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빛담 ‘시흥-경기아카이브 project’ 김은경, 심선아, 안한식, 윤재경, 이광순, 임수식, 최옥윤, 황영주
빛담-경기 아카이브 사진연구회
<시흥―경기아카이브 Project> 전시·출판
빛담-경기 아카이브 사진연구회는 현재 우리나라만의 특별한 문화와 도시, 자연의 풍경, 삶의 환경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아카이빙하여 널리 알리고, 이를 자료화하기 위하여 뜻을 같이한 사진작가들의 모임이다.
사진가 단체인 '빛담'은 2013년부터 급변하는 우리나라를 기록하고 정리 보관해야하는 필요성에 공감하는 사진가들이 모여서 2022년까지 10년간의 작업을 목표로 시작하였다. 해마다 시·군을 지정하고 그 지역을 주제별로 세분화하여 1인이 한 개 이상의 주제로 이 시대의 각 지역을 기록하는 사진작업을 한 후 이를 취합하여 자료화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빛담'이 경기도 지역에서부터 사진작업을 시작한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경기도가 가장 많이 변하고 있는 지역임을 인지하고 이를 하루 빨리 기록해야겠다는 의견의 합의를 보았다.
따라서 ‘빛담’은 2013년부터 해마다 서울시 인근의 한 지역을 선택하여 1년 동안 일련의 답사와 조사를 거쳐 특정장소의 풍경과 인물들을 각자 사진으로 기록해왔다. ‘빛담’은 화성(2013)을 시작으로 파주(2014), 성남(2015), 남양주(2016), 안산(2017), 여주·이천(2018)을 선택하여 전시와 도록을 출판하였고 올해는 시흥(2019)을 택하여 작가 각자가 선택한 주제에 따라 장소, 인물을 선정하여 전시·출판할 예정이다.
사진을 매체로 삼아 장소에 대한 기록을 시도한 ‘빛담’의 작업은 기록 사진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을 아우르면서 그 가능성을 탐색해 왔다. “사진”, “장소”, “인물”, “기록”이라는 중심 키워드의 접점을 모색하여 도시 곳곳을 서성이면서 자신들이 카메라 렌즈를 통해 본 것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이어간다. 이 질문들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소통하며 답론화하기 위해 일련의 작업들을 기획하고 이를 출판·전시하면서 7년간의 작업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1차전시
장소: 경기 시흥시 소래산길 11 시흥 ABC행복학습타운 아람관
어울림갤러리
일시: 2019년 11월 24일 일요일 – 11월 26일 화요일
2차전시
장소: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11길 10-4
공간291
일시: 2019년 12월 17일 화요일 – 12월 22일 일요일
참여작가
김은경, 심선아, 안한식, 윤재경, 이광순, 임수식, 최옥윤, 황영주
전시경력
2013년 11월 경기 화성 You&I Center, 메타폴리스, 병점역사에서 <화성―빛담 Project 2013 Eihibition>
2014년 10월 경기 파주 교하아트센터에서 <파주―빛담 Project 2014 Eihibition>
2016년 01월 경기 성남아트센터에서 <성남―빛담 Project 2015 Eihibition>
2017년 03월 경기 남양주아트센터에서 <남양주―경기아카이브 Project>
2017년 10월 경기 안산 단원미술관 둘레길에서 <안산―경기아카이브 Project>
2017년 11월 수원국제사진죽제 참여
2018년 10월 경기 이천 아트홀, 여주 강천보 한강문화원에서 <안산―경기아카이브 Project>
2019년 03월 서울시 광화랑에서 <이 시대를 기록하다>
2019년 11월 경기 시흥 어울림갤러리와 12월 서울 공간291에서 <시흥―경기아카이브 Project> (전시예정)
책 출판
2013년 <화성―빛담 Project 2013>
2014년 <파주―빛담 Project2014>
2015년 <성남―빛담 Project 2015>
2016년 <남양주―경기아카이브 Project 2016>
2017년 <안산―경기아카이브 Project 2016-2017>
2018년 <여주·이천―경기아카이브 Project 2017-2018>
2019년 <시흥―경기아카이브 Project 2019> (출판예정)
사라질 장소,
남겨질 사진들
경기아카이브사진연구회(빛담)-시흥
