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말이 말하길 “말이 말 같지 않냐?”
그 환상적인 숲에서 만난 말은 야나에게 절대로 곁을 주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자 야나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옷을 벗어 내렸다.
말은 낯선 사람과 사귈 때 반드시 시험을 한다고 한다. 갑자기 껑충 뛰며 몸부림을 쳐 등위의 사람을 패대기치거나 가지가 늘어진 나무아래를 달려 사람을 나무에 부딪히게 하여 크게 부상을 입히기도 한단다.
야나의 나신을 보고 말이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지만 말이 야나를 거부하는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야생의 말에 야생의 나녀가 질주하는 환상적인 장면을 그리고 있었지만 그것은 머릿속에 그려진 그림의 일부분일 뿐 현실의 눈에 비친 영상은 아니었다. 거친 야생의 숲에서 하얀 도시의 나체는 그저 나약한 꽃잎 같은 존재일 뿐이다. 나신과 말과의 절묘한 조합은 머릿속에 그려진 욕심이었다.
말이 내말이 말 같지 않냐?
하고 버럭 야생을 드러낸다면 우리들의 꿈같이 아름다운 여행은 악몽의 여행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다.
말이 말 같든 말든 여인의 나신이 아름답든 말든 자작나무의 숲이 이루는 조형은 예술 그 자체였다.
http://www.koreaarttv.com
한국사진방송-보물창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