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7월 국회에서 통과된 미디어 관련 법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12월에 종편(綜編,종합편성채널) 방송 사업자를 선정 발표했다. JTBC(중앙), CSTV(조선), 채널A(동아), 매일경제TV(매경)와 보도채널인 연합통신이 선정이 됐고 종편을 신청한 HUB 한경과 태광은 탈락을 하고 보도전문 채널을 신청했던 머니투데이, 서울신문, 기독교방송, 헤럴드미디어, CBS, 머니투데이는 탈락했다. 진보성향의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거액의 자본금이 없어서인지, 사업성이 없어서인지 종편 신청을 하지 않았다. 신문사와 대기업은 종편 지분을 30%까지, IPTV는 49%까지 소유할 수 있다.
영상을 송출하는 것이 TV 방송이고 소리로 송출하는 것이 라디오 방송이다. 방송 신호를 전파로 송출하는 것이 공중파(지상파) 방송이고 케이블로 전송하는 것이 유선방송이며, 위성 안테나를 통해 전송하는 위성방송, 인터넷으로 전송하는 IPTV 방송 등으로 나뉜다. 또 같은 유선(케이블) 방송이라도 뉴스 보도를 비롯하여 드라마·교양·오락·스포츠 등 모든 장르를 편성하여 방송할 수 있는 종편방송에 비해 케이블 방송은 한가지 영역만(스포츠,연예,영화등) 방송을 할 수 있다.
공중파 방송(KBS, MBC, SBS, EBS등)과 종편 방송의 차이점은,
방송 영역은 비슷하나 종편은 케이블 TV(유선 텔레비젼)나 위성TV를 통해서만 송출하기 때문에 유선방송에 가입한 가구만 시청할 수 있고 방송 시간도 하루 24시간으로 19시간 방송하는 지상파와 차별이 된다. 종편은 중간광고도 허용되는 되는 차이점도 있다. 또 지상파는 국내 제작 프로그램이 60% 이상이어야 하나, 종편은 20% 이상으로 해외 프로그램을 송출할 수 있는 전국 권역 방송이다. 서울 권역 방송인 MBC, SBS는 지역마다 지역 방송사를 두고 지역 자체 프로그램을 30% 이상 내보내야 한다.
언론과 통신간의 영역 구분을 허물어 미디어 기업의 육성을 통한 다양한 컨텐츠 개발로 일자리 창출이라는 장점과 시청자의 채널 선택권이 다양해 진다는 장점도 있지만, 연예인과 작가의 수요 증가로 인건비와 제작비 증가로 컨텐츠 제작 업체의 수익성이 악화되어 경영상의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콘텐츠 제작에 연간 3000억원 정도를 투입하는 공중파 방송사와 경쟁을 할려면 종편 방송은 특정 시청자층과 장르에 맞는 차별화된 콘텐츠 제작과 전략을 추구해야 하는데 콘텐츠 제작비를 감당할 정도의 능력이 되는지 우려된다. 또 무료로 20여개의 채널을 볼 수 있게 하는 '코리아뷰'가 현실화되면 종편은 물론 종편이 자리잡을 케이블 방송과 같은 유료 방송에 가입자가 급감하는 등 큰 타격을 입으리라는 전망이 많다
연간 8조원 정도의 광고 시장도 판매율이 60% 정도에 불과한데 한정된 광고 시장을 놓고 기존 방송사 3개와 종편 4개사, 신문, 온라인, 인테넷 포털이 광고 수주를 위한 출혈 경쟁이 불가피하다. 추가로 1개 정도의 종편 사업자가 적정하다는 판단도 있는데, 광고 유치를 위한 치열한 시청률 경쟁으로 방송이 선정적, 폭력적인 저질 방송으로 흐를 수도 있어 시청자들의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
이런 치열한 경쟁상황에 수익성이 불투명한 점을 우려하여 종편 사업자들은 황금 채널인 15번 이내의 채널 배정, 중간광고 확대와 멀티채널서비스(MMS, 전자우편,팩스,음성메시지,동영상 전송 서비스 ) 도입, 수신료 배분 배려, 시청료 인상등을 촉구하고 있으며 종편과 경쟁관계에 있는 기존 언론사와 채널 사업자(PP,프로그램공급자)들은 종편 사업자에 대한 특혜 지원 요청에 대하여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신문 사업이 한계에 다다른 시점에 출범한 종편 방송은 우리나라의 전 가구의 80% 이상인 1500만 가입자가 케이블TV나 위성TV를 시청하고 있기 때문에 지상파에 맞먹는 영향력을 갖게 될 수 있으며, 이런 점에서 대기업과 신문재벌이라는 거대 자본의 언론시장 장악과 언론의 독과점 현상에 대한 우려를 낳는다. 종편 방송은 일정 기간마다 정부의 재허가를 받아야 하는 태생적 한계로 정부에 대한 비판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
한국보다 일찍 출범한 일본의 경우 요미우리등 5개의 유력 신문사가 광역 방송사의 경영권 지분 확보로 방송 시장에 진입하였으나 정부 정책 비판 기능이 저하되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거대 언론의 독과점으로 서민과 사회 약자의 목소리가 위축되고 친자본, 친권력 논리가 거세지고 방송의 비판 기능이 위축되고 권력과 자본에 순치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긴 해도 종편 사업자의 주주 구성이 발표되자 광우병 파동 때 보수신문에 광고를 한 업체를 대상으로 불매운동을 벌였던 "언소주" 등의 단체에서는 종편 지분 참여 기업체의 상품 불매운동을 예고하고 있다.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가 내한테 욕할거라고 예단하고 아이가 태어나면 혼내겠다는 발상도 우습다. 종편 방송이 개국하고 편파 방송이나 왜곡 방송을 하면 그때 방송 불시청 운동을 벌여야지, 방송국 지분 참여업체의 상품 불매 운동을 한다는 것은 또 무슨 논리인지 궁금하다. 미워하는 업체 주식 가졌다고 주식을 사서 자금을 운용하는 은행 상품 불매 운동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보수 신문이 아닌 진보 신문이 종편에 선정되었어도 불매운동을 벌일까? 진보단체라는 이름만 걸면, 모든 국민으로부터 정의를 수임 받고, 모든 행위가 면제부를 받는걸까? 불매운동의 위력으로 보수신문 광고를 빼앗아 진보 신문에 넘겼을 때, 사회 정의를 입에 달고 사는 진보신문이 덥석 받는 것은 무슨 정의인지, 눈꼽 만큼의 자존심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