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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박자 쉼표를 찍을 수 있는 여유!!!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경험이었다.
3호선 전철을 타고 일산을 가는 중에 구파발 종착역까지 들어갔다 나왔다.
구파발행이라 내렸다 대화행으로 갈아타야 하는데...
방송멘트가 울리기는 했지만, 멘트를 잘못 들은 줄 알고
우리 칸 사람들만이 서로들 눈치만 보며 눌려 앉아 있다가
종착역까지 들어가게 된 것이다.
우리 칸 여덟 명...
예쁘고 여성적인 세 명의 아가씨들, 알고 보니 일본인들...
이어폰을 꽂고 있던 등산복 차림의 중년의 커플...
할머니 두 분... 그리고 이것도 저것도 아닌 나...
커플의 남자가 자기들끼리 일본어로 말하는 맞은 편 아가씨들에게
“일본에서 왔어요?”
“방사능 피해서 왔어요?” 물어보자
그 중 일본인 아가씨 하나가
“그런 말... 하지 마세요.” 하며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계속 눈여겨보며 왔던 터라 그 모습들이 귀여워 보였다.
또한 한국인 남자의 스스럼없는 질문에서 일본에 대한 열등감에서 벗어난 듯-
이제 우리가 우위에 있다는-어쩜 거드름을 피우는 듯한 자만심도 느껴졌다.
난 세미나 시간에 맞출 수는 없었지만 그다지 언짢지 않았다.
그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고
이런 경험도 하고 저런 경험도 하고
이런 대화 저런 대화도 들을 수 있으니 말이다.
너무나 쫓기는 삶에 한 박자 쉼표를 찍은 게 아닌가 한다...
2011.6.19.토. 오전11시 찬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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