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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사회(社會): 커피를 통한 사회문화 읽기
- 2018.12.21.∼2019.2.17. 문화역서울 284에서 <커피사회> 전시 개최 -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이하 문체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최봉현)이 주관하는 ‘커피사회’가2018년12월21일(금)부터2019년2월17일(일)까지 문화역서울284에서 개최된다.
‘커피사회’는 근현대생활문화에 녹아 들어간 커피문화의 변천사를 조명하고 매일의 일상 속에서 만나는 우리 사회의 커피문화에 대해서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기획되었다.
18세기 후반에 도입된 커피는 약100여 년간의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한국의 사회문화사에 많은 영향을 주었으며, 오늘날 기호 식품 이상의 가치를 담아 우리 일상 속에 자리하고 있다. 특히 옛 서울역(문화역서울284)은 근현대의 상징적 공간이면서, 그릴, 1·2등 대합실 티룸에서 본격적인 커피문화가 시작된 공적 장소이기도 하다. 맛과 향기 속에 담긴 역사와 문화를 보여줌과 동시에 ‘커피를 통한 사회문화 읽기’라는 즐거운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이번 전시는 다방에서 찻집, 그리고 카페로 진화해온 과정에 담긴 문화적 징후를 시간적 경험의 흐름을 따라 들여다보며 커피가 상징하는 한국 사회의 문화적 의미를 포착하여 전달한다. 커피와 커피문화를 담았던 시간성과 장소에 대한 기억과 추억, 사물들, 사람들의 이야기로 오늘날 커피의 문화에 대한 담론을 새롭게 형성하고자 한다.
커피사회는 커피에 대한 문화사를 중심으로 사회적 관계를 읽어보는 ▲ ‘커피의 시대’, 근대 문화공간 ‘그릴’에서 오늘날의 커피를 마시며 지나간 시간과 현재의 교차점을 경험해 볼 수 있는 ▲ ‘근대의 맛’, <커피사회> 내부에 액자식으로 성립하는 또 하나의 전시이자 횡적인 컨템퍼러리의 공간 ▲ ‘윈터 클럽’, 문화역서울284 곳곳에 공간의 구조적 특성을 활용한 새로운 방법과 형태의 카페사용법을 찾아보는 ▲ ‘문화역 카페사용법’, ‘역전 공간’을 테마로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위한 문화역서울284의 새로운 굿즈를 소개하는 ▲ ‘크리스마스 마켓, 선물의 집’으로 구성된다.
커피의 시대는 ▲신청곡 ▲커피, 케이크, 트리 ▲제비다방과 예술가들의 질주 ▲돌체2018 ▲방 ▲다방이야기 ▲서울역에서 금강산 유람-천연당사진관 프로젝트 ▲오아시스 ▲티룸tea room ▲다방 활용법 ▲커피와 밀리터리 ▲커피대중으로, 근대의 맛은 ▲근대의 맛 ▲커피사회 아카이브로, 윈터 클럽은 ▲윈터 클럽, 문화역 카페사용법은 ▲비정형의 사물들 ▲커피바 ▲캐피탈-레귤러 ▲모토엑스프레스 ▲Small Storage Series ▲스테이션 지오메트리로 구성된다.
전시에는 회화, 미디어, 조형, 사진, 영상, 그래픽디자인, 건축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대거 참여한다. 성기완, 박길종, 신범순,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중간공간제작소, 김성기, 김남수, 박민준, 윤석철, 백현진, 김창겸, 이주용, 양민영, 유명상, 진짜공간(홍윤주)&안성현, 김찬우&더37벙커, 주재환, 김노암, 김성기, 김수인, 윤율리(아카이브 봄), 김경태, 김성구, 김한샘, 들토끼들, 양아영, 이상익, 최장원, 권경민, 최근식, 모토엘라스티코(MOTOElastico), 시모네 카레나, 마르코 브르노, 김민지, 강완규, 전산, SWNA, 워크룸, 박길종, 서울과학사 등 약40여명의 작가 혹은 팀(단체)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도 함께 마련되어 있다. 과거의 유명DJ들과 젊은 세대의 음악 전문가들이 자신의 애청곡을 현장에서 직접 디제잉하는 ‘토요 디제이 부쓰’, 백현진 작가의 퍼포먼스 및 라이브 콘서트, 이상과 제비다방을 주제로 진행되는'이상학회 포럼'과 연극적 퍼포먼스 공연, DJ Soulscape를 비롯한360 Sounds의 소속 디제이들이 각각의 바이닐 큐레이션으로 담아낸 디제잉 퍼포먼스, 공연, 스크리닝, 퍼포먼스, 탁구 토너먼트 등으로 구성된 윈터 클럽 프로그램등이 준비되어 있다.
