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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쟁이 할머니 ‘그림 이야기’가 시작 되었다.
욕쟁이 정의만 할머니가 말년에 화가(?)로 변신하여 작품전 까지 여신다네요. 오는 4월20일부터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죽엽산로 432-18 모산아트센터(010-3081-5315)에서 5월19일까지 이고 개막전은 20일 오후5시30분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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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이 가고 푸른 새싹이 돋아나고 있는 봄이 왔습니다.
2017년...따스한 봄날
화가로서의 어머니의 새로운 삶이 시작 되었습니다.
충남 광천에서 태어나셔서, 92세가 되신 지금, 멋진 화가로 변신하신
‘정 의만’ 할머니. 아들 ‘홍승표 작가’의 작업을 항상 곁에서 지켜보고 계셨던 어머니가 누우셔서 벽에 낙서를 시작하신 2015년 9월부터 2017년 현재까지의 습작과 작품들을 모아 금번 겔러리 ‘모산아트센타’에서의 전시는 어머니의 「모정(母情)· 애(愛)」 라는 주제로 산, 초상화, 황소, 말, 거북이, 새, 숲과 나무, 모자상등.. 시리즈별로 120여점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미술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었던 적도 없었고 공부를 한 적도 없었지만, 제가 본 어머니의 작품은 의외로 독창적이고 독특했으며, 미술에 있어서의 형식과 조형세계에 있어서 어머니 자신만의 미술세계는 활짝 열려있었습니다. 그래서 작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순수하고, 맑은 동화책 한 권을 읽은 것 같은 착각이 듭니다. 내가 미술을 접하면서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표현주의자 천재화가인 에곤 쉴레(Egon Schiele,1890.6.12 -1918.10.31)를 만났을 때보다 더 나에게 감동을 준 어머니의 작품에 경의를 표합니다.
색채이미지는 어머니의 감성적인 세계를 나타낸다.
이러한 이미지들의 상충된 조화는 생동감마저 준다.
어머니 작품의 특징은 구상적 이미지가 마치 추상화된 이미지가 되어 대담성을 잃지 않고 표현되고 있고, 그 대담한 이미지들은 과거와 현실에서의 이상적 세계이며,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여과 시키거나, 드러내지도 않은 현실세계를 만들어 내고 계십니다. 이렇듯 진솔한 삶의 기쁨과 슬픔들이 엉키고 섞여 아주 농 녹은 경쾌한 선묘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순백의 배경엔 공허함이 보이면서도 꽉 찬 스토리가 있는 것 같은 이중적인 사고가 공존해 보입니다.
이러한 점은 본인의 주관을 굽히지 않은 어머니의 강한 성향의 심성을 엿볼 수 있고, 한편으론 항상 가족을 위해 낮은 자리에서 엎드려 기도하시는 겸손한 성품의 어머니가 보입니다. 어머니 작품의 예술적인 자유로운 표현은 작품의 화려함 보다는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휴머니티를 보여주며, 부시각적인 선의 회화는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고, 보는 이로 하여금 현실뒤편의 환상 속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여태 나를 잊고 사셨던 어머니께서 존재의 흔적을 그린다. 그리움을 그린다....
작가는 자신의 관념으로 가족을 ,황소를, 사람, 말, 거북이, 숲과 나무, 꽃,
새, 사람이나 말에는 턱이나 입술에 남성의 성기나 여성의 젖가슴을 하나뿐만이 아닌 세 개를 표현해 놓는다. 작가의 관념에 의해 재구성된 작가의 프리즘을 통해 본 작품은 세월의 흔적도 무색하게 만듭니다. 편안한 획놀림과 온화한 색감들조차 삶의 흔적들을 들었다 내렸다 내 마음을 옹조리게 합니다.
어머니의 드로잉은 일상적 감각의 표현으로 독창적인 어머니의 무구한 열정과
진지함이 새록새록 배어있습니다.
그래서 「상생과 새로운 창작」이라는 타이틀은 다음 전시로 미루고자 합니다.
