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행기와 버스 타고 찍은 사진1, 우리들의 아름다운 중국여행, 내몽골 패상
10월7일 정오경 서울에서 중국 천진으로 가던 날은 오른쪽 날개위에, 서울로 오던 날은 왼쪽 날개위에 좌석이 배정되었다. 인천공항의 시멘트 바닥에 비행기가 날개를 접을 때 쯤 엔 서해바다위로 붉은 노을이 깔리고 있었다.
오줌이 마려워도 참아야 될 만큼 좌석이 꽉 찼는데 오며가며 창가에 앉은 것도 행운일터였다. 아득한 하늘아래 새파란 바다 위를 새하얀 작은 비행기가 직선을 그리며 날아간다. 마치 드론 같은데 분명히 비행기다. 우리비행기가 높이 날고 있는 것 같다. 썰물인지 밀물인지 바닷물이 이동하며 이는 거품들이 선명하게 보인다. 혹시 북극에서 밀려 내려온 얼음덩어리일런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1시간 남짓 하늘위에 머문 짧은 비행시간에 비해 버스는 왼 종일 달리고 달려야 되는 여정이었다. 내가 앉은 자리는 운전기사의 머리꼭대기였다.
버스가 급정거라도 한다면 바로 황천으로 가야되는 자리였다. 앞창에 머리를 쿵쿵 들이받았을 정도였으니... 하지만 사진 찍기엔 퍽 유리한 면도 있었다.
패상에서 중국천진으로 돌아오는 길은 매우 아름다운 길이 계속되었다. 물론 위장진 까지만 그렇다. 가을의 설국 패상에서 높은 재를 넘으면서 달리는 길은 정말 아름답고 또 아름다운 풍경의 연속이었다. 낙엽송들의 샛노란 가지들이 가지런히 열지어 서서 하늘의 구름들과 주거니 받거니 우리들을 배웅한다. 솔가지위에 하얗게 쌓인 눈이 화창한 가을빛에 녹아내려 뽀얀 연막같이 나뭇가지에서 떨어지는 광경은 마음이 아리도록 아름다운 광경이다.
패상에서 높은 재를 넘어오니 겨울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민다. 부악질을 참지 못해 화장실에서 내복을 벗어내고 얇은 여름바지와 얇은 셔츠로 갈아입으니 한결 상쾌하다. 길가의 나뭇가지마다 새빨간 중국 등이 주렁주렁 홍시처럼 열려 있다. 중국영화에서 많이 보던 바로 그 등촉이다. 왜 나무마다 거리마다 매달아 두었는지 모르지만 이채로운 풍경이다.
투명한 가을빛을 역광으로 받은 나뭇잎들의 추색은 정말 환상적이다. 하늘의 새하얀 구름덩이들이 그 풍경에 아름다움 한 덩이를 더 올려준다.
카메라가 눈두덩을 치댈 때 마다 아픔보다는 안타까움이 더 크다. 아하, 또 흔들렸을 거야.... 아이고 역광선에 유리창이 얼비치네.... 아이고 전깃줄이 걸리고 나뭇가지가 가렸어...
질풍같이 달리는 버스위에서의 촬영은 스릴과 짜증을 버무려 밀가루 개떡같이 쪄낸 사진들이란 변명을 풀어놓아야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