문화역서울 284 담당자는 “매일의 일상 속에서 만나는 커피를 통해 우리 사회를 되돌아보는 특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전시를 기획했다”며,”오늘날 동시대의 커피문화와 커피를 통한 사회적 관계망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의미를 통해서 유기적이며 혼종적인 문화를 담아가고 있는 한국의 커피사회를 들여다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커피社會’ 전시 세부 내용
구성
내용
커피의 시대
신청곡
_성기완
음악다방
문화역 서울 284의 1층 중앙홀은 수많은 사람들의 일부가 잠시 머물며 교류하는 소통의 장소였다. 그런 면에서 음악다방과 맥을 같이 한다. 이 공간의 일부를 가상적인 음악다방으로 꾸민다.
‘음악다방’ 하면 복고적인 발상이 선입관처럼 작동할 수 있지만 실은 21세기의 가상공간에서 십대들이 자신이 원하는 음악들을 스트리밍으로 듣는 것도 비슷한 듣기의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이번에 꾸며질 음악다방은 가상적 사운드 스케이프의 공간이 될 것이다. 1960년대-현재를 대표하는 가요와 팝송들을 선정하여 무작위 스트리밍 방식으로 출력하고 거기에 가상으로 덧붙여진 DJ의 멘트가 다방의 현장 앰비언트 사운드와 랜덤하게 혼재하는 가상적 음악다방 사운드 스케이프가 연출된다.
신청곡
자신의 작은 바람을 담아 DJ에게 요청하는 신청곡을 통해 친구도 연인도 애호가도 음파의 공명 속에서 함께 리듬의 물결을 탄다. 한 시대가 단순한 합의나 수긍의 언어적 긍정의 단계를 넘어 언어 근저에 있는 상상계적 발화로서의 음악에 무의식적으로 동기화된다. 이것이야말로 노래의 힘이다. 노래는 즉각적으로, 구구한 설명 없이, 한 시대와 그 시대에 접속된 정신들의 공감대를 즉각적으로 호출한다. 어쩌면 노래만이 이 엄청난 일을 해낼 수 있다.
커피, 케이크, 트리_박길종
5단 케이크 혹은 크리스마스 트리와 같은 형태의 오브제가 <커피사회>의 초입에서 환영의 인사를 나눈다. 하단부에 원을 크게 두르며 놓여진, 커피와 관련된 다양한 아카이브 물품을 통해 커피의 시대사를 간략하게 전달하고 중간에는 서울역을 연상시키는 모형 기차를 두었다. 오브제의 상단부에는 원형 테이블에서 마주보고 커피를 마시는 장면을 연출하여 전시 콘텐츠 각각의 요소들이 마치 트리 장식처럼 <커피, 케이크, 트리>를 구성한다. 전시 관람을 시작하기 전 가장 먼저 마주하는 이 오브제가 크리스마스의 설레는 기분이 담긴 선물처럼 혹은 매서운 겨울의 추위를 잊을 수 있는 달콤한 케이크와 따뜻한 커피 같은 것이 되기를 바란다.