안소연
미술비평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벌써 수년 간 쌓여진 이 기록물들은 여럿의 사진 찍는 행위로 이루어진 결과다. 경기아카이브사진연구회(빛담)는 화성(2013), 파주(2014), 성남(2015), 남양주(2016), 안산(2017), 여주·이천(2018)을 거쳐 시흥(2019)에 이르는 동안, 매해 경기 일대의 지역 중 한 곳을 정하여 1년 간 각자 아카이브에 충실한 사진 기록 작업을 함께 해왔다. 일련의 프로젝트를 통해 사진이 지닌 기록적 특성에 모두가 주목해 오는 동안, 동시에 경기아카이브사진연구회는 사진의 객관적 지표를 넘어 이미지의 함의에 대해 개별적으로 확장해 나갔다. 특히, 초기 유형학적 사진에 동력을 얻어 아카이브 사진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를 두고 출발했는데, 어떤 시기에 접어들면서, 이들은 이미지의 객관성을 맹목적으로 추구하기 보다는 실제의 대상에 대한 사진가의 시선을 강조함으로써 “기록으로서의 사진”이라는 명분을 찾는데 연연하지 않고 되레 “사진으로서의 기록”이라는 매체적 특성을 재인식하는 면모 또한 드러냈다. 나는 첫 회 전시부터 시작하게 된 이들과의 비평적 협업을 지금까지 지속해 오는 동안, 유독 이번 전시에서는 한 지역에 대한 기록 사진의 투명한 실체 보다는 한 개인이 카메라를 통해 낯선 장소를 들여다 보는 불확실한 시선과 또 그 낱낱의 시선에서 감지되는 미세한 변화들에 대해 가늠해 보게 됐다.
먼저, 황영주는 시흥의 옛 문화를 기리는 유적지와 현재의 생활상이 엿보이는 해안길을 각각 사진에 옮겼다. 이전에도 종종 유적지나 과거의 오랜 시간 층을 간직하고 있는 특정 장소에 주목해 왔는데, 이때 그는 한 장소의 박제화된 풍경을 그대로 포착하기 보다는 현재라는 시간 안에 과거를 놓는 방식 혹은 과거를 기억/기록하는 현재의 방식에 더 큰 관심을 두었던 것 같다. 말하자면,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연속이라는 역사적 시간 인식에 의해 쉽게 박제화 되는 과거의 시공간을 사진으로 한껏 더 단단하게 고정시켜 놓기 보다는, 오히려 과거의 시공간을 인식하는 현재의 느슨한 태도에 스스로의 시선을 돌려 “과거를 보는 방식”과 “사진의 보는 방식”을 나란히 중첩시킨 일련의 특징을 보여준다. 특히 기념비나 옛 건축물을 사진의 대상으로 가져올 때, 황영주는 어쩌면 그 대상 자체에 대한 관심 보다는 그것이 현재의 시공간에서 의미를 얻기 위해 조성되는 일련의 “구조”에 카메라 초점을 두고 있다. 그것은 일상의 풍경을 관찰할 때도 마찬가지다. 그는 해안길의 거대한 자연 풍경과 그 길을 따라 만들어진 인공의 현실 풍경을 중첩시켜 거대해진 현재의 시공간을 바라보는 자기만의 시선을 모색한다. 현실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때때로 어떤 식상한 클리셰도 드러나고 예기치 못한 우연도 개입되고 그러는 중에 어떤 한 자리에서 서 있는 한 사람의 깜박거리는 눈길이 강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안한식의 사진은 대상과 관계 맺고 있는 사진가의 위치가 언젠가부터 크게 부각됐다. 스펙터클한 신도시의 파노라마 풍경을 기록하기도 했고, 특정 인물들에 가까이 다가가 그들을 정지시켜 놓고 굳건한 조각상처럼 견고한 윤곽선 아래 초상 사진의 면면을 실험하기도 했다. 그는 사진의 대상과 자기 자신 사이의 적당한 거리를 점유해 놓고, 거기로부터 그 대상에 대한 윤곽을 탐구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찍은 사진은 언제나 현실에 대한 진실한 사실성이 직관적으로 드러나면서, 동시에 그 선명함이 불러일으키는 비현실적인 감각이 불쑥 감지된다. 이번 시흥 프로젝트에서 그가 접근한 주제는 “시흥 10경”이다. 그야말로 한 지역의 명소들을 찾아내 그것에 충실한 객관적 사진 기록을 남겼다. 다시 말해, 관광 사진 같은 선명함을 과시할 만한 풍경의 윤곽을 관찰한 것이다. 사진이 보장하는 객관성을 그는 십분 활용하지만, 그의 사진은 그러한 객관적 정보로 보여지는 사실로서의 이미지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또한 생각하게 만든다. 저 대상과 어느 만큼 떨어진 자리에서 어떤 자세로 어떻게 만들었는지를 가늠케 하는 사진의 선명함이, 사진이 담아내고 있는 대상에 대한 진실함 보다는 사진가의 시선에 대한 진실함에 다가가도록 한다.
