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호 개인전 ‘정미소 프로젝트’ - 사진을 일구는 농부들의 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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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호 개인전 ‘정미소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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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호 개인전 정미소 프로젝트

 

전시기간: 12.11()~ 2018.1.7.()

전시장소: 대심정미소 복합문화공간

주소: 경복예천군 예천읍 대심247-9

 

기록, 사진의 고유한 미학적 가치

: 김영태 / 사진문화비평, 현대사진포럼대표




















정미소의 사전적인 의미는 벼 · 보리 등 곡식들의 껍질을 벗겨 내 먹을 수 있도록 만드는 곳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근대적인 의미의 정미소가 일제강점기부터 농촌의 주요 산업시설로 자리매김했다. 현재도 농촌여기저기에 오래된 정미소가 많이 남아있는데, 대부분 운영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니고 비워져 있거나 창고와 같은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으며 곧 사라질 것 같은 상황이다. 지금은 현대적인 대형정비소가 과거의 소규모정미소를 대체하고 있다.

낡고 오래된 정미소는 어떠한 측면에서는 우리나라 근대화의 상징적인 표상이기도하다.

사진가 이성호는 이와 같은 의미가 내포된 정미소를 지난 몇 년 동안 카메라 앵글에 담았다. 작가가 기록한 정미소는 앞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이제 그 기능을 상실한 채 건축물의 외관만 역사적인 흔적으로 남아있다.

 

작가는 지극히 중립적인 태도로 정미소의 외관을 재현했다. 또한 정미소의 내부도 찍었는데 이제는 기능을 상실한 정미소시설을 조형적으로 다루었다. 밝음과 어두움이 어우러져서 시각적인 오브제로 변주되었다. 그와 더불어서 정미소운영자도 정미소 앞에 서있게 하고서 사진을 찍었다. 작가자신의 감정은 최대한 배제하고서 무덤덤하게 인물의 전신을 카메라 앵글에 담았는데, 20세기초반의 독일사진가 아우구스트 잔더(August Sander, 1876~1964)의 사회적인 초상사진이 연상된다.

 

이성호가 농촌지역 여기저기에서 정미소의 외관을 찍은 사진은 사진가의 주관적인 감정이 배제된 기록사진이다. 하지만 대상에서 드러나는 세월의 흔적이 보는 이에게 묘한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사진은 기록성 그 자체만으로도 고전적인 예술적 자극을 불러일으키는데 다른 시각매체와는 차별화된 사진만의 독특한 매력이다. 대상자체의 사회문화적 의미 혹은 역사적 의미와 사진기의 기계적인 재현능력이 효과적으로 상호의미 작용하여 미학적인 의미를 발생시킨 결과라고 얘기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사진만의 고유한 미학적인 기능은 20세기 초반의 프랑스 사진가 앗제가 기록한 파리의 골목풍경이나 낡은 건물 / 조형물사진에서도 발견 할 수 있다. 그는 예술가로서 대상을 기록한 것은 아니지만 독특한 감각 및 시선을 기반으로 사진을 찍었기 때문에 신선한 자극을 주었다. 20세기 초반에 초현실주의의 창시자 앙드레 브르통이 초현실주의이전의 그것이라고 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미국의 다큐멘터리사진가 워커 에반스를 비롯한 후대의 사진가들에게도 특별한 영감을 제공했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정미소를 재현한 이성호의 사진기록물에서도 이와 비슷한 미학적인 맥락 및 의미를 발견 할 수 있다.

사진가 이성호의 <정미소 프로젝트>는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세 가지 스타일로 분류 할 수 있는데, 가장 두드러진 스타일이 정미소의 외관을 유형학적으로 찍은 결과물이다.

워커 에반스의 건축사진이나 베허부부의 산업구조물사진처럼 지극히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대상을 카메라앵글에 담았다. 대상자체의 의미가 중요하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최대한 절제하며 사진을 찍은 것이다.

정미소 앞에 정미소경영인을 세운채로 찍은 인물사진도 객관적이며 사진가 자신의 감정은 전혀 투사되지 않았다. 인물과 정미소의 외관이 효과적으로 어우러져서 사진아카이브로서의 사회문화적인 의미가 드러나는 결과물이다. 마지막으로 정미소 내부를 찍은 결과물은 작가의 조형적인 감각과 카메라의 기계적인 특성이 효과적으로 어우러져서 보는 이의 감각을 일깨우는 이미지로 변주되었다.

작가는 이와 같은 사진 찍기 방식으로 경북에 산재해 있는 정미소를 기록했다. 그 결과물의 일부를 정리하여 이번에 경북 예천군에 있는 <대심정미소 복합문화공간>에서 전시한다.

과거에 정미소였던 곳을 리모델링하여 복합문화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전시작업과 공간이 효과적으로 상호의미 작용하여 또 다른 담론이 생산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은 19세기에 회화적인 재현을 대체하기 위한 수단으로 발명되었지만, 예술로서의 반열에 올려놓기 위해서 일부 예술지향적인 사진가들이 회화의 미학적인 지향점과 작업의 표면을 모방했다. 하지만 20세기초반부터는 기계적인 기록성과 사실성을 본질로 인식했기 때문에 사실주의적인 이미지가 주류적인 스타일로 자리매김하여 다큐멘터리사진이 오랫동안 사진의 대명사로 포지션을 차지하였다. 예술이기보다는 사회적인 발언을 위한 수단이나 사회를 변혁시킬 수 있는 도구로 이해되었다. 하지만 1970년대 후반부터는 기록성 그 자체가 예술을 위한 특성으로 작용하였다. 대표적인예가 미국의 작가 낸 골딘의 사적인 기록이나 독일의 유형학적인 사진이다. 이성호의 <정미소 프로젝트>도 사진의 이와 같은 미학적인 의미와 조형적인 특성이 유효적절한 감성학적인 장치로서 작동하여 미학적인 성과를 거뒀다. 전통적인 모더니즘사진이 그 매력을 극한지점까지 드러내어 생산적인 다의적 내러티브를 들러주는 최종결과물이 되었다. 가장당대當代적인 사진 미학적 요소를 환기시켜주는 시각아카이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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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중 (kimgajoong@naver.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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