제비다방과 예술가들의 질주
_신범순,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중간공간제작소,
김성기
제비다방, 낙랑팔러, 멕시코 다방 등 1930년대 경성의 다방은 미술가와 문인 등 모더니스트 예술가들의 교류의 장이자 문예적 공론장이었다. 낙랑파라는 이상, 박태원 등이 속했던 모더니즘 단체 구인회 동인들이 모이던 곳이고, 1933년에 종로에서 개업한 제비다방은 이상이 직접 운영했던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시대의 다방은 단지 차를 마시는 곳이 아니라 문화와 예술을 소개하고 그것을 공유하는 사람들 간에 사회적 관계를 만들어내는 장으로 기능했다. <제비다방과 예술가들의 질주>에서는 특별히 제비다방을 문예다방의 시초로 해석하고, 후에 시대에 영향을 미친 문학적 성과를 이루어낼 수 있도록 기폭제가 되었던 곳으로 주목한다. 전시 공간에 들어서면 이상과 관련 예술가들의 시, 수필, 소설 등 당시의 문학 자료를 기반으로 한 사료를 마주하게 된다. 동선을 따라 크게 원을 그리며 해당 사료를 들여다보고 벽화, 설치 등 공간 곳곳에 숨겨진 이상 고유의 기하학 사유를 통해 마치 시대를 질주하듯 했던 경성의 모더니스트들의 새로운 관점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돌체 2018 _박민준, 윤석철
일제 강점기에는 서울역 앞에 그리고 이후에는 명동으로 이전했던 돌체다방은 시대를 상징하는 음악다방이었으며 문학, 미술, 음악, 영화, 무용 등 다양한 분야의 많은 예술가들에게 문화적 해방구였다. 특별히 클래식 음악이라는 장르를 선구적으로 소개하며 1930년대 경성에서 이념적, 관념적 차원에서가 아니라 경험적, 물질적 차원에서 근대성을 체험할 수 있었던 대표적인 곳이었다. 2018년, 현대의 관점에서 돌체다방의 의의를 회고하고 재해석하여, 1930년대 ‘클래식 음악’이라는 서구의 문화와 예술을 소개했던 돌체다방처럼 새로운 문화예술 플랫폼을 <돌체 2018>을 통해 전달하고 음악가들과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관계가 형성되는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돌체 2018>의 전시 섹션에 참여하는 ‘360Sounds’는 음악, 디자인, 사진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을 매개로 뮤지션, 디자이너, 사진작가, 스케이트 보더 등 다양한 서브컬처의 크리에이터들이 모이고 교류하는 장을 만들어왔다. 지난 13년간 마치 20세기 중반의 돌체다방처럼 새로운 음악과 예술을 제시하며 많은 예술가들에게 문화적 영향력을 끼쳐온 360Sounds의 아카이브(사진, 포스터, 플라이어, 레코드 등)를 통해 서울이라는 도시 안의 서브컬처 흐름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동안 360Sounds를 통해 생성된 많은 교류의 장을 아카이브 전시로 구성하여, 사회적 관계를 만들어냈던 과거 돌체다방의 기능이 새로운 형태로 계승된 것을 전달한다.
360Sounds의 아티스트인 박민준과 윤석철의 큐레이션으로 만들어지는 공연 및 세미나는 뮤지션들이 관객과 직접 소통하는 교류의 장으로서, 과거 예술가들이 대중에게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고 자유롭게 담론을 생성하는 문화예술 플랫폼이었던 다방의 기능을 회고하고 재현한다.
방_백현진
<커피사회>의 <방>은 마치 어른들의 과자 집과 같이 커피로 이루어진 놀이공간이다. 커피를 마시는 행위가 아닌 후각, 촉각, 시각을 통해 만지고 보는 등의 행위가 이루어지는 공간이자 경험의 공간인 <방>을 통해 <커피사회>의 단면을 바라본다.
<방>에서는 개막·폐막 퍼포먼스를 포함하여 전시 중 총 10회 이상의 해프닝 성격을 띠는 퍼포먼스를 전시 공간에서 진행하며 <방>을 만들어가고, 퍼포먼스와 연계되는 라이브 콘서트를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진행한다.
다방이야기 _박정훈, 김창겸 , 김진하
화가, 문인, 영화인들의 창작의 공간이자 꿈이 오갔던 곳 ‘다방’.
일제 강점기의 다방, 해방공간의 다방과 문화, 다방문화의 르네상스라 불리는 50년대와 60년대, 70년대 청년문화와 어우러져 명동을 벗어난 신촌이나 대학가를 중심으로 음악다방이나 다른 형태의 다방이 형성되었다. 80년대 이후 커피숍이나 카페로 불리는 퇴화된 어휘인 ‘다방’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으며, 문학과 예술이 넘쳐나는, 자유가 있는 곳이었다. 현재 복고의 바람과 함께 ‘다방’이라는 이름이 속속 나오고 있다. 그 시절의 낭만과 자유를 그리워하며…
그 ‘다방’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 본다.
