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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수 초대전 ‘마음 속의 고요’

장은선갤러리
등록날짜 [ 2017년06월02일 12시29분 ]

김선수 초대전 마음 속의 고요장은선갤러리

 

201767() - 613()

장은선갤러리 (서울 종로구 인사동 1023-8)

www.galleryjang.com (02-730-3533)

 

홍대 출신의 중견서양화가 김선수 선생은 마치 사진처럼 보이는 흑백의 자연풍경을 오일 페인팅으로 캔버스에 담아낸다. 햇살이 포근하게 스며드는 자연의 아침얼굴과 달빛에 의존하여 감상하는 밤의 풍광을 묘사하는 작가의 회화는 현실 앞에 펼쳐진 자연풍경 같기도 하며 이상적인 풍광 같은 몽환적 분위기를 함께 품고 있다. 풀과 꽃, 산림과 강기슭 등을 화폭으로 옮겨 생생한 자연향기를 전달하는 그림의 영감 원천은 김선수 선생의 성장배경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시골에서 성장한 작가는 유년기부터 두 눈을 통해 머리와 마음속에 고향 풍경에 대한 영상을 차곡차곡 담아왔고 몸으로 기억하는 고향 경치에 대한 심상을 세밀한 묘사를 통해 표현한다.

인간의 손길이 닿아 가지런하게 정돈된 화단이나 정원보다 자연 그대로 잡초들과 어울려 일면 무질서하게 자란 수풀을 보면 그 감정이 더욱 진하게 전해오는데 그것은 아마도 인위적이고 직선적인 도시풍경에 대한 거부감에다 어린 시절부터 보고 즐기던 익숙한 풍경의 그리움을 더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라며 작가는 꾸준하게 지리산 주변 향토에서 마주할 수 있는 영롱한 분위기의 동틀 무렵과 밤의 풀숲, 강가풍경을 유화를 활용하여 담백한 태도로 그린다.

화려한 자연의 색을 그대로 옮겨 담은 유채색 작업과 흑백 모노톤의 변주로만 완성한 무채색 작업으로 구분되는 작업들은 마음속의 고요시리즈로 연결되고, 작가의 포근하고 섬세한 붓 터치로 전달하는 전라도의 수려한 자연경치 회화작품들은 감상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마음의 안식처와 정서적 쉼터를 선물한다.

 

여름에 볼 수 있는 자연의 정취와 더불어 풀벌레 소리, 바람소리가 느껴지는 김선수 선생의 신작 20여점을 장은선갤러리에서 전시한다.

 

김선수 선생은 홍익대 미술대학 서양화과와 동 대학원 졸업. 서울, 대전, 부산 그리고 중국 북경 등에서 개인전 19회 및 네팔 영혼의 바람전’, 북경 한국현대미술전등 국내외 단체전에 100여회 참가하며 왕성한 작가활동을 하고 있다.






***

작가노트

예나 지금이나 고향 곡성의 풍광은 남도의 여느 지역과 별반 다르지 않다. 지리산 자락이라고는 하나 섬진강을 끼고 자라 등처럼 나지막하고 올망졸망한 산들이 그리 넓지 않은 평지를 둘러싸고 있는 형국에 실개천이 휘돌아나가고 논과 밭이 아기자기하게 이어져있는 그런 평범한 농촌풍경이었다.

유년시절부터 눈에 익어 각인된 곡성은 우리네 농촌마을 어느 곳에나 존재하고 누구나의 마음속에 담고 있을법한 풍경이었다. 그것은 우리주변 어디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평범하고도 무심한 풍경으로 아지랑이 현기증 나는 봄날 언덕에 앉아 바라보던 아련한 파스텔 색 들판과 강렬한 태양아래 매미소리 자지러지는 한여름 개울가 물소리와 들풀들의 한가로움이 그렇고 찌를 듯 예리한 가을 햇살에 깊고 어두운 그림자와 대비되는 반짝이는 풀잎들과 겨울하늘을 배경으로 잎을 모두 내려놓은 섬세한 나뭇가지의 구성이 그러하며 포근한 안개에 쌓인 부드러운 들녘을 깨우는 아침햇살과 한낮에 강렬한 햇살아래 은빛으로 일렁이며 반짝이는 실개천이 그러하고 수줍은 듯 소담하게 피어있는 작은 들꽃들과 저녁나절 정갈하게 떠있는 달, 어둠에 스며가는 무심한 풍경들이 그러하였다.

