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완수 내 마음의 풍경
평론글
‘사진가의 꿈’을 향해 한발을 내딛는 그녀, 한완수
한완수 씨의 사진에 대한 평과 감상을 적으려고 이 글을 써내려 가지만 우선 ‘그녀가 많이 부럽습니다’
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지난 10년 동안 사진관련 잡지를 만들어오면서 내가 담고 싶었던 이야기로 전시회를 할 생각은 전혀 꿈도
꾸지 못했었고 약간의 노력도 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사진들을 가지고 개인전을 연다는 것은 사진을 좋아하는 한 사람의 입장으로 상당히 부러운 일이다.
더군다나 본업이 사진이 아니고 취미로서 즐기며 그 동안 일궈낸 작업들을 가지고서 전시회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작품의 질 을 떠나서 그러한 열정과 의지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내 마음의 풍경’이라는 주제의 사진들은 대부분 우리나라의 풍경을 주제로 삼고 있다.
멀리 제주도에서부터 강원도 심심산골의 자작나무 숲까지 언젠가 한 번쯤은 가보고 싶었던 그곳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이 사진들을 감상하는 동안 그곳에 가 있지 않음에도 평온함과 고요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한완수 씨는 거의 모든 작업을 주된 휴식시간인 주말을 이용해 왔다고 하는데, 그녀가 직접 누린 그 주말 동안의 편안함과 휴식의 기분들이 사진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감상자 처지에서 그러나 함께 동행한 것과 같이 말이다.
그리고 이곳에 가면 꼭 이렇게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교과서처럼 모든 것이 잘 짜여있는 사진들이다. 시간대, 광선, 구도는 물론 곁들여지면 좋을 모든 것들을 사진은 말하고 있다.
흔히들 ‘가장 완벽한 디자인은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것이다’ 라는 말을 하곤 하는데,
그녀의 사진들이 딱 그러하다.
자작나무 숲의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마다 걸려 있는 햇살, 완벽한 반영에 아련함을 더해주는 옅은 안개 등, 주(主)는 아니지만 만약 그것들이 없었다면 허전해질 수 있는 작은 부분들을 절대로 놓치지 않았다.
이러한 결정적 순간들을 놓치지 않은 이유는 부지런함과 치밀한 사전 준비성, 그리고 순수한 열정 때문이었을 것이다. 정말 부지런하지 않았다면 아무리 사진을 좋아한들 이번 전시회를 통해 만나보고 있는 사진들을 담을 수 없었을 것이다.
남들은 한 시간 이라도 더 침대 속의 편안함을 즐길 주말에 그녀는 혹시라도 그토록 기다리던 새벽안개를 놓칠까 밤잠도 설치고 해뜨기 전부터 이미 트라이포드를 세워 자리 잡고, 그 결정적 순간이 다가오길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을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사진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담긴 작품들을 보면서 이런 상상을 해볼 수 있다.
「그녀는 항상 자신이 카메라로 담고 싶었던 장면들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담기 위해 사진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인 주말만을 기다리면서 날씨 관련 뉴스들을 꼼꼼히 챙긴다.
이번 주말은 강원도의 폭설이 그치고 오랜만에 맑은 하늘을 기대해도 좋다고 한다.
폭설이 그치면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있었다. 지인을 통해 알게 된 강원도 어느 산자락이다.
눈이 내린 뒤에 가면 가지만 남은 앙상한 나무들과 소나무들이 잘 어우러져 있어 마치 한 폭의 수묵화를 펼쳐놓은 것 같은 모습을 담을 수 있다고 했다.
힘들게 장비들을 둘러매고 길도 없는 산길을 헤쳐 올라갔다.
누군가 말해주고 보여주었던 머릿속의 카메라로 수도 없이 셔터를 눌러보았던 그 장면이 내 눈앞에 펼쳐져 있다. 아마도 그녀는 그 순간의 벅찬 감동과 설렘으로 셔터를 누를 때마다 저절로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을 것이다.」다 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그녀의 사진들 중 상당수는 우리가 어디에선가 많이 봐왔던 구도와 표현법을 쓴 사진들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어쩌면 그냥 눈에 익은 예쁜 사진들 정도로 여겨져 그녀만의 특별한 표현 방식이 크게 두드러지는 않는다. 그러나 바로 이것이 ‘한완수의 사진의 힘’이고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한완수 씨의 사진들은 얼마나 남들보다 사진이 좋은가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그가 어떠한 방식으로 그 동안 사진을 사랑해왔는가에 맞춰볼 필요가 있다.