서울역에서 금강산 유람-천연당사진관 프로젝트
_이주용
서울역 귀빈실과 고종황제, 황실사진과 사진관 탁자의 커피. 천연당 사진관과 금강산, 그리고 서울역과 금강산의 연결고리를 통해서 한국 근 현대사의 대표 기호품인 커피와 사진관의 관계성을 추적한다. 한국 최초의 상업 사진관은 1907년 해강 김규진 선생에 의해 설립된 천연당 사진관이다. 영친왕의 서필 스승이기도 했던 그는 신 문물과 커피를 사랑했던 고종의 명을 받아 일본으로 사진유학을 떠나게 된다. 고종은 특히 사진과 커피를 좋아했고 근대의 발명품인 사진 찍는 것을 좋아했다. 사진관은 1900년도 초반부터 성황을 이루어 1990년 때까지 명맥을 이어오다가 점차 사라져 간다. 황실 사진가였던 김규진의 천연당 사진관을 서울역 귀빈실에 설치하는 기념비적인 작업을 통해서 그들의 시대를 경험해보고 관람객들로 하여금 금강산을 배경으로 직접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하는 소통 방식이 된다. 한국의 대표적인 커피 애호가로 잘 알려져 있는 고종황제는 1895년 을미사변 당시 피신해 있던 러시아 공사관에서 커피를 처음 맛보게 되었다. 고종에게 커피 맛을 선보인 사람은 러시아 초대 공사 베베르의 처형인 손 탁 여사였으며 고종은 궁중의 다례의식에까지 사용하도록 했을 만큼 커피를 좋아했다고 한다. 이번 전시는 고종과 커피, 황실가족, 그리고 영친왕의 스승인 김규진의 천연당 사진관과 3.1운동을 기념하는 금강산 미륵불 암각 등을 통해 당대의 사회상을 드러내려 한다.
오아시스
_양민영
격무 중 잠시 한숨 돌리러 나온 복도에서, 곧 올 지하철을 기다리면서, 우리는 커피 자판기를 일상 속 잠시에 쉬어가는 곳에서 만날 수 있다. 원두커피 중심의 커피전문점 문화가 자리 잡기 전이고 카페보다는 다방이 많았던 시절, 커피 자판기는 인스턴트 커피의 생산을 배경으로 1977년에 등장했다. 벽에 붙어 있어 ‘벽다방’이라고 불리기도 했던 커피 자판기는 길거리는 물론 회사 안, 관공서, 병원, 대학, 지하철역, 휴게소 등에 설치되었다. 자판기를 포함 실내에서 사용 가능한 각종 커피 머신이나 커피믹스나 캔커피 등을 통해 사람들은 바쁜 일상에서도 손쉽게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되었다.
<오아시스>는 일상의 바쁜 관객들에게 커피 자판기를 통해 휴식과 여유의 이미지를 제공하는 작업이다. 시장 아이스박스의 패턴이나 일상 속 존재하는 그래픽 모티브를 발견하고 전유하는 작업을 해왔던 양민영은 커피와 관련되어, 한국에서 나고 자라며 학습해온 시각 기호들을 디자인에 활용해 자판기 2종을 기획 및 디자인한다. 두 개의 자판기는 커피를 선택할 때 항상 고민에 빠지게 하는 ‘따듯한’과 ‘시원한’ 두 가지로 나뉜다. HOT 자판기는 추억 속의 따뜻한 음료들이 커피에 관한 텍스트가 적힌 종이컵에 담겨 나오는 자판기이며, COOL 자판기는 캔커피처럼 생긴 케이스에 ‘인스턴트 커피’ 미니 북이 담겨 나오는 자판기다.
