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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독립운동가의 존재 돌아보는 팩션 연극
임시정부 수립 99주년, 해결되지 않은 역사적 과제에 대해 이야기하다
극발전소301 10주년 기념 공연 첫번째, 4월 24일 개막
지난 2017년 도담도담 페스티벌에서 작품상, 연기상, 신인연기상을 수상하며 가능성을 보여준 ‘극발전소 301’의 신작 연극 <분홍나비 프로젝트>가 4월 24일 예술공간 혜화에서 막을 올린다. 2008년 창단 이래 참신하고 젊은 창작극들을 꾸준히 상연해 온 ‘극발전소301’의 10주년 기념 프로젝트 첫 번째 작품으로, 그 동안 많이 다루어지지 않았던 여성 독립운동가를 전면에 내세우며 주목 받고 있다.
연극 <분홍나비 프로젝트>는 네 명의 남자를 살해한 용의자로 한 20대 젊은 여자가 체포되어 취조를 받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녀의 이름은 최영희. 그녀는 살해 후, 항상 분홍나비 브로치를 남겼다. 그리고 자신은 독립운동가 손정아의 환생이라고 주장한다. 그녀가 남긴 분홍나비 브로치의 의미는 무엇이며, 왜 독립운동가의 환생이라고 주장하는 것일까? 그녀를 취조하는 검사, 권영실의 취조로 그녀의 자백이 시작된다.
작품 속 주요 사건들과 등장인물들은 허구이지만 인물의 설정 및 사건의 배경 일부는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다. 팩트(fact)와 픽션(fiction)을 합성한 신조어인 팩션(faction) 장르가 소설에서 시작해 영화, 드라마, 연극, 뮤지컬 등으로 확산되어 이제는 문화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에도 영화 ‘흥부’나, 드라마 ‘7일의 왕비’, 연극 ‘여도’, 뮤지컬 ‘팬레터’ 등이 팩션 시대극으로 화제를 모았다.
팩션이라는 장르의 매력은 역사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실존했던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에 상상력이 결합되어 재해석될 여지가 무궁무진하다는 점이 흥미롭다. 같은 소재로 수없이 많은 다른 이야기들이 나오기도 하고, 역사 속 단 한 줄의 기록만으로도 장편 드라마가 완성된다. 2015년 개봉했던 영화 ‘암살’은 시대적 배경이나 소재, 주제 면에서 연극 <분홍나비 프로젝트>와 닮아있는 팩션 시대극이다. 다만, 연극은 실존 인물인 여성 독립운동가를 전면에 내세워 극을 풀어나간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보인다. 연극 <분홍나비 프로젝트>의 주인공 최영희가 자신의 전생이라고 주장하는 손정아의 모티브가 된 인물은 임시정부의 안주인으로 알려진 독립운동가 정정화 선생이다. 최영희를 통해 연극은 1944년의 임시정부와 2018년의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오가며 일제 강점기에서 한국전쟁으로 이어지는 조선독립운동가들의 분투를 생생하게 전하며 더욱 몰입도를 높인다. 또한 검사, 용의자, 그리고 새로운 용의자. 세 여성들의 강렬한 신념의 대립은 극 내내 긴장감을 자아낸다. 임시정부 수립 99주년을 맞아 험난했던 우리 민족의 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허구와 실제의 경계를 넘나드는 팩션 연극 <분홍나비 프로젝트>는 과거는 물론 오늘날까지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역사적 과제에 대해 강렬하면서도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다.
정범철 작가의 신작 희곡에 극발전소301의 배우 겸 연출 박복안이 연출을 맡았다. 제2회 도담도담 페스티벌 3관왕에 빛나는 초연팀이 4월 24일에서 29일까지, 노련함으로 깊이를 더한 더블팀이 5월 1일에서 6일까지 무대를 책임진다. 초연팀으로는 이성순, 문지영, 이나경, 유재성, 주진오, 김재형, 유명진이 출연하며, 더블팀으로는 정연심, 백선우, 배소현, 맹봉학, 도창선, 김대흥, 최우준이 출연한다. ‘극발전소301’과 인연이 깊은 배대두 조명디자이너와 조연주 의상디자이너, 그리고 ‘극발전소301’의 신입단원들이 스태프진으로 대거 참여하여 더욱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연극 <분홍나비 프로젝트>는 2018년 4월 24일부터 5월 6일까지 예술공간 혜화에서 공연된다. 전석 20,000원. (공연문의 : 아트리버 02-6498-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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