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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기 김명옥 박주하 배윤주 이영훈 Shelled Language, 기획 김영태
전시기간: 2016 10.17(월)~23(일)
전시장소: GALLERY L0V (대구봉산동)
별도의 초대일시 없음
이미지가 스스로 존재하는 지점
기획: 김영태 / 사진문화비평, 현대사진포럼대표
우리는 현재 현란하고 스펙터클한 이미지가 넘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래서 웬만한 이미지에는 큰 감흥을 못 받는다. 경우에 따라서는 미술관이나 화랑에서 마주하는 이미지보다는 일상 여기저기에 흩어져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다양한 시각적인 요소들이 좀 더 압도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예술작품을 비롯한 이미지들이 어떠한 상태에 놓여 있을 때 우리의 지각에 자극을 줄까? 이번전시는 이러한 의문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에서 출발했다.
지난 100여 년 동안 시각예술은 작업의 표면과 내부가 모두 빠르게 변화했다. 보는 것에서 읽는 것으로 개념이 변모했고, 단순히 시각적으로 미적인 쾌락을 제공하는 것에서도 탈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화, 조각, 사진, 영상, 설치 등 동시대예술의 장場내에서 소통되고 있는 모든 예술은 작업의 표면에서 작동하는 시각적 요소를 배제 할 수 없다. 이처럼 이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도 자신의 미적인 주관 및 감각을 기반으로 보는 이의 정서를 현혹하는 결과물을 생산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또한 실제로 이번에 전시하는 작업들은 다분히 시각적으로 예민하고 사유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그러므로 전시를 관람하는 이들은 가장시각적인 매체 중에 하나인 사진이미지가 보는 이의 감각에 날선 미적인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체험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건기는 시간의 흔적이 드러나는 사물을 조형적으로 재현했다. 작품의 전체적인 밝은 톤과 작업의 표면에서 드러나는 묘한 흔적이 어우러져서 정서적인 결과물이 되었다.
일반적으로 정물사진의 매력은 감각적이고 정서적인 분위기가 보는 이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에 있다. 작가의 작업도 이러한 미학적인 성과를 수확했다. 또한 작가의 정서를 보는 이들이 짐작케 한다. 그와 더불어서 이미지 스스로가 작동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김명옥은 특정한 사물과 공간을 낯설게 해체하고 재구성했다. 매우 정교하면서도 감각적으로 대상을 다루었는데, 한편으로는 자유로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성적인 사고로 인하여 감추어져 있는 무의식이 작용하며 작가의 내밀한 정서를 드러냈다. 그 결과 엄격한 조형감각과 감성적인 내면이 공존하는 결과물이 생산되었다. 이미지 자체가 작용하여 작가의 정체성을 느끼게 하는 표상表象이다.
박주하는 영화적인 혹은 연극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공간을 자유로운 시선으로 재현했다. 밝음과 어두움, 공간 자체의 독특한 컬러, 질감 등이 효과적으로 어우러져서 서사구조가 형성된 공간으로 변주되었다. 사진은 기본적으로 작가의 정서가 작용하여 현실을 재현한 결과물이다. 그러므로 최종결과물에서 작가의 미적인 주관과 세계관을 파악 할 수 있는데 이번에 작가가 보여주는 작업도 작가의 내밀한 사유세계를 드러낸다.
배윤주는 일상 혹은 현실을 초월한 것 같은 결과물을 생산했다. 작가는 현실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고자 하는 의지를 품고 있다. 작가의 작업은 그러한 의식의 현현顯顯이다. 또한 카메라메커니즘의 기계적인 특성과 표현대상 그리고 작가의 사유가 화학적으로 융합된 결과물이다. 배윤주는 자신의 사유세계를 바탕으로 직관적으로 작업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육화肉化되어 자연스럽게 시각화되고 있다. 보는 이들을 작가의 의식에 동화同化되게 하는 결과물이다.
이영훈은 섬세한 색채감각과 체화된 조형감각을 드러내는 결과물을 생산했다. 세월의 흔적이 드러나는 대상에 주목하는데 그러한 대상을 자신의 미감을 기반으로 재구성해서 독특한 조형언어를 보여준다.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지각으로는 해석 할 수 없는 층위에서 존재하는 이미지이다. 또한 거친 대상의 표면, 독특한 컬러, 작가의 미적인 주관 등이 효과적으로 어우러져서 상호의미 작용한 결과물이다.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는 알레고리적인 언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