생명과 인연의 관계 속에서 한 번의 흔들림은 생성과 또 다른 자연이 탄생된다고 생각되어 집니다, 신이 다시 한 번 어머니께 기회를 주셨다면 ‘생성’이요.
주신다면 어머니와 아들의 ‘상생’의 열정이 빛나지 않으랴 !...
어머니와 나는 ‘상생’하고 있다.
몇 년간 나의 작업은 한지의 맛을 살리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나무의 섬유질을 이용한 한지의 유연성이 흙의 질감과 더불어 물(水), 열(火)과 연계된 작업을 하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순환되는 자연의 생명성을 찾고 있었 던 것이었습니다.
본인이 근래 몇 년간 작업 활동을 하면서 예술의 본질에 대해 알고자 깊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의구심을 갖고 깊은 슬럼프에 빠졌었는데 요즘엔 어머니를 바라보면서 새로운 창작열의를 불태우고 싶다는 각오가 생겼습니다. 나의 새로운 작품도 예술적으로 재탄생되기를 바라며,...
원(願)이 있다면 오래도록 나의 열정에 쉼 없이 어머니로 부터 내려 받은 모태적인 예술세계와 나의 예술세계가 이어져 새로운 ‘상생’의 변화가 오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2017년 봄. 햇빛이 들이치는......서북 서실에서
아들 홍 승표.
언제나 따듯한 어머니의 젖가슴 .....
척박한 세상에서 믿을 거라곤 말이 없는 자연과 어머니의 숨소리뿐... 자연의 신이 자연에게 주는 시원한 비 줄기와 태양의 빛처럼 어머니의 가슴은 나에겐 항상 숭고의 대상이었다. 어머니의 손만 닿으면 만물이 이루어 내지는 순간순간을 보며 자랐고 우리 가족의 생계를 책임 지셨기에 본인 입에 들어가는 모든 것을 우리에게 양보 하셨음에도, 그 순간에도 어머니는 막내자식의 젖 물림에 신경 쓰셨나 보다. 아흔이 넘으신 어머니의 마음속엔 아직도 힘들었던 시절 젖이 안 나와 고생했던 기억이 나셨나 보다. 얼마나 애가 타셨을까! ...나는 철도 없이 어머니의 젖을 빨고, 또 빨고..하도 문대서 내 코도 빨개지고, 어머니 젖도 빨갛다. 그 시절 젖 물림으로 고생하는 막내인 나를 지금까지도 애처롭게 생각하시나 보다.
어머니는 내가 눈에 넣어도 코에 넣어도 안 아프시댄다. 어머니의 반쪽인 나..
힘든 일을 하실 때도 내가 햇빛에 그을를까 자나 깨나 등에 업고 계셨던 어머니...
경기도 가평군 화악산 산자락 논, 밭에서 4살 백이 나를 업고 일하실 때가 생각
나셨나 보다. 오른쪽으로만 너무 빨아서 늘어진 빨간 젖.... 그래서 왼쪽으로만 젖을
물리려 하신 어머니의 젖은 노란색으로 칠해 놓으셨다. 내가 작업을 할 때 어머니는
내 곁에 계신다. 어느 날 부터인가 어머니는 누워계신 벽을 바라보시면서 기억나시는 걸
그리고 계셨다. 한 많았던 세월의 울음도 아닌 보상도 아닌 어머니의 순수한 동심의 마음을 표현 하고 계셨던 것이다. 어머니의 습작은 그날로부터 시작되었다.
하루하루가 지나면서 나는 어머니의 그림에 마음을 빼앗기기 시작했다.
와! 저건 현대미술의 대가 에곤쉴레가 환생했나 보다. 거침없이 그리시는 어머니의 기법과 놀라운 화술은 자칭 화가라고 불리 우는 내 자신도 부끄럽게 만드셨다.
주사는 너무 무서워요! 2017/ 2/14 욕쟁이 할머니.
