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끝나면 꼭 가보야 할 곳, 서울 한복판에 이런 곳이? 원서동 은덕 문화원, 포토연재1.
어딘가를? 색다른 곳을? 참으로 마음이 맑아질 만한 곳을?
여행을 좋아하던 말든, 도통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든 말든, 꼭 가봐야 될 곳이 있어 소개하려고 한다. 사실 좀 채로 이런 기사는 잘 안 쓰는 편이다. 진심으로 우러나서 쓰고 있다는 뜻이다.
서울 한복판에 그것도 온통 잡다한 종로통에 이런 곳이 있다니 도통 믿어지질 않는다. 북촌 한옥 마을엔 아는 이들도 더러 있다. 종이나무 갤러리 원영 김정순 관장님과도 친 한 편이고 전통적인 한옥 갤러리인 갤러리서이의 이상미 관장과도 잘 아는 편이다. 즉 북촌마을은 꽤나 싸돌아 다녔다는 뜻이다. 그런데 유명한 북촌에서 동쪽으로 작은 언덕배기 너머 창덕궁 담벼락 쪽은 자주 가는 곳은 아니다. 아주 오래전에 사진작품을 하느라 창덕궁의 뒤편까지 깊숙이 헤맨 적은 있지만 말이다. 그곳엔 왕이 먹던 아니 자시던 우물도 있고 궁중의 빨래터도 있던 걸로 기억된다.
갤러리 강호에서 열리고 있는 육상표 사진전에 귀경갔더니 그곳 외에 또 사진전을 열고 있다며 가보자고 한다. 그의 뒤를 쫄랑쫄랑 따라 간곳이 이 희한한(?)곳이다.
서울 종로구 원서동 ‘은덕문화원’ 창덕궁과 현대사옥 사이의 길로 200m 정도 가면 된다. 이 곳은 원래는 창덕궁 경내였다고 한다. 그런데 왜 담벼락 바깥이 되었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고 은덕이란 고명한 할머니가 500평이 넘는 이 아름다운 고택을 자손이 아닌 사회(원불교 재단)에 기증을 해서 이 고상하고 정갈한 전통 한옥 안채를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사실 그동안 한옥에 대해선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책이나 식자들은 온통 우리네 전통가옥의 우수성이 세계제일이라고 입에 침도 안 바르고 거짓말을 해 싸대지만 한옥이 세계 최고의 멋과 우수하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 본적이 없다. 사실 ....
그런데 그 무식함이 오늘 그렇게 이상하게 증명 될 줄은 정말 몰랐다.
문총련 박동위원장의 인문학 강좌를 통하여 북촌 한옥 마을의 한옥 박물관 가회동 박물관 등 꽤나 많이 찾아다니며 한옥들의 숨은 명소와 이야기들을 겉핥기도 했었지만 그래도 그런가 보다 했지 한옥의 진면목을 느껴보진 못했었다.
그런데 이곳에선 왜 그런 느낌을 받은 걸까?
정갈하다... 이 표현으로 이 아름다운 한옥을 정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 고즈넉한 아름다움에 감동이 느껴지긴 정녕 처음이다. 내내 중얼거린 것은 서울 한복판에 이러 곳이? 저 설악산 깊숙한 곳에 있다면 이런 향기가 스물 스물 배어 나올까?
하얀 저고리와 까만 치마가 이렇게 어울릴 줄이야? 신비로운 미가 마치 SF 영화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다. 이 곳의 유래와 건물 한동 한동을 조신하게 설명해 주고 있는 문화원장님을 이름이다. 간결하고 소박한 한복이 우리네 여인들을 이렇게 기품 있는 아름다움으로 보이게 한 것도 역시 처음이다. 먼먼 시공을 가로질러 아득한 과거에서 연기처럼 날아온 이조미인을 조우한 느낌이다. 감히 카메라를 가깝게 겨누지 못하고 말았다.
탁 깨 놓고 내 글 솜씨론 이 아름다운 한옥을 완벽하게 소개하지 못하겠다.
걍 한번 가보시라고 강추할 뿐이다.
원불교에서 운영하는 곳이지만 종교적인 그런 색채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장독대와 일본식 적산가옥과 수수하면서도 우아한 한옥의 미를 고즈넉하게 갖춘 건물들이 꽃담들과 어우러지게 엎드려 있다. 한 모퉁이에 마고카페란 신비로운 찻집이 있고, 안채에선 수시로 영화상영, 포럼, 아카데미, 공연, 연주회 등이 열리기도 한단다. 전시회도 이어지고 있고 현재는 중견사진가 육상표 사진가의 ‘운명적 인연’이 10월 말까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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