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있는데 그 중엔 나팔도 끼어 있다.
기상나팔, 취침나팔, 일과종료나팔, 고음인 그 나팔은 사람을 통제하기 위하여 불기 때문에 그다지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지는 않다고 본다. 대체로 단순한 리듬으로 작곡된 그 소리를 병사들은 가사를 붙여 따라 부르곤 했는데...
“좆뱅이 쳐라 좆뱅이 조지 좆뱅이,
거꾸로 매달아 놓아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
군대의 시간은 달팽이가 기어가는 속도보다 더 느리다. 군대처럼 드디게 가는 시간은 그 어디에서도 만날 수 없는 저속의 시간이다. 그 저속의 시간이 지겨워 군대쪽을 향해선 오줌도 누지 않겠다고 맹세들을 한다. 그러나 전역을 하고 나면 시간이 살같이 지나간다. 어제 했었던 일 같은데 어느새 1년이 지났단다.
장마가 끝나고 모처럼 하늘이 새파랗고 햇살이 부셔 지나가는 여인들의 다리에서 형광등 같이 빛이 반사된다. 난생 처음으로 국방부에서 교육을 받기로 하였다. 두 번 다시 갈일 없을 것 같은 군대를 촬영을 하기로 하자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가 된다. 약속시간보다 1시간이나 댕겨 국방부 앞을 서성거리게 된다. 전쟁기념관에서 몇 컷 사진을 누르고 교육장에 들어서니 총 4개 단체가 촬영 신청이 되어있었다.
손민석 강사로부터 강좌가 시작되었는데, 정훈장교 출신에 니콘사 사진 강사라서 인지 간의 가 무척 매끄럽고 노련하였다. 군대란 특수성을 가진 촬영임에 다양한 의제들이 다루어졌는데 우리 회원들 모두가 강사의 바로 앞에 진치고 앉아 강의도중 작은 틈만 보여도 교묘하게 한국사진방송 선전을 하는 것을 보고 있노라니 감탄사가 절로 우러나왔다.
강사 : 여러분 주로 풍경사진 찍죠?
이국장 : 아뇨 우린 풍경사진 안 찍어요.
강사 : 어딘데요?
이국장 : 한국사진방송이요.
강사 : 그럼 뭐 찍는데요? 군대는 아닐 것 같구요.....
김사장 : 저이는 주로 국회의원만 찍어요....
강사 : .....????
김사장 : 저이는 한국사진방송 국회출입기자거든요.
이런 식이었는데 아마도 그곳에 있었던 다른 동호회 4팀과 국방부 관계자, 주관회사 관계자들의 머릿속에는 한국사진방송이 군대의 나팔소리만큼이나 골수에 박혔으리라고 본다.
아 그나저나 아직도 그 나팔수들이 존재하고 그들이 부는 나팔소리가 병영의 울타리를 넘어 마을과 골골을 스물스믈 퍼져나가고 있는지.... 이젠 그 소리가 정겹고 그리우니 어찌된 셈인지........
위 는 국방부 회의실
아래는 장마 마지막날의 남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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