미니 북 ‘인스턴트 커피’는 인스턴트 커피가 국내에서 최초로 생산되기 시작한 해인 1970년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의 커피 광고를 담고 있다. 인스턴트 커피 광고들은 ‘더 빨라진’ ‘더 간편해진’ 커피 제품으로 ‘천천히’ ‘여유로운’ ‘휴식’을 즐길 수 있음을 강조한다. 책에 담긴 134개의 광고를 통해 한국 인스턴트 커피 문화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티룸
Tea Room
_유명상
오늘날의 카페는 한 개인이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공간으로 쓰인다. 1~2인을 위한 테이블, 공간의 중심에 놓인 바 테이블 등은 작은 규모의 카페는 물론이고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숍에서 보다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한 개인이 사용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이 중요해진 요즘, <티룸>은 개인을 위한 공간이자, 1930년대 경성역에 문을 연 ‘티룸’을 새로운 모습으로 재해석하고 시각화한 작업이다.
<티룸>은 3개의 면을 가진 좁은 방의 모습이다. 면을 둘러싸는 이미지는 예전 경성역, 지금의 문화역 서울 284 공간의 특징적인 모습을 가져와 10개의 변형된 형태로 보여준다. 각각의 이미지는 3개 이상의 면으로 구성된 방으로, 이는 독립적인 공간의 모습인 동시에, 상하좌우로 연결하는 패턴이 된다.
다방활용법
_진짜공간
(홍윤주)&
안성현
중학교 때 학교를 파하고 아빠 퇴근시간에 맞춰 아빠차를 타고 다니던 시절의 약속장소가 다방이었다. 지하였던가? 밝지 않았고 난로 위에는 주전자가 있었다. 나는 주로 야쿠르트를 먹었다.
나의 꿈은 다방마담, 무슨 일이 있어도 크게 동요하지 않을 것 같은 외유내강 왕언니. 동네에 다방이 생겼다는 소식을 들었다. ‘와 드디어 다방이 생겼어, 다방의 특성들을 어떻게 풀었을까?’ 엄청 흥분되는 소식에 달려간 그곳은, 불어인 듯한 알파벳을 읽으면 ‘다방’으로 발음되는 이름의 와플 전문 카페였다.
여행을 하면 들르고자 하는 곳에는 시장, 댄스클럽, 다방이 있다. 다방에 들어갈 때는 긴장이 있다. 그곳이 하필 티켓다방일 수도 있고, 문 열자 주목하는 시선에 기죽지 않고 들어갈 마음의 준비도 필요하다. 상업공간이라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지만 특정 세대가 전유하기에 높이 느껴지는 문턱, 지나면 별 거 아닌 그 순간을 넘어서면, 옥빛 찬란한 소파에 앉아 스타벅스에서는 절대 못 느낄 정서적 흔들림을 경험할 수 있다.
다방은 과거의 것이 아니라 현재도 작동하며 공존한다. 다층적인 커피문화의 한 단면인 다방을 재조명하면서 특정 세대가 향유하는 다방 활용법으로 세대 간 문화의 작은 교집합을 만들어 보고자 한다. 진짜공간을 만드는 건축가 홍윤주와 가짜공간을 만드는 영화미술감독 안성현이 진짜다방을 관찰하고 가짜다방을 만들다.
커피와 밀리터리 _김찬우 & 더37벙커
<커피와 밀리터리>는 광복 이후부터 한국전쟁, 그리고 경제성장기에 접어들게 된 1960년까지 민간에서 통용된 미군 배급품 및 전투식량, 구호품 등을 통하여 당시의 혼란스러웠던 일면을 살펴보고, 또한 격동의 시대 속에서 커피가 어떻게 한국인들이 즐기는 기호식품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는가를 살펴보기 위하여 기획되었다. 이 시기는 전쟁을 통하여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에 한정적으로 유입된 커피가 전쟁 중에 군에서 민간으로 보급된 배급품 및 구호품을 통하여 서민들이 즐겨 마시는 기호품으로 정착하게 된 시기이며, 동시에 광복 이후 정부수립과 전쟁, 그리고 경제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며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정체성을 새로이 확립하게 된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미군의 전투식량이나 배급품 등에 포함되어 있던 인스턴트 커피는 이후 대한민국의 커피 저변 확대와 한국적인 커피 소비문화를 정착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전시는 광복 이후 대한민국이 새로이 태어나는 시점을 출발점으로 삼아, 격동의 시기에 파란만장하고 혼란스러웠던 역사와 시대를 조명하고 있다. 전시는 당시 미군이 사용한 전투 식량과 배급품뿐만 아니라 포스터, RTO에 관한 자료들, 그리고 당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사진, 식기, 축음기 등을 함께 전시하여, 광복 이후 커피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 된 계기와 그 맥락을 제시한다.