한편, 주로 한 지역 공동체 안에서 기념하는 보호수에 주목해 일련의 지속적인 작업을 해온 김은경은 최근 그 주제를 보호수와 길로 확장했다. 보호수와 관련한 그의 사진은, 역사적 기록과 문헌 및 마을 사람들과의 구술 인터뷰를 통해 얻어진 여러 층위의 정보를 토대로 그 기록의 실체를 증명하여 기록하는 비평적 성격을 갖는다. 이를테면, 공적 절차를 통해 보호수로 지정된 나무들의 현재 모습과 그것이 처한 환경적 혹은 제도적 상황을 가감없이 드러냄으로써 문서 기록에서 누락되어 있는 이미지 기록을 첨부하며, 나아가 그것을 통해 과거로부터 지속된 가치가 현재에 처해있는 모습을 교차시켜 놓음으로써 기록과 기억에 대한 다층적인 사유를 함의하는 사진가의 태도를 보여준다. 최근에는 도시 재생 및 개발에 따라 경기 일대의 외곽지역들이 관광화의 물결을 타고 산책로나 관광로를 조성하는데 있어서, 김은경은 그렇게 이름 붙여진 길의 면면을 사진에 담고 있다. 한 지역 공동체의 역사적·사회적·문화적 가치에 의해 선택되어진 나무나 옛길이 제도적으로 보호되고 기념되는 과정에서, 현재라는 시공간 위에 오작동 되는 풍경을 김은경의 사진은 드러내고 있다.
심선아는 항상 거시적인 풍경에서 미시적인 초점을 찾아내 그 둘을 한 데 병치시켜 놓는 태도를 보여준다. 예컨대, 그는 영화세트장이나 신도시의 중심가, 대형 아울렛에 드리워진 폐허 풍경을 장소가 지닌 거시적인 스케일을 바탕으로 그 과시적인 거대한 풍경과 충돌하는 미시적인 형상에 동시에 파고들었다. 그리하여, 심선아의 사진은 대부분 시간이 멈춘 듯한 거대한 세계의 시각적 공포와 그 안에서 자라나고 있는 이질적인 서사의 가능성을 가늠케 한다. 작은 표지판, 스티커, 마네킹 등의 잔해와 형상들이 마치 굳은 화석처럼 단단한 배경을 뚫고 비현실적 상상의 서사를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 심선아는 뭔가 기능을 다한 듯 화석화된 시공간에 다가가 그 풍경에 잠재되어 있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단서들을 추적하고 그것이 스스로 이루어내는 서사의 가능성을 사진으로 포착한다. 따라서, 그의 사진은 항상 양립하기 어려운 상이한 가치들이 병치되어 공존함으로써 그것이 촉발하는 긴장감 속에서 지극히 거대한 세계와 마주하고 있는 한 개인의 불확실한 시각적 상상력을 자극한다. 그는 그렇게 불확실한 자리에 사진가인 자신의 시선도 함께 놓는다.
최옥윤의 사진에는 언제나 수수께끼 같은 묘한 향수가 있다. 삶과 죽음, 희극과 비극, 아름다움과 처참함이 공존하는 가운데 우리가 어딘가에서 잃어버린 원초적인 것에 대한 비애와 상실감이 사진 속에서 어떤 향수를 일으키고 있다. 그는 주로 경기 일대의 수도권 외곽이라는 장소성에 다가가, 특히 소외되고 낙후된 지역과 그곳이 도시 개발의 속도에 밀려 폐허로 소멸되어가는 순간에 주목해왔다. 이때, 사진가로서 최옥윤의 시선은 죽음으로 향하는 소멸의 순간에 그 폐허를 뚫고 나오는 생의 흔적과도 같은 “존재들”을 사유하는 태도로 나아간다. 말하자면, 그는 생의 절정을 보내고 차가운 폐허에 덮인 시공간에서 제 형상에 각질처럼 쌓인 생의 흔적들과 그것이 기억해내는 생의 낭만과 온기 등을 담담하면서도 정성스럽게 사진에 담아낸다. 그렇기에, 최옥윤의 사진은 그 “무명의 장소에서 사라진 무엇을 기억해내야 하는가”라는 당위와 명분 조차 뒤로 밀어 놓고, 무명의 폐허 그 자체의 존재에 대한, 이름 없는 것들에 대한 애도와 공감 어린 시선을 보여준다. 이처럼 그가 어떤 장소에 들어가 사진을 통해 기록하는 실체는, 그 대상이 갖는 보편적 가치와 별개로 무명의 개인들처럼 이름없는 사물과 풍경들이 살아낸 삶의 시간들 속에서 사라져가는 것 그 자체의 존재를 기념하는 것에 있다.