유년시절 등하교길이나 어른들이 논밭으로 나가 홀로 있는 시간이면 혼자만이 즐길 수 있는 나만의 독특한 놀이가 있었다. 그것은 풍경을 바라보며 노는 일이었는데 특별할 것이 없어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는 그런 평범함 풍경을 한참동안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느 순간 사방은 고요해져 바람소리만 들리고 시선은 초점 맞춘 카메라처럼 눈앞 풍경에 고정된다. 흐린 먼 산을 배경으로 또렷해진 풀잎이나 들꽃들이 부드러운 바람과 하나 되어 하늘거리다 어느 순간 규칙적으로 흔들리며 운율을 띠고 마침내 바람이 보이는 듯 기묘한 기분이 든다. 바람에 몸을 맡겨 부드럽게 하늘대는 그 모습에 눈을 맡기다보면 풍경과 하나 된 듯 몸과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한가로워져 마치 구름에 떠있는 듯 편안해진다.

그 시절 혼자서 즐기던 그 느낌은 무어라 설명할 길이 없었다. 고등학교에서 명상이란 단어를 듣고서야 해갈 되었고 안성맞춤은 아니지만 지금도 그 단어가 품고 있는 의미에는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다.

중년의 나이에 서울하늘을 지붕삼아 살고 있는 이즈음에도 그러한 풍경은 마음속에 오롯이 남아 작은 풀과 나무들이 자연스레 어울려있는 풍경에 눈을 맞추다보면 복잡했던 생각들이 여름날 구름 걷히듯 흩어지고 들끓던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곤 한다. 인간의 손길이 닿아 가지런하게 정돈된 화단이나 정원보다 자연 그대로 잡초들과 어울려 일면 무질서하게 자란 수풀을 보면 그 감정이 더욱 진하게 전해오는데 그것은 아마도 인위적이고 직선적인 도시풍경에 대한 거부감에다 어린 시절부터 보고 즐기던 익숙한 풍경의 그리움을 더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이러한 기억들은 화가의 길을 걷고 있는 나에게 중요한 소재가 되고 있음은 물론이고 어찌 보면 진부해 보이는 풍경화와 흑백풍경을 천착하여 그리는 이유 또한 그 결과에서 찾을 수 있거니와 일면 나를 찾는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시절 고향마을의 색과 풍경에서 느끼던 자연스러움과 편안함이 점차 마음속 깊은 곳으로 자리하고 퇴색되어 화석화되어가는 이즈음에는 색을 최대한 배재하여 흑백으로 풍경을 그리고 있다. 동양의 그림에서처럼 높은 정신성을 추구한다는 거창한 의미라든가 흰색과 검은색은 모든 색에 의존하고 있다는 광학이론까지는 아닐지라도 흑과 백만으로도 이미지를 표현하고 인지하기에 충분하고, 한편으로는 화려한 색에 무방비로 노출된 현실이 버겁고 산만하여 거부감이 드는 이유이기도하다, 또한 현대를 살아가는 구성원들 각각의 색채는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만을 신봉하여 세상을 흑백으로 분류하려는 사람들에게 온갖 종류의 나무들과 풀들이 자신들의 고유한 색을 간직하면서도 공존하며 자연스레 살아가는 자연을 돌아보고 흑백도 이렇게 조화롭고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연유이기도하다.

흑백은 단순하지만 명쾌하고 우아하다. 색은 표면적이고 직접적이지만 흑백은 내면적이고 사유적이다. 깊은 심연이나 우주의 그것처럼 말이다.

최근에 어린 시절부터 익숙하던 풍경의 흔적을 흑백으로 그리는 이유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감성이 아닌 진실과 천성에 가깝고자 하는 것이고 조금 과장하면 임제선사가 말씀하신 隨處作主 立處皆眞(수처작주 입처개진)이 아닐까싶다.

흑백사진을 보면 그 시절이 늘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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