커피대중 _주재환
<커피사회> 전시 공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커피대중>의 여덟 개 작품들은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커피를 재료로 사용해 작업한 것으로 시대와 사회, 개인의 내적 성찰을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지한 성찰과 사유로 느끼게 할 것이다. 커피와 다방을 모티브로 선별한 작품들은 예술의 사회적 의미와 역할에 대한 오랜 화두를 떠올리게 한다.
작가는 근대화 과정에서 형성된 권위주의의 폐해와 우리의 삶 깊이 스며든 세속적이며 속물적인 배금주의, 약탈적 이기주의가 판을 치는 어두운 면을 유쾌하게 풍자하고 현실에 참여하는 작가로서 발언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개인의 자유, 행복과 함께 우리 사회의 올바른 길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해온 작가의 삶과 작품 세계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랑방과 광장-
다방 인터뷰 프로젝트
_김노암,
김성기,
김수인,
이 영상작업은 1945년 해방을 전후해 격동하는 한국의 사회문화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하나의 통로로서 다방의 변천사를 실제 다방을 이용했던 사람들의 영상인터뷰로 아카이브한 것이다. 인터뷰 참여자들은 원로 미술평론가인 이구열 선생을 비롯해 원로 작가 김구림, 주재환, 박영숙, 성능경 선생 등이 참여했고 원로 연극인 엄희용 선생을 비롯해 강홍구 작가, 우실하 박사, 윤진섭 미술평론가, 이상현 작가, 김창겸 작가와 젊은 바리스타 노영우씨가 참여했다. 또한 80년대 말 실험적인 예술 공간을 지향했던 일랙트로닉 카페를 함께 만든 안상순 선생, 금누리 선생 등이 참여했다. 무엇보다 문예다방과 음악다방, 그리고 예술가들의 창작과 교류, 소통의 장으로서 다방의 문화사적 의미를 재고할 수 있도록 영상인터뷰를 구성했다.
근대의 맛
근대의 맛
_문화역서울 284,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중간공간제작소
후원: 라마르조코 코리아, 체스오디오
1925년에 완공된 구 서울역은 근대 시기의 대표적인 공간이다. 역사 내 2층에 있었던 ‘그릴’은 경성 최초의 서양식 레스토랑으로서 정치, 문화예술계 유명 인사들의 방문이 잦았으며 시인 ‘이상’의 소설 ‘날개’에도 등장한다. <근대의 맛>에서는 1920년대의 기억을 담고 있는 근대 문화공간 ‘그릴’에서 오늘날의 커피를 마시며 지나간 시간과 현재의 교차점을 경험해 볼 수 있다.
커피의 메뉴는 개화기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마다 특유의 제조법과 맛을 선보이며 변모해왔다. <근대의 맛>에서는, 오늘날 우리가 가장 즐겨 마시는 커피 메뉴를 개발해온 참여 카페들이 ‘근대’를 주제로 새롭게 만든 커피를 선보인다. 승객들이 각자의 열차를 기다리던, 등받이가 높은 대형 대합실의자는 커피바를 중심으로 서로를 마주보며 둘러앉아 같은 커피를 기다리는 의자가 된다. 붉은 카펫 위에 한배를 탄 기분으로 서로가 한때의 같은 맛을 기억하기 위하여.
커피사회 아카이브
_문화역서울 284,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중간공간제작소
<커피사회 아카이브>에서는 커피의 기원과 전래 과정, 대중화되던 초기부터 오늘날 발달된 커피 도구 세트, 추출 기술이 등장하기까지 커피를 끓이는 방법과 도구가 변화해 온 모습을 작은 카드처럼 제작한 600여개의 삽화를 통해 한눈에 살필 수 있다. 기찻길의 레일을 모티브로 구성한 공간에서 수백 년에 걸친 커피의 역사처럼 길게 늘어선 구조물을 따라 커피 문화의 형성과 발전의 이야기를 시기 순으로 정리한 커피 연대기를 소개한다.
