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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벚꽃놀이 헛걸음, 한국사진방송 21일 번출후기
오래전에 이산 말랭이에서 저산 자락에 몽글몽글 피어 있는 무수한 산벚꽃 나무들을 야간에 스트로보로 조명을 하여 검은 배경에 하얀 벚나무들을 무수히 찍어내어 멋진 작품을 만든 적이 있고 네거티브로 촬영한 이 작품을 디지털로 다시금 만들어 보려고 벚꽃나무들이 많이 보이는 언덕을 찾아다녔다.
예전엔 왕벚꽃은 4월10일경 피크이고 서울은 4월15일경 만개를 하는데 점점 빨라져 4월 5일경 절정을 이룬다. 그 후 2주가량 지나면 산벚꽃 나무들이 일제히 피어 산자락의 봄 풍경에 장관을 이룬다. 따라서 21일경이면 적기라고 계산을 하였는데 어허 .....
하루 전만 해도 새 하얗게 벚꽃들이 흐드러졌는데 불과 하루 만에 흰 꽃들은 온데간데없고 푸른 잎이 여름같이 무성해졌다. 이날 대구지역 낮 기온은 32도를 넘어섰다는 예보다.
양은냄비처럼 지구가 달구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류의 멸종시계가 11시59분을 가리키고 있다.
이날 아우라가 넘치는 작품을 선보인 양재문 전시회 개막식에 맞추어 자전거를 달렸는데 자전거가 증기기관차소리를 내며 운다. “칙칙폭폭”
기어이 유성이 지구에 충돌한 것 같은 굉음을 내며 타이어가 터져버리고 말았다. 자전거를 집어던지고 평창동 금보성아트센터까지 달려 전시회 참관을 하고 북악터널을 걸어서 넘는데 하늘이 유난히 맑고 구름이 무척 아름답다. 낮달이 하얗게 떠있는 맑은 하늘을 보니 미세먼지로 인해 벌써 2주째 기침을 하고 있는 목이 고대 낳을 것 같다.
정릉 집에 들러 카메라를 재정비하여 국민대 앞산의 보아두었던 촬영현장에 도달하니 다리가 천근만근이다. 도보와 자전거로 몸을 혹사한데다 더운 날씨에 지친 탓이다.
튼실한 놈들은 다 지고 비루먹다 남은 벚꽃 몇 송이에 조명을 하면서 한심하다는 생각이 앞선다. 벚나무 뒤 저 멀리 큰 부처님이 손을 흔들며 빙긋한 미소를 보내며 한 말씀 하셨다.
“시도 때도 없이 사진이 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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