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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로그(필름+디지털) 흑백사진가 백상현 씨 ‘시화호의 내면세계’ 사진전 열어
백상현 디지로그 흑백 사진작가 9번째 개인전
제목 : 시화호의 내면세계
장소 : 안산 단원 미술관 2관
날짜 : 2019.3.26.~3.31
오프닝 : 2019.03.26 오후3시
디지로그(필름+디지털) 흑백사진가 백상현씨가 20년 (1997년 ~ 2018년) 동안 Doumment 로촬영한 사진을 안산 단원미술관에서 시화호의 내면 세계라는 제목으로 (2019.3.26~3.31.일)까지 개인 전시회를 갖습니다.
울산 현대자동차 연구소에서 근무하다 1994년 화성 남양 연구소로 전근오면서 시화호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1997년 고정리 태정 염전으로 우연히 촬영을 나갔다가 수 많은 동, 식물 들이 시들고 썩고 뒹굴고 숨이 막혀 죽어가는 생명들을 보면서 미묘한 감정이 느껴졌다
나는 문득 노장사상 무위자연(꾸밈없이 자연의 순리에 따은 삶)이라는 글이 생각 난다 1994년 2월 시화방조제가 완성된후 1300만평 인공 호수가 생겨나고 3500만평의 광할한 갈대 밭이 펼쳐지면서 고기잡이로 생계를 유지하던 사람들이 터전을 잃고 몇푼 안되는 보상금을 받고 쫒겨나는 신세가 되었고, 이미 폐쇄된 염전 밭 소금 창고는 도구들만 널 부러져 있어 시화호의 내면속에 자리 잡고 있는 환경 변화를 Document 사진으로 기록하여 작품사진으로 승화 시켜보고 싶었다.
지금도 시화호는 진행형 이고 이미 파괴되고 사라져 버린 환경을 얼마나 제자리로 돌려 놓을 수 있을까 시험장을 보는것 같다. 편리함만 추구하고 개발에만 몰두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은 자연이 얼마 만큼 용서하고 있을까? 시화호를 보면서 미묘한 감정들이 쌓여온다.
프로필
개인전 9회
2019년 시화호의 내면세계
2017년 old House
2012년 삶의지혜
2011년 삶의지혜
2008년 령(靈)
2004년 양수리의 아침
2002년 넋
1998년 시화호
1996년 입적일기
단체전
1995년 동북아시아 사진교류전 3회
초청전
2011년하늘꽃 별자리전
2011년 Madein 뉴욕전
2017년 부산국제사진제 초대출품
출판
2008년 령(靈)
2019년 시화호의 내면세계
경력
사단법인 한국 사진작가협회 회원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 도서전 출품 | 령(靈)
(사) 환경미래연구소 녹색학교 융합사진예술부 교수 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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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지는 것들의 아름다움
● 사라지는 것에 대한 연민의 기록
지금 돌이켜 보면 젊은 시절에는 물질적으로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주위에 많은 것이 있었던 것 같다. 그때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는 줄 알았고, 주위의 친구들도 내 곁에 영원히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어느덧 시간이 흐르고 중년이 된 지금 시점에서 나에게 남아있는 것은 무엇이 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본다. 이런 생각이 드는 이유는 '부지불식(不知不識)'간에 과거의 지나간 시간의 추억이 떠오른 것이다. 그렇다면 ‘기억과 추억의 차이점’은 어떤 점이 다를까? ‘기억’은 단순한 과거의 사실을 잊지 않고 머릿속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지만, ‘추억’은 그 기억을 더듬었을 때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하며 때로는 술안주로도 좋은 무엇일 것이다. 일반인들은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며 잠시나마 그 시간을 짧게 음미하지만, 사진작가는 자신이 과거에 찍은 사진을 바라보면서 추억을 떠올리는 작용은 일반인과는 다른 감흥이 있을 것이다.
