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회 사진비평상 수상작 전시회가
충무로 갤러리 이룸 (02-2263-0405)에서 2011.02.11 - 2011.02.24 열리고 있다.
이 전시에 작품상 수상자가로 권도연, 김진희, 박정훈, 이지영, 전민혁씨가 참여 하였다.
지난 1999년에 제정된 이래 해를 거듭하면서 한국 최고의 권위 있는 신인 등용문으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사진비평상 제12회 공모전의 작품상 부문에서 권도연, 김진희, 박정훈, 이지영, 전민혁(이상 가나다 순) 등 모두 다섯 명의 입상자가 선정되었다.
역대 사진비평상 수상자들은 국내외에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09년 12월에는 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분관에서 김옥선, 윤정미, 방병상, 이혁준, 구성수, 권오상, 지성배, 신은경, 백승우, 이명호, 박승훈 등 제1회에서부터 10회까지의 사진비평상 수상자들이 참가한 『사진비평상 10년의 궤적 – 시간을 읽다』 전이 열렸으며, 이어서 사진비평상 수상자를 중심으로 한 20명의 젊은 사진가로 구성된 ‘한국현대사진의 단면’ 전을 2010년 7월부터 9월까지 두 달간 대만의 국립미술관에서 초대 개최된 바 있다.
사진비평상은 외부로부터 스폰서 지원을 받지 않고 운영되고 있으며, 다른 상과는 달리 상금이 없다. 그럼에도 해마다 수준 높은 많은 작품들이 국내는 물론 해외로부터 응모되는 것은 이 상의 권위에 대한 높은 신뢰와 기대를 반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심사는 김인숙(재독 사진가), 박평종(사진평론가), 김승곤(사진평론가, 순천대 교수) 등 세 사람이 맡았다. 시상식과 수상작품 전시는 2011년 2월 11일부터 24일까지 2주 동안 충무로 이룸갤러리에서 개최된다.
권도연 「애송이의 여행」
사람과의만남이대개그러하듯이 어떤풍경이나장면혹은어떤책과의만남에는여러가지인상적여진들이남게된다 그만남이처음부터잊지못할강렬한인상을남기는경우도있고 그것이분명한인상을주었지만일상의분주함에묻혀사라져버린경우도있고 그저없는듯있어왔으나마음속에깊이머물러있다가어떤계기에의해되살아나지워지지않는심상이되는경우도있다
그틈에서우리는지워지기쉬운위태로운 그러나아직은완전히떠나지않았을삶의의미를구한다
우리가매일처럼만나는어떤이의모습이나거리의풍경그리고책속의구절들 그것은 어떤경로를거쳐우리에게다가오고어떤인상을남기면서지워지거나혹은남게되는것일까 그것은일상의분주가운데 어떻게작용하면서매일의삶을질서지우며머물러있는가
본다는것 느낀다는것 그리고생각한다는것은서로어떻게관계하면서우리의생활에소용이되고있는가 나는어떤것을보고느낌으로써내삶의양식에정돈된질서를만들며또한그화음을듣는가 일상의풍경과소리그리고책의어떤구절을읽을때매일의일상적소음과경황속의나와다를수있는것일까
우리의일상속에서환기되는인간의감정과기억이어떻게작동하는지 그이유와과정에대한내부로의탐험을한줌의종이비행기가한정된공간을여행을하며의미를찾아간다
한양대학교 독어독문학과 졸업(2006)
상명대학교 예술대학원 순수사진전공 수료(2009)
상명대학교 미래예술연구소 연구원(2007-2009)
개인전
‘into your folder’(2008)
‘시간의 부드러운 틈’(2009)
단체전
‘SEOUL PHOTO’(2009)
‘하이 서울 아트 페어/대구아트페어 미디어 특별전-동방의 요괴들’(2010)
김진희 「whisper(ing)」
유난히 긴 꿈을 꾼 것 같다. 아직 새벽인가 보다. 잠들어 있는 그의 잠을 깨울까봐 조심스럽게 침대에서 내려왔다. 거울 앞에 섰더니 낯선 나의 알몸이 보인다. 아.. 어쩐지 발이 따듯하다 했더니 양말을 신고 있었구나.. 고무줄이 살짝 늘어난 촌스러운 양말이 너무 부끄러워 괜히 자고 있는 그의 얼굴을 곁눈질로 바라보곤 얼른 양말을 벗어 버렸다. 커피가 마시고 싶어져 부엌으로 와 생각에 잠긴다. 유학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외국으로 나가기 전 한번은 한국 남자와 자야겠다는 유치한 생각으로 그에게 몸을 허락한 것이 잘 한 일인지 모르겠다. 근데 섹스란 것이 대단한 건 아니구나.. 정신이 없어 뭘 어떻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근데 내가 양말을 신고 있는걸 그가 알고 있었을까? 촌스러운 양말을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지 상상도 하기 싫다.