이번 전시회는 그 동안 작업한 사진 전부도 아니고 마침표도 아니라는 것은 누구 보다 자신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앞으로도 한완수씨의 꺼지지 않는 사진에 대한 열정과 눈부신 발전을 지켜보고 응원하게 될 것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평화로움과 휴식의 기분을 느낄 수 있었던 그녀의 다음 작품들을 기대해 본다.
Han Wan-soo, takes a step toward the dream to be the photographer.
Park Tae Sub Editor in Chief, THE SPOT PHOTOGRAPHY MAGAZINE
As writing the comments and appreciation on the photos of Han Wan-soo, I firstly would like to say “I envy her a lot.” I have never dreamed about the exhibition with the story which I would like to express as making the magazine related to photo for 10 years and I have never tried to do it. It is very envious of the private exhibition with own photos as the person who like photos. Furthermore, I can’t help applauding such enthusiasm and wills to hold the exhibition with the works created as the hobby not the main job without respect to the quality of works.
The photos under the theme “Landscape in My Heart” show the landscape in Korea. The places where we want to visit if possible from Jeju island to birch forest in deep mountain in Gangwon-do are deployed in front of us. As appreciating the photos, you will feel peaceful and calmness even if you are not there. Han Wan-su made almost all works during weekends, the relaxation time. Comfort and relaxed feeling during weekends which she enjoyed are expressed on her works, as if we were with her on those places.
Like the textbooks showing that we have to take photos in a certain way when visiting a certain place, all works are well organized. Her photos say everything about time, light, structure and what it is good to be added. It is frequently said that “the most perfect design is what has nothing to be excluded.” Such a word is for her photos. Including sunlight casting on each tree in birth forest and thin fog enhancing the delicate mood with the perfect reflection, she didn’t miss any trivial things which might make her works felt empty if those things which were not the main targets didn’t exist. The reason why she didn’t miss such decisive moments is her diligence, strict preparation and pure enthusiasm. It is not possible to make such photos in the exhibition if she wasn’t diligent even though she loved photos. She might wait for decisive moments with the heart fluttering as setting the tripod before the sunrise. She couldn’t have slept during weekends when everyone might enjoy comfort on the beds, as being anxious of losing the fog in the dawn she eagerly waited for.
We can imagine as watching her works containing her love and enthusiasm on photos. “She draws the scenes which she wanted to catch with her camera. She always watches the news related to weather as waiting only for weekends, the only time when she fully enjoys taking a photo. The weather forecast says clean sky as heavy snow goes away from Gangwon-do this weekend. She wants to go to a certain place after heavy snow. It is a mountain in Gangwon-do which she gets information from an acquaintance. After heavy snow, we can catch the scene like a ink-and-wash painting as trees with bare branches are well harmonized with pine trees. She goes up the mountain without a path with heavy equipment on the shoulder. The scene which she clicks the shutter thousands times in the head to take in her camera appears in front of her. She may automatically exclaim every time when she clicks the shutter with heart-throbbing emotion and fluttering heart at that moment.”
One thing to be desired is that substantial amounts of her works used the structure and expression what we saw in other places. Thus, her unique expression is not noticeable because her works are considered as merely beautiful photos which we are accustomed to. It is the photographic power of Han Wan-su and attraction of her works. As I described above, the works of Han Wan-su shall be appreciated not by evaluating how much better her works are than others, but in which way she has loved her photos until now. She will know that this exhibition is not the all about her works nor the full stop for her works. Then, we will watch and encourage her undying enthusiasm on photos and remarkable growth in the future. I expect her next works which made me comfortable and peaceful only by watching her works.
박태섭 더스팟포토그래피 매거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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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과 함께 즐기는 그녀는 만만치 않은 존재다
불쑥 회사 동료의 부탁을 받았다. 지인이 아마추어 사진가인데 첫 전시회를 연다고, 그런데 전시도록에 쓸 추천사 내지는 사진평을 부탁한다면서 사진 묶음을 내밀었다.
글을 쓰기 전에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전화로 인터뷰를 했다.
자신이 직접 프린트까지 한다고 했다. 과거 아날로그 시절 암실작업을 직접 하는 것과 같은 일이다.
