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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숲에 정령이 깃들다, 아주 특별한 여행기 내몽골 패상
몽골인들은 샤머니즘에 살고 샤머니즘에 죽는 이들이다. 모든 사물에 혼령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다. 자연과 숲 그리고 나무엔 영이 존재하여 인간의 삶에 크게 영향을 준다고 믿고 있다. 그것이 나뭇가지로 형상화 되어 무당들은 나뭇지 모양의 모자를 쓰고 마나무가지 형상의 삼지창을 들고 굿을 한다. 신라 왕관의 상징이 나뭇가지 혹은 숲이란 설이 제기되고 그 주장은 일리가 있다. 신라는 이 지역 어디선가 이주해온 사람들이 세운 나라라고 밝혀지고 있다.
그들은 발길이 닿는 모든 곳에 오보를 만들어 둔다. 돌에도 영혼이 깃들어있다고 믿는데 돌무덤을 쌓고 한가운데 나무를 세우고 그 나무에 오방색 천을 걸어둔다. 우리네 성황당과 아주 흡사한 의식이다. 몽골들은 오보를 만나면 반드시 세바퀴 정도를 돌고 간다. 도로에 있는 큰 오보엔 차량들이 빙빙 돌고 갈수 있게 오보를 중심으로 둥글게 도로가 만들어져 있다.
내 몽골 패상의 어느 산기슭,
신령스러운 그 숲에 도달했을 때의 첫인상은 그곳에 정령이 깃들어 있을 것이란 얼토당토 않은 상상이었다.
이름도 없이 막북이라고 불리던 북방의 광대무비한 대자연을 대한다면 누구라도 대자연의 장엄함에 자신도 모르게 신령스러운 마음이 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대자연속에서 일용할 양식을 얻고 대자연의 정기를 받으며 산다면 당연히 대자연을 경애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
불과 4~5일의 여행중에 만난 이 숲에서 그러한 대자연의 섭리를 엿보았다면 그것은 새빨간 허구일 것이다. 그럼에도 이 숲엔 신비로운 아름다움이 가득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 아름다움을 본래만큼 아름답게 표현해 내지 못한 능력에 저주를 퍼부어야 직성이 풀릴것만 같은 심정이다.
정령을 사전에서 찾아보니 만물의 근원을 이룬다는 신령스러운 기운이다.
정령들 중에서 요사스러운 정령을 요정이라고 하고 요정은 동양적인 관점에선 서유기나 많은 전설에 나오는 요괴로 악의 표상이지만 서양인들의 의식 속엔 ‘팅커벨’처럼 신비롭고 아름다운 수호신의 관점이 지배적이다. 그리고 어느새 서양의 여행을 받아 우리네 의식 속에 존재하는 요정 역시 신비주의 아름다움의 극치로 각인되어 있다.
아름다운 그 숲으로 들어서며 틀림없이 혼을 앗아갈 만큼 신비스럽고 아름다운 요정을 만날 것 같은 예감이 있었다. 그 예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 숲은 그 자체가 신비스럽고 아름다운 요정의 형상이었다.
자작나무는 요정이 깃들만한 신령스러운 나무다. 경주 천마총의 천마도는 바로 자작나무 껍질에 그려져 있었다. 자작나무는 사람에게 유익한 약효와 아름다움과 목재로 이 지역에선 가장 사랑받는 나무다. 그리고 그들은 이 나무를 숭배한다.
자작나무 숲에 하얀 나신이 일렁인다.
그 숲의 정령이 어디선가 훔쳐보고 있을 것이라 굳게 믿으며 셔터를 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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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진방송-보물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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