“�거기서 뭐해? 춥다. 이리와.”�
졸린 눈을 비비는 그에게 다가가며 벗어둔 양말을 재빨리 구석으로 밀어 넣고 말한다.
“�커피 같이 마실까?”�
이 작업은 20대 미혼녀들의 성에 대한 이야기다. 내가 사는 사회에는 섹스에 대한 불편한 마음이 욕망과 함께 뒤섞여 있다. 하지만 누구나 20대의 여자가 섹스를 한다는 걸 알고, 개인적인 공간에서는 그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곤 한다. 눈 앞에 드러나지 않고 수면 아래에 존재하는 이야기가 있는 것이다. 그런 이야기들에 호기심이 생겼고 내가 느끼는 섹스에 대한 묘한 감정들을 다른 여자들의 이야기와 더불어 표현하고 싶었다.
그녀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누구나 인상 깊었던 섹스의 기억이 있다. 그것들은 누군가 들춰내지 않으면, 혹은 들춰내려 해도 잘 드러나지 않는 이야기들이다. 구체적인 상황이나, 추상적인 색깔, 물건과 관련된 기억, 신체적 콤플렉스나 헤어진 연인을 향한 그리움, 섹스에 대한 환상…� 그녀들이 느끼고 기억하는 것들은 가끔은 소소하고 때론 언어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하고 미묘하다. 나는 사진이 이야기와 정보들을 담고 있는 동시에 누군가에게 풍크튬을 이끌어내는 매체라는 점에 주목한다. 그녀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것들을 나의 시선으로 재구성하여 사진에 담았다. 불편했던 그녀들의 이야기가 사진으로 재현 되었을 때 사람들이 무엇을 느끼고 어떤 개인적인 이야기를 떠올릴지 궁금하다.
중앙대학교사진학과 졸업(2006)
중앙대학교대학원 입학(2008)
개인전
‘in whispers’(2007)
‘tempering’(2007)
단체전
2009 울산 국제사진교류전(2009)
‘학원의 빛- 오늘날의 동화’(2008, 중국)
박정훈 「inside ceremony」
결혼식은 세상의 지인들에게 자신들이 결혼했음을 증거 하기 위한 일종의 전시행위이다. 그리고 그 증거는 사진으로 봉인된다. 행복하게 웃거나 저마다 성장을 하고 의연하게 격식을 갖춘 모습이 예식의‘기록’으로, 그들이 추억해야 할 그날의‘기념’으로, 사진 속에 담긴다. 그러나 사진 앵글 밖에서는 늘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식장 안으로 입장하기 전, 아름다움의 대명사인 신부의 표정은 피곤하고 심상하다. 테이블 밑에 쪼그리고 앉아 지폐를 세는 아가씨가 있는가 하면, 얼마를 부조할지 고민하며 지갑을 열어보고 있는 하객도 있다. 생생하고 구체적인 그 장면은 다소 희화적이다. 형식적 절차 뒷면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나고야 마는 씁쓸한 상황이다.
또한‘일생에 단 한번 뿐인 특별한 날’이라는 이유로, 결혼식에는 다양한 허구와 환상이 개입된다. 예식 공간의 벽면에는 천사와 요정이 날아다니고, 곳곳에 촛대와 조각품, 꽃과 조명들이 휘황하다. 일상의 눈으로 바라보던 어딘지 수상한 그 배경도, 결혼사진 속에서는 ‘특별한 보편’이 된다. 통념적으로 삶에서 가장 인상 깊고 행복해야 하는 순간임에도 마치 양지와 음지의 양극이‘결혼사진’프레임의 안과 밖에 공존하는 것 같다.
계원 디자인 예술대학 매체예술과 졸업(2004)
홍익대학교대학원 졸업예정(2011)
개인전
‘Inside ceremony'(2010)
단체전
'아시아프 기무사'(2009)
'Post Photo'(2008, 2009)
이지영 「DAZED; Stage of mind」
본 작업의 주된 모티브는 현재 나는 어떤 모습인가에 대한 물음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사회 속에서 주위 환경과의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개체로서, 한 개인으로서, 사회 구성원으로서 나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것이 본 작업의 주제가 된다. 따라서 작업은 결국 나를 되돌아보고 나를 이루는 것, 현재의 나의 상태, 현실적 삶 속에서 살아가는 나의 정황 등을 하나의 풍경으로 만들어 이를 대상화해 보는 일이다.
