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머님 생신이다.
올해 88번째 생일을 맞는 날이다.
매년 우리 7남매는 어머님 생신날 모두 모여 식사를 한다.
농촌에서 농사를 지어면서 7남매를 키우시고 학교까지 보내느라 고생하신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은 무엇이라 표현할 수 없지만
위리가 해 드릴 수 있는 건 현재로는 가족끼리 옹기종기 모여 앉아 식사를 하고 재미있게 정담을 나누는 거이라고 생각을 한다.
가족끼리 우애를 돋우며 잘 지내는것이 부모님에게 효도아닌 효도라고 생각을 한다.
물론 아침 저녁으로 전화도 드리고 인사도 드리는 건 당연하겠지만 부모님은 온 가족이 사이 좋게 보내는 걸 자랑으로 생각하리라고 믿는다.
나만의 생각이 아니고 우리 가족 전체의 공통된 생각이다.
오늘은 내가 주선을 할 차례이기때문에 보름전부터 날짜를 잡아서 식당을 예약하고 우리 7남매에게 통보를 했다.
메뉴는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오리고기.
매년 메뉴도 정해져 있고 식당도 정해져 있기 때문에 별 어려움 없이 정하고 각 가족들에게 통보를 하였다.
가족은 한사람 빠짐 없이 참석 의사를 밝혔고 나 또한 30여명이 먹을 수 있도록 식당에 예약을 하였다.
그런데 어제부터 하나 둘 불참해야 겠다는 전화가 왔고 드뎌 오늘 아침에는 두 식구를 제외하곤 모두 불참이란다.
실망을 하지 않을 수 없었고 어머님에 면목이 없었다.
불참의 이유는 일년전에 결혼한 조카의 출산으로, 또 한가족은 회사일로 바쁜일이 생겨서, 또 한가족은 몸이 불편하여 먼거리를 올 수가 없어서, 등등......
이유야 어찌되었던 이건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현대는 핵 가족이라지만 우리집은 그것과 거리가 먼 줄로만 생각을 해왔다.
어머님 보다 자기 가족이 그리고 자기 몸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 시대가 와버린 것을 새삼여겼다.
옹기 종기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기를 기대하시던 어머님은 뭐라고 생각을 하실까......
아버님이 돌아가신지 인제 2년 남짓............
어버님이 살아게셨더라면 오늘고 같은 일이 벌어졌을까?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한 내가 바보였을까?
오늘 밤에는 곰곰히 현재의 나를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