윈터 클럽
윈터 클럽
_윤율리(아카이브 봄), 김경태, 김성구, 김한샘, 들토끼들, 양아영, 이상익
후원: 우리인터내셔널
<윈터 클럽>은 <커피사회> 내부에 위치한 전시 속의 전시다. 주로 계보적인 문화 탐구로 구성되는 다른 섹션들과 달리 <윈터 클럽>은 수평적이고 혼종적인 이미지를 미술의 방식으로 수집하고 나열한다. ‘커피를 마시자’는 제안에는 여러 가지 다양한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이때 커피는 일종의 투명한 매개다. 겨울, 실내 스포츠, 클럽 액티비티 등을 소재로 만들어지는 <윈터 클럽> 대합실의 풍경은 커피를 구실 삼아 작동하는 사회적 관계들에 관한 환유이며, 겨울을 통해 우리가 느끼는 불분명한 소속감, 일시적인 연대의식을 다룬다.
문화역 카페사용법
비정형의 사물들
_최장원
<비정형의 사물들>은 서울역 안과 밖에 숨겨진 공간들을 소개한다. 익숙한 장소와 낯선 사물들과의 조합은 유휴 공간 사이사이에 시각적인 호기심과 긴장감을 제공한다. <비정형의 사물들>은 오랜 세월의 풍화를 견뎌낸 서울역 내외부의 재료들과 장식, 그리고 장소에서 찾을 수 있는 다양한 도형과 디테일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공간적인 장치이자 프레임이기도 하다. 바라보는 입면의 각도에 따라 기존 건물의 확장된 부분으로 보이거나, 때로는 낯설고 대비되는 사물로 인식될 수 있다.
전시장 1층 복도와 ‘소식당’으로 사용되었던 브릿지 공간은 서울역의 건축과 주변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뷰포인트를 제공하고, 중앙홀에 새롭게 구성된 전시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 공간으로 탈바꿈된다.
커피바
_문화역서울 284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중간공간제작소
후원: 우리인터내셔널
문화역서울 284 본관의 끝 부분이자 서울역이 시작되는 플랫폼과 가장 맞닿아 있는 곳에 위치한 <커피바>를 본관과 서측복도의 전이공간으로 설정하였다. 추후 기획전시 외 상설 운영을 위한 동선을 고려한 것으로 본관 건물의 안과 밖을 연결하는 기능을 부여한 것이다. 또한 1920년대 시점으로 복원되어 있는 실내 공간과 1960, 70년대 방식으로 제작된 서측복도의 중간 정도의 시대성을 담을 수 있도록 하였다.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커피바> 주변 창문 너머로 보이는 콘크리트 벽과 냉난방기 실외기 등을 가리고 하늘과 플랫폼만 보일 수 있도록 시야를 확보하였으며, ‘서측복도 라이브러리’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책과 커피 그리고 플랫폼이 한 눈에 보이는 문화역서울 284만의 카페 공간을 구축하였다.
캐피탈-레귤러 _최근식
1920년대 르네상스 건축양식의 서울역은 서울시민들에게 매우 이국적인 느낌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그 이국적인 건축물은 커피 같은 서양 신문물을 대중이 접할 수 있었던 공간이 되기도 하였다. 커피가 갖는 다양한 의미 중, 쉼과 대화라는 사교적인 측면에 집중해 가구를 디자인하였다. 디자인 시작점은 르네상스식 건축물 서울역의 한 부분인 필라스터(pilaster)의 주두부 캐피탈(capital)을 염두에 두었다. 전체 구상한 시리즈 중 기본형이 레귤러(regular)임을 고려하여, 작품명을 ‘캐피탈-레귤러(Capital-regular)’로 하였다. 디자인은 서울역의 건축요소와 클래식 기차역 벤치의 디테일을 모던화하였으며, 과거를 이어온 현재 시점의 가구를 표현하고자 하였다.
<Capital-regular>는 문화역서울 284의 전시공간과 어울리도록 재료나 장식이 과하지 않으면서도 건물이 가진 역사성을 유지하는 데 결을 같이하고자 하였다. 이제 카페는 단순히 커피 마시는 공간 이상의 의미를 가진 사교와 문화 활동이 일어나는 장이 되었다. <Capital-regular> 가구들은 가구 자체의 눈에 띄는 존재감보다는 공간과의 조화를 우선시하여 커피를 마시는 쉼의 시간에 조력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연출하였다.