과거의 추억은 작가의 시선에 따라 달리 보이기 마련인데, 한편으로는 삶의 에너지가 되기도, 멜랑콜리(Melancholy) 한 상태에 빠지게도 만든다. 백상현이 찍은 시화호 사진은 다시는 돌려질 수 없는 시간과 공간의 부재를 극한까지 밀어 올린 안타까운 마음이 묻어있다. 이때의 안타까움의 극한은 무엇일까? 그것은 시간을 넘어서는 기억이며, 즉물적으로 시각에서는 결국 그리움의 대상 자체가 없어지는 역설이기도 하다. 이러한 대상의 부재인 미학은 사진예술에서 헤아릴 수 없이 반복되는 어떤 심리적 원형의 수준으로까지 이어진다. 사진 이론에서 언급하는 존재의 부재는 19세기 사진의 발명부터 현재에 걸쳐 계속해서 반복될 수밖에 없는데, 이 사진 속의 풍경들도 결국은 제 개발하면서 실체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즉 대상이 증발하고 남은 그리움의 자리에 인공물이 들어차는 대상 부재의 공간이 성립한다. 사진 속 풍경은 사라지고 그 대신 사진작가가 그 당시에 느꼈던 감정, 추억 등이 남겨진다. 결국 안타까운 표현이라는 작가의 마음은 감정의 문제만이 아니라 표현되지 않는 표현이 생성되는 것이다.
백상현의 사진에 담겨있는 시화호는 경기만의 넓은 갯벌에 물막이 공사와 매립공사를 통해서 만들어진 호수를 말한다. 즉 바다에 방조제를 건설하면서 생긴 인공호수로서, 시흥과 화성 두 도시에 걸쳐있다고 해서 첫 글자를 하나씩 사용해서 시화가 되었다. 인공호수를 만든 목적은 간척사업을 통해서 국토를 넓히고, 넓어진 땅에 농사와 공단을 지으려 했지만, 대도시의 하수가 이곳으로 유입되고 간척지의 퇴적물 등으로 수질이 악화하였다, 결국은 원래 계획을 포기하고 현재는 해수호로 관리되고 있다. 도시 개발은 결국 시화방조제를 중심으로 바다와 육지라는 명확하지 못한 경계를 만들어냈다.
작가가 촬영한 경기도 시화호 주변의 풍경은 눈앞을 가로막는 인공 구조물은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평평한 대지는 황량하기 이를 데 없다. 예전에 시화방조제로 바닷물이 막히기 전에는 섬이었던 우음도와 형도, 어도는 지금 시화호의 그늘 아래 있게 되었다. 시화방조제가 완공되면서 섬과 육지를 잇는 간척지가 생기면서 섬에 있던 유일한 학교인 우음분교는 폐교 되었다.
우음도에는 각시당 설화가 전해지고 있다. 옛날에 금실이 좋은 부부가 살았는데, 남편이 바다에 나갔다가 돌아올 때면 아내는 바다 한가운데 너럭바위 섬으로 마중을 나가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돌아오기만을 늦도록 기다리던 아내는 밀려드는 바닷물에 갇혀 죽고 말았다. 이후 주변 사람들은 금실 좋던 부인의 죽음을 애도하여 이 섬을 각시당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1970년대 해병대 초소가 세워졌고 지금은 시화방조제가 생기고 난 후 바다가 막혀있고, 앞으로는 이마저도 제 개발을 통해서 없어진다고 한다.
작가는 20년째 시화호의 변화를 기록하고 있으며, 우리 주변에 있지만 소중함을 간과하는 우리 것들을 흑백사진으로 기록하고 있다. 그의 사진을 살펴보면, 바다 위 방조제를 달리는 자동차의 속도감, 폐교가 된 학교의 흔적들, 시화호에서 겨울 낚시를 하는 사람들, 시화호에 마지막까지 사는 주민들의 모습이 보인다. 차도 옆에 죽어있는 고라니, 주인 잃고 버려진 나룻배, 호수 근처에 날아다니는 새떼 무리, 바람에 실려 오는 비릿한 호수의 내음만이 이 땅의 모습을 대변할 뿐이다. 쓸쓸하게 들판에 우산을 쓰고 앉아 있는 마을 사람, 갯벌과 염전에서일하다 버려진 부패한 신발, 짙은 고요함과 어둠이 더 잘 어울리는 땅, 바로 이곳이 바로 작가가 바라보고 있는 세상이다. 이번 전시는 과거를 잊지 않으려는 작가의 의지가 반영된 사진이다. 카메라는 시화호의 풍경을 유유히 담아내고, 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며, 화면 속에 담긴 나무와 들판, 사람과 바람은 정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모든 것이 너무나 빠르게 돌아가는 지금, 백상현 작가는 잊혀지는 것들의 아름다움을 조용히 읊조린다. 현대사회는 아파트와 같은 도시 생활로 자연의 풍경들이 사라져간다. 이런 현상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군가는 기억해야 할 소중한 추억이다. 백상현이 이번 전시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으로서, 관람객들에게 주변의 소중함과 잊혀져가는 것들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김석원(고려대학교 역사연구소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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