사실 요즘 프린터까지 구비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고가의 관련 장비를 구입해 직접 작업한다는 말을 들으니 사진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전시될 사진은 풍경사진이었다. 일단 일정한 단계는 넘은 사진이었다. 추상성이 보이는 사진도 반 정도 있었다. 나라면 이렇게 찍거나 이렇게 손질 했으면 싶은 사진도 보였다.
하지만 이것은 내 시각일 뿐이다. 그리고 전시장에 사진이 걸리면 관람객들이 저마다 다양한 소리를 할 테니 지금 할 의미는 없다. 그렇다.
전시회라는 것은 자신이 만든 제품을 불특정 다수가 사는 세상에 내놓는 것이다.
소비자 취향을 고려해 만드는 일반 공산품과 달리 생산자의 취향 혹은 주장을 결정화시켜 내놓은 것이 전시회다.
소비자는 다양하다. 결국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 많은 말들을 생산자는 감수해야 한다. 첫 전시회를 통해 아픔이 많다면 그 아픔을 견뎌야 한다. 반대로 칭찬이 많다 해도 그 칭찬에 취하면 안 된다.
그래야만 두 번째 세 번째 전시를 이어갈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다.
그녀는 즐겁다고 했다. 일하는 그녀는 사진을 찍으러 갈 수 있는 휴일이 기다려진다고 했다.
새벽이나 저녁에 보는 풍경은 자신을 평화롭게 만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진 촬영하기에 좋은 시간대 라고 했다.
시간을 잘라내는 사진작업을 하면서 그녀는 시간대를 선택할 수 있는 단계에 온 것이다.
풍광이 좋지 못해 사진을 담아내지 못해도 좋다고 했다. 자연을 느낀 것 만 으로도 충분하다고 했다.
그녀는 사진을 찍지 않았다. 즐길 뿐이었다. 그런데 열정이 함께 했다. 열정과 함께 즐기는 그녀는 만만치 않은 존재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즐기는 자를 이기기는 어렵다. 더구나 열정까지 있다면 말이다.
첫 전시회를 통해서 많은 것을 얻기를 기대한다. 아픔이든 기쁨이든 모든 것들이 자양분이 될 것이다.
그녀의 열정이 식지 않고 즐기는 사진을 하는 한 어쩌면 우리는 기억할 만한 또 다른 인물을 만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The one who enjoys taking photos with enthusiasm is formidable
Shin In-seop Multimedia Desk, Jungang Daily
A colleague suddenly asked me a favor. His acquaintance was an amateur photographer and was having her first exhibition. He gave me a bunch of photos and asked for comments on them or a letter of recommendation to be included on the catalogue. I interviewed her over the phone to identify who she was before writing about her work.
He said she printed the photos herself. It is like development analogue pictures in a darkroom in the past. It is not easy to have a printer nowadays. I felt the photographer’s enthusiasm through her explanation of how she developed her photos by purchasing expensive devices.
The photos to be displayed were landscapes. First, her works were so excellent. About half of photographs had characteristics of abstractness. There were some pieces which I wanted to see from a different angle or crop in a different way. However, it is only my point of view. It is not meaningful to say something now because many viewers will have different opinions about her artwork.
An exhibition is to show one’s work to the world where unspecified individuals live.
Unlike general industrial products for which producers have to consider the consumers’ taste, it is the exhibition that a producer’s taste or insistence is presented as it is without being changed. Consumers are diverse. After all, people are saying all kinds of things. A producer must tolerate such views.
If the first exhibition causes substantial pain, the producer must endure such pain.
On the contrary, even if more people give a compliment than criticism, the artist should not take such a compliment too seriously. The artist can continue onto the second, third or more exhibitions and advance further with such a attitude.
She said she was happy. She said she always waited for holidays so that she could have time to take photos. She said the landscape at dawn or at night made her feel peaceful. She said that these were good times for taking photos.
As taking a photo which cuts a moment to remember, she reaches to the level which she can select that moment.
She said it would be all right if she couldn’t take a photo because of poor landscape.
She said it was enough for her to feel nature. She didn’t take a photo. She just enjoyed the travel for taking a photo.. However, she was enthusiastic. The one who enjoys taking photos with enthusiasm is formidable. Like everything in the world, it is hard to win those who enjoy what they like,even with enthusiasm.
