묘하여 곧 바로 인간의 감정과 연결된다고 믿는다.
사진에선 붓으로 먹이나 물감을 찍어 곧바로 표현 해 내는 그림보다는 농담을 표현하기가 훨씬 어려울 것이다. 그렇더라도 그 농담은 사진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된다고 믿는다. 그것은 사람의 감정을 미묘하게 움직여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필자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진작가들도 마찬가지였다는 것을 여러 가지 사실에서 읽어 낼 수 가 있다. 저 유명한 안젤 아담스의 Zone system을 비롯한 수많은 이론들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존 시스템은 카메라의 화각 안으로 들어오는 모든 사물들의 명암을 10단계로 나누고, 그 단계를 근거로 사물을 파악하고, 그 사물들이 갖는 미묘한 농담들을 화면 안에 가장 재치 있게 구성을 함으로써 한 장의 사진이 갖는 시각적인 효과를 극대화 시켜 사진이 갖는 예술적 가치를 높이고자 한 것이 이 이론들의 목적일 것이다.
이러한 이론들이 성립 될 수 있는 것은 각각의 사물들이 가진 명암의 차이가 사진을 표현하는데 사용되는 수많은 요인들에 의하여 조절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해 지는 것이다.
예컨데, 필름의 종류에 따라서 동일한 조건의 명암이 서로 다른 형태로 표현 될 수 있으며, 같은 필름과 같은 조건 아래에서도 렌즈종류나 렌즈 앞에 필터를 사용함으로서 명암의 차이를 또한 조절할 수 있다.물론, 필름에 빛을 많이 주거나 적게 줌으로써도 조절되며, 동일한 조건으로 촬영된 필름을 현상할 때의 시간이나 약품의 온도나 약품의 성분에 따라 많은 명암의 변화가 일어난다.또한 인화지의 종류나 인화 시에 확대기의 렌즈 앞에 대는 필터나 역시 인화지의 약품 처리 조건에 따라 또 많은 변화를 가질 수 있다.
특히, 요즈음 같이 디지털 처리를 하려고 치면 포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