2008년 1월 중순경 영하의 온도와 함께 눈빨이 휘몰아치는 날 어머니는 경희대 병원에서 퇴원하셨다. 3개월의 중환자실에서의 긴 병마와의 싸움과 3개월의 병실에서의 싸움은 내가 보아도 인간승리셨다. 그래도 어머니는 잘 이겨내셨고 막내인 나는 하루도 빠지지 않는 문병으로 어머니의 고통을 덜어 드렸다. “우리아들 왔나!”를 외치시며 손박자를 치시는 어머니의 모습은 내 마음을 아련하게 했다. 나는 “어머니 빨리 퇴원 하셔야죠.” 라는 말만 되뇌었다. 어머니가 퇴원 하시는 그날부터 어머니는 나와함께 병과의 투쟁 아니 전쟁이 시작 되었다. 내리지 않는 혈당수치는 일반인의 음식 조절 갖고는 맞춰질 수가 없기에 그날부터 난 어머니의 전문 쉐프가 되어있었다. 현미를 섞은 잡곡과 전복을 갈아 영양 100점인 죽을 만들어 드리는데 힘썼다. 그 시기에 힐링스 병원 원장님과의 인연을 맺어 어머니에게 한 달에 한번 영양주사를 놔드리게 되었다. 막내아들이 혹여 걱정할까! 말씀을 안 하셨지만 주사 맞기가 그동안 힘드셨나보다.
공포의 대상은 오늘 작품의 제목과 같이 ‘주사는 너무 무서워요!’다. 그동안 많은 양의 주사기를 참아내신 어머니의 궁둥이엔 주사로 인한 주먹만 한 돌같이 단단한 몽
우리가 있다. 간호사가 혈관을 찾기 힘들다고 말한다..
옆에서 보고 있는 나도 힘들다. 그래도 어머니가 그리신 작품에서 희망이 보인다.
좌측 첫 번째, 순서대로 그리신 분은 원장님, 부원장님, 간호사, 어머니.
간호사는 말한다. “원장님, 혈관 찾기가 힘드네요! 헐!헐!
어머니가 참기 힘들어서 눈물을 흘리고 계신다. 굳어버린 어머니의 얼굴은
백지장이 되셨다. 시간아 빨리 흘러라.... 하늘엔 무심한 해바라기만 웃고 있다.
마치 어머니의 마음을 알고 있는 듯, 모르는 듯 ........
구름처럼 둥둥... 떠있는 해바라기가 마치 어머니의 예쁜 마음 같다.
주사는 아파요!.... 2017/ 2/13 욕쟁이 할머니.
어머니 조금만 참으셔요!...
모자 쓰고 계신 분들은 높으신 분, 의사 선생님 들 이시다.
급성폐렴으로 병원에 입원하셨던 기억이 나셨나 보다.
퇴원하는 날까지 링겔을 꽂고, 화장실도 못가시고, 2시간 마다 호흡기를
하시고 폐를 청소해 주셨는데 힘드셨나 보다. 그런데 어머니가 두분이시다.
힘들었던 일들이 어머니의 가상공간에서는 고통을 분담하셨나보다.
나도 어머니 곁에 두셨다. “감사합니다. 어머니.”........
힐링스 가족.... 2017/ 2/12 욕쟁이 할머니.
어머니의 작품 속에서 은은한 꽃향기가 난다.
내가 초등학교 다니는 어느날...장독대를 닦고 계셨던 어머니의 저고리에는
예쁜 꽃무늬의 수가 놓여져 있었다. 꽃잎 하나하나에 오색 수를 놓은 저고리를 입고계신 어머니의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우셨다. 작품“힐링스 가족”의 머리위에 하나씩 얹어 놓으신 그 꽃들 속에서 어머니의 저고리가 생각났다.
보고 또 보아도 작품이 순수하다. 마치 나도 동화속의 주인공이 된 것 같다.
이 세상 어느 누가 본인의 마음을 캔버스 안에 담아 놓으면서 비율과
조화를 이렇게 표현할 수 있으랴! 왼쪽부터 모자 쓰신 두 분은 원장님과
부원장님 가운데는 간호사님 네 번째는 누워계신 어머니....
작품속 힐링스 가족은 어머니가 아프실때 늘 우리 가족과 함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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