모토
엑스프레스 (MOTOExpress)
_모토엘라스티코(MOTOElastico), 시모네 카레나, 마르코 브르노, 김민지, 강완규
사람들이 카페에 가지 않으면 카페가 사람들을 찾아간다. 그리고 이때 오토바이를 타고 사람들을 찾아간다. 커피는 처음부터 매우 사교적인 음료였다. 사람들은 뜨거운 음료를 마시고 담소를 나누기 위해 지정된 장소에 모이곤 했다. 갓 내린 커피, 에스프레소, 마끼아또, 아메리카노, 카푸치노, 라떼는 여전히 연기가 나는 뜨거운 상태에서 카운터나 테이블에서 마시고 나가는 음료였다. 테이크아웃은 존재하지 않았다. 서울역 앞의 공간도 매우 인기 있는 ‘길다방’이었다. 사람들은 음료 리어카 주변에 모여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다방커피를 마시곤 했다.
현대 사람들은 끊임없이 움직인다. 이러한 문화는 커피 한 잔을 놓고 사회적 상호작용을 할 시간조차 가질 수 없게 만든다. <모토엑스프레스>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 사람들이 다시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해준다. <모토엑스프레스>는 커피를 제공하는 모바일 장치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커피 공간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모토엑스프레스>는 커피를 제공하는 공간과 마시는 공간, 두 유닛으로 이루어져 있다. 순회하는 카페로, 개조된 전동모토콤포가 두 유닛을 이끄는 열차 호송 차량이다. <MOTOEXpress>는 매력적인 커피 여행의 출발점이자 도착점으로, 서울역 앞 광장에 생명을 불어넣어줄 것이다.
Small Storage Series_전산
<Small Storage Series>는 조합하고 나누는 방식을 통해 쓰임에 대한 관점을 공유한다. 찻잔, 스푼, 티백 등의 커피용품 및 다양한 사물의 수납을 위한 소가구 혹은 이동이 가능한 작은 카페로 여러 가지 활용법을 통해 새로운 쓰임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길게 이어지는 2층 복도를 따라 각각의 모양을 가진 <Small Storage Series>를 배치하여 정렬된 유닛 속에 담긴 다채로움을 전달한다. 나왕 에디션을 시작으로 색면 에디션, 철제 에디션까지 총 3개의 리미티드 에디션을 전시기간 동안 3회에 걸쳐 소개한다.
station geometry_
SWNA
구 서울역사는 100여년의 역사를 가진 건물일 뿐 아니라 건축적으로도 의미 있는 건물이다. 과거의 한국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서양식 건축물로 돔 형태의 천장, 다양한 형태의 기둥과 계단 그리고 벽면들, 화려한 르네상스식 장식물 등의 요소를 가지고 있다.
<station geometry>는 원래 역사였던 건물이 예술의 장으로 재해석된 문화서울역 284처럼, 구 서울역사에서 찾아볼 수 있는 다양한 건축 요소들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재해석하여 원래의 조형과 소재의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새롭게 해석된, 추상적이면서도 새로운 형태의 오브제로 만들고, 구 서울역사에 존재했던 공간별로 나열함으로써 새로운 이미지의 구 서울역사를 연출하였다.
구 서울역사의 일부가 그대로 보존된 공간에 디자인 언어를 통해 새롭게 해석된 오브제들이 어우러져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station geometry>를 관람하면서, 구 서울역사에 숨어있는 건축적 디테일들을 더 눈여겨보고 구 서울역사의 건축적ㆍ역사적ㆍ문화적 가치까지도 마주할 수 있다. 근대문화 공간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한 기획전 안의 또 하나의 작은 전시로써 깊은 커피 향기 속에 지나간 시대에 대한 사유를 잠잠히 전한다.
크리스마스 마켓, 선물의 집
<선물의집>
_워크룸 박길종
서울과학사 종언X종범
1920년대부터 누구에게나 열린, 우연한 연결과 만남의 장소로 시대와 함께해온 ‘역전 공간’을 테마로 삼아 기획하였다. 역전에 깃든 과거-현재-미래의 다양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펼쳐 보이는 문화예술 생산의 공간, <크리스마스 마켓, 선물의 집>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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