본 작업은 배경이 되는 세트와, 그 안에 상징적인 오브제를 설치하여 장면을 은유적으로 연출해 표현하고자 했다. 내가 일상에서 경험한 심리적 체험을 소재로 공간을 연출함으로써 그 안에 놓인 사물과 그것에 내포된 의미로 가치판단의 대상으로 삼지 않았던 나의 내면을 시각화 시켰다. 그 속에 주체인 나 스스로 사진 속 인물을 경험하면서 내면세계에 비춰진 나의 모습을 하나의 장면으로 완성하였다. 근본적으로 나의 작업은 나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서술화하고 연극화한 것이다.
꿈꾸는 모든 것을 이루기에 현실은 냉정하다. 사회 구조 속에 무기력한 나는 끊임없는 성장통을 겪으며 뒤늦은 사춘기를 맞은 것 같은 심정이다. 사회는 많은 역할과 책임을 부여하고 아직 나는 그것에 버거워하지만 이에 따른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 인생의 과정일 것이다. 본 작업에서 현재진행형의 무대에 서 있는 나의 모습을 반영하여 끊임없는 사회적 영향에 대해 지속적인 반응을 일으키며 성장하는 나의 존재를 스스로 일깨워나가고자 한다.
홍익대학교일반대학원 졸업(2009)
홍익대학교시각디자인과 졸업(2007)
개인전
'DAZED : Stage of Mind'(2009)
'BELT 2010 : DAZED; Stage of Mind'(2010)
단체전
파이낸셜뉴스 미술제_현대미술 110인 초대전(2010)
'세로토닌Ⅱ전_ 아름다운 세상을 부탁해'(2009)
'Between the wormhole'(2009)
'어울림_너른 고을에서의 아름다운 만남'(2009)
'동강국제사진제 젊은사진가전: 마술피리'(2009)
'Real and Unreal'(2009)
'Post Photo'(2007-2009)
전민혁 「당신이 당신을 볼 수 있는 한 가지 방법」
이 작업은 포트레이트 작업이다. 하지만 여느 포트레이트 작업들이 촬영자가 인물을 탐구하는 과정인 것과 달리 나의 작업은 인물이, 인물 그 자신을 탐구하는 작업임을 먼저 말하고 싶다.
가끔씩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가만히 보고 있을 때가 있다. 언제부터 생긴 습관인지는 모르겠지만, 단순히 얼굴에 뭐가 묻었는지 보는 것만은 아니다. 나 자신과 눈을 마주치며 천천히 얼굴을 훑다보면 왜지 모를 묘한 기분이 들며, 이런저런 나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거울이란 것이 단순히 빛을 반사시켜 그 반영을 보여주는 물건만은 아닌 것 같다. 그저 거울을 보는 것과, 거울을 통해 자기 자신을 마주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거울은 내면을 담아내는 그릇이다. 그 것을 볼 때 자신과 거울 속의 자신 사이엔 공간이 생겨난다. 그리고 그 공간 속에 자신의 내면이 담아지게 되는 것이다.
이 작업속의 모델들은 모두 카메라가 아닌, 거울에 비친 자기 자신의 얼굴을 보고 있는 중이다.
자기 자신을 보고 있는 모델의 모습을 정면에서 온전히 촬영하기 위해 하프미러 ( 한쪽에선 투명한 유리, 한쪽에선 거울의 역할을 하는 특수유리 ) 가 설치된 사방이 막힌 방 형태의 세트를 만들었다. 모델이 주변과 완전히 분리된 공간 속에서 거울 앞에 앉아, 거기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나는 그 반대쪽에서 촬영을 하는 것이다. 물론 모델에겐 보이지 않고 언제, 어느 각도에서 찍는지도 알 수가 없다.
내가 모델들에게 주문한 것은 ‘평소보다 조금만 더 진지하게 자신을 마주하라’는 것이었다. 약 10분 정도의 촬영시간 동안 그들의 눈빛이 평소에 내가 보던 눈빛과는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촬영이 끝난 후엔 모델들에게 거울을 보는 시간동안 들었던 생각이나 느낌을 자필로 적어 보도록 했고, 그 텍스트들은 모델이 자신의 얼굴을 통해 본 것에 대하여 좀 더 설명이 되어주었다.
개인적으로 매우 재미있는 작업 이었다. 그들은 자신을 보았고, 자신을 더듬었다. 모두 똑같은 거울 앞에 앉았지만, 모두 다른 무언가를 보았다. 그 서로 다름에 큰 재미를 느끼며, 그들의 시선과 이야기를 엿보는 관음증적 재미도 함께 즐겼다. 그리고 이 사진들을 통해 나뿐만 아니라 감상자 또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마지막으로 감상자에게 한마디 덧붙이고 싶다.
“이 작업은 당신이, 당신을 볼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에 대한 예시입니다.” 라고....
중앙대학교 사진학과 졸업(2010)
단체전
'아시아프2010'(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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