I hope she gains much from the first exhibition. All things, positive and negative, will be nourishment for her. As long as she keeps her enthusiasm forever and she enjoys taking a photo, we may meet a person who is worth remembering.
신인섭 중앙일보 영상부문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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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비행기를 타고 먼 외국으로 나가지 않아도 좋다는 것을 웅변하고 있다
한완수 작가의 첫 개인전 ‘내 마음의 풍경’은 아름다운 한국의 속살을 보여준다.
사진들을 본 첫 느낌은 이랬다.
마치 패션쇼를 보는 것 같았다. 사진들엔 의상을 입은 모델은 없다.
그러나 그 모델들이 입을 옷이 보인다.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가 몸을 씻고자 벗어놓은 날개옷들이 이 땅의 군데군데에 숨겨져 있다가 드러난 것 같다.
한완수 작가는 용케 그 날개옷을 발굴하여 우리에게 보여 주고 있다. 저 옷감을 뚝 잘라내서 옷을 해 입히면 모든 여인들이 선녀로 변할 것이다. 쪽빛, 옥빛, 연둣빛 ... 옷감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거리에서 저 옷감으로 치마를 해 입은 여인들이 곧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이번에 전시되는 사진은 크게 세 가지 테마로 나눌 수 있다. ‘고운 빛을 찾아서’ ‘바람이 머무는 곳’ ‘꿈 이런가’가 각각의 테마다. 사진의 속성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테마다.
‘바람이 머무는 곳’은 사진의 한계를 벗어나려는 시도를 볼 수 있다. 사진은 시각에만 의존하는 평면의 매체다. 하지만 작가는 사진에 바람과 소리를 담으려고 했다.
사진 속에서 바람이 불어온다. 하늘공원의 억새는 파랑과 노랑의 조명을 받으며 바람을 탄다.
조각달을 그리며 억새는 파란, 노란 바람 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제주도 김녕 해변에선 바람이 바다를 간질여 파도를 일으키고 있다. 바닷물과 바닷물 속의 바닷말이 그 파도에 몸을 맡긴 채 넘실거린다.
전혀 위험해 보이지 않는 편안하고 잔잔한 파도소리가 들린다.
한완수 작가는 수천 장의 사진에서 고르고 또 골라낸 30여점으로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
세상을 향해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다. 굳이 비행기를 타고 먼 외국으로 나가지 않아도 좋다는 것을 웅변하고 있다.
부드럽고 예쁜 사진들이다. 여러 가지 가능성이 숨어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He tacitly insists that it is not necessary to go abroad
Gwak Yun-seop Photo Village, Special Contents Contest, The Hankyoreh
The first exhibition “Landscape in My Heart” by Han Wan-su presents the inner beauty of Korea.
It was the first feeling evoked by his work.
It was like watching a fashion show. There are no models in gorgeous costumes in the photos.
However, costumes of models are shown. It is as if celestial robes which fairies from the heaven removes to bathe are hidden here and there on this earth and are found by him
The artist Han Wan-su found that celestial robe and shows it to us. If we cut celestial robe and make clothing from it, all women who put them on would be changed to fairies. Indigo, jade and light yellow….the feast of textiles is deployed. We may see women wearing skirts with that textile on the street soon.
The pictures in this exhibition are classified into three themes, “Find beautiful light,” “Where wind stops,” and “Is it a dream?” The themes show the property of pictures as they are.
“Where wind stops” suggests the attempt to go beyond the limits of photography. Photos are a flat media depending only on vision. However, the artist tried to capture wind and sound in the photos. Wind blows in the pictures. Silver grass in Haneul Park moves on the wings of wind under the blue and yellow lighting. Silver grass tells blue and yellow wind sound as drawing the crescent moon. Wind creates waves by tickling the sea in Gimnyeong Beach on Jeju Island. The seaweed is rolling along the waves of the sea. We can hear peaceful and calm waves sound which doesn’t look dangerous at all.
The artist Han Wan-su prepared this exhibition with about 30 works which he selected most scrupulously from thousands of photos. It is the first step toward the world. He tacitly insists that it is not necessary to go abroad. His photos are soft and beautiful. There are various possibilities. We can expect more from him in the future.
곽윤섭 한겨레신문 스페셜콘텐츠부문 사진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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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과정
자가프린트의 매력에 빠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