그런가 하면, 윤재경의 사진은 평범하고 익숙한 것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에 다가간다. 그는 한 지역의 풍경을 가늠케 하는 평범하고 익숙한 것들을 찾아내, 그 면면을 여러 시점에서 조망한다. 너무 익숙하고 당연하게 거기 있었던 풍경들, 특히 변화가 거의 없는 교각이나 무언가 밀집되어 있는 풍경을 그는 사진 찍었다. 윤재경은 그 평범함이 만들어내는 질서나 조형적 특징에 다가가, 그것이 보이지 않는 사회 내의 질서를 통제하고 삶의 방식들을 이끌어 왔음을 암묵적으로 드러낸다. 이번 시흥 프로젝트에서는, 시흥이라는 공업도시의 질서와 방식을 표상하기 위해 공업단지의 조형적 특징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도시의 조형적 리듬을 분석하여, 삶의 방식 뿐 아니라 도시가 안고 있는 심리적·생태적 특징을 읽어내려는 윤재경의 시도는 사진이 기록할 수 있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이의 간극 속에서 “기록”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때문에 그의 사진에서는 도시의 표피적인 질서와 조형 언어를 시각적으로 풀어내는 것과 동시에 그것이 함의하는 비물질적 차원의 다층적인 리듬을 우리는 읽어낼 수 있다.
이광순은 시흥 안에 조성된 공원 및 유원지를 특정하여 그곳에서 여러 인물 사진에 몰두했다. 도시 재생 및 개발 정책에 의해 모든 도시의 구조가 평준화 되어가는 동시에 관광화 되어가는 경향에서, 이광순은 인공적으로 조성된 공유지로서의 공원이나 유원지를 찾아가 그 장소가 매개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만남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이를테면, 공원을 관리하는 직원들부터 공원을 이용하는 지역 사람들과 멀리서 관광 온 타지역 사람들의 모습을 일제히 공원을 배경으로 하여 사진 찍어 놓음으로써 이 장소가 매개하는 관계성과 다양한 인물들의 움직임 및 이동에 주목했다. 그는 앞선 작업들에서도 사진을 통한 지역 연구의 과정에서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관광 명소 등을 정해 놓고 그곳을 방문하거나 이용하는 사람들의 면면을 있는 대로 꾸밈없이 기록하려고 애썼다. 그것은 그 장소의 중립성과도 닮아 있지만, 한편으로는 관광지라는 장소가 갖고 있는 찰나의 만남과 접촉을 가시적으로 보여주면서 동시에 그 이면의 공허함을 동시에 나타낸다.
임수식은 배곧 신도시의 모습을 유형학적 사진으로 기록했다. 고층 아파트에 주목해 특정한 프레임 안에 풍경을 잘라 넣고 그것의 구조와 닮음새를 같은 유형으로 기록했다. 이 이질적인 낯선 풍경은 시흥의 현재를 담아내고 있으며, 그것은 어쩌면 아직 나타나지 않은 미래의 풍경과 더 닮아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임수식의 배곧 신도시 풍경 사진은 이 도시의 미래를 예고하는 자리에서, 곧 사라질 장소의 풍경들과 부재의 흔적으로 남겨질 사진들의 관계들을 재설정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듯하다.
작품이미지
김은경-Kim eun kyung 장곡동길방(측백)나무 Janggok dong Cephalopods
심선아 Shim SeonA 아울렛옆아울렛 Outlet next by Outlet
안한식_Ahn hansik_시흥7경_월곶포구_Siheung Scene 7_Wolgot Muzzle
윤재경 Yoon JaeGyung 시화공단#01 Sihwa Industrial Complex#01
이광순_Lee Kwang Soon 시흥의 공원과 사람들 Parks and People in Siheung-Gaetgol Eco Park 1
임수식_Lim Soo Sik_배곧8616_Baegot8616_45x90cm_pigment print_2019
최옥윤 Choi ok yun, 신현동 Sinhyeon-dong
황영주_Hwang young ju 시흥 오이도유적지 Siheung Oido Historical Site 사적 제441호 시흥 오이도유적내 선사체험마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