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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칵이 철컹이 되는 나라, 김가중 사진컬럼.
하의실종패션,
몇 해 전에 유행했던 풍조다.(아 그러고 보니 요즘 여자들 엄청 조신해 지하철 계단 올라갈 때 가방으로 가리는 여자들 보질 못했다. 정말 프랑스 여자들처럼 입고 있다.) 아예 하의를 입었는지 벗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노출이 심했었고 더불어 배꼽은 애교고 허리아래 속이 거의 들여다보이게 아예 단추를 끄르고 양쪽으로 헤벌려 입고 다니는 경우도 흔했다.
이러한 사회적 이상풍조를 촬영하다 파출소 불려가기도 했었다. (작가로서 작품집도 내고 전시도 계획 중이라니 별 일 없이 풀려 났지만....) 이 작품들을 수록한 책 대한민국 개성파들을 들춰 보던 어느 교수님은 안색이 싹 바뀌며 “익크! 이것, 요즈음 같으면 바로 구속될 텐데....”
20대 젊은 작가가 찾아왔다. 기가 막힌 사연을 들고 왔다.
그는 사진가로서 홍대거리 다큐멘터리를 주로 촬영해 왔단다.
신촌 홍대거리에 거리무대가 가설되어 누구나 춤도 추고 노래도 하는 열린 그 무대에서 늘 춤을 추는 젊은 거리 예술가들을 즐겨 카메라에 담았고 그들도 그런 그를 특별예우를 하여 항상 맨 앞자리에서 촬영하게끔 배려를 하곤 했단다. 또한 그가 찍은 사진들을 받아 SNS에 올리곤 하여 그들과는 친한(?)편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경찰관들이 달려와 그를 연행했고 카메라를 압수하였다. 얼마 후 그는 검찰로 송치되었고 500만원의 벌금이 구형되었다. 그가 불복하여 재판을 받았는데 250만원으로 처벌되었다.
그 거리의 춤꾼들이 고발을 했는데
‘우리가 촬영을 허락한 것은 맞지만 롱샷(전체를 화각으로)을 허락한 것이지 클로즈업 샷을 허락한 것은 아니다. 촬영 한 것을 보여줄 것을 요구했지만 보여주지 않았고 다 삭제할 것을 요구했지만 역시 삭제하지 않았기에 고발을 했다.’가 이유였고 경찰에선 ‘그날 촬영한 3000여컷 중에 19컷이 클로즈업 촬영인데 이것만으로도 범죄를 입증하는데 충분하다.’ 가 처벌 이유였다.
그 작가는 소니 알파 시리즈의 고급 카메라와 망원렌즈 등을 구입하여 한창 사진에 미쳐 있던 중이었다. 필자 역시 성폭력방지 특례법 14조 2항이 발효 되자마자 첫 빠따로 검찰에 불려 다닌 주제(아주 오래전 일이고 그 사건이 기각되었는지 처벌 되었는지 너무 화가 나서 알아보지도 않았기에 결말은 모름)에 이 사건에 대해서 어쩌고 할 입장은 못 된다.
하지만 웃겨도 너무 웃긴다. 명색이 알파 시리즈를 지닌 작가인데 오래전부터 촬영해와 서로 잘 알고 있는 사이였고 특히 작가의 성향이나 관점에 따라 스스로의 판단에 의거 광각으로 밀건 망원으로 당기건 그것은 오직 작가의 표현의 자유 영역이 아니겠는가? 19/3000라면 음란한 생각을 갖지 않은 것도 분명하다. 더구나 그 사진들을 필자처럼 유포하기는커녕 현장에서 곧바로 카메라를 압수당했는데.....(필자가 검찰 불려간 이유는 유포 때문이었는데 내 작품 내 마음대로 사용하는데 왜 법이 간섭하느냐? 무식한 법이라고 강력히 항변했었음)
그 작가가 답답한 마음에 필자를 찾아와 하소연을 했지만 필자는 어떤 도움도 주지 못했다. 그럼에도 너무나 마음 아팠던 것은 사진에 이제 막 미친 20대의 젊은 작가인데 죄 중의 가장 파렴치한 전과자가 되어 성폭력범이란 낙인을 이마빡에다 찍었으니
구만리 앞길이 첩첩산중
가시밭길이 되어 어떻게 살아갈지 걱정이 앞선 때문이다.
표현의 자유? 대한민국에선 가당찮은 단어 일뿐이다.
예술? 대한민국에선 개그 모음집에나 나올만한 단어다.
필자는 얼마 전에 화성연쇄살인누드 사건으로 또 한 번 크게 두들겨 맞았는데 이 역시 위와 흡사한 경우였다. (훗날 썰을 자세히 풀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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