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초대작품(2월) 한국사진방송 배택수 심사위원장 발표
● 이달의 초대작품
● “입춘대길” 작가 : 서병일
● “...그리고 나” 작가 : 성상조
● “미궁속으로” 작가 : 김정자
● “한국의 미” 작가 : 조순호
● “구름이 좋던 날” 작가 : 이용만
● “거리이야기” 작가 : 장갑석
● “상고대” 작가 : 변병윤
● “위장예술” 작가 : 서병일
● “Apple” 작가 : 이용만
● “무인도” 작가 : 성상조
▪ 심사위원장
- 배택수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사진) 석사, 사진평론가, 미국 Stanton Univ 미술학과 (사진) 초빙교수, 서울교육대학교 평생교육원 출강, 한국사진작가협회 (상임이사, 자문위원, 사진촬영지도자, 전국사진강좌 강사), 문체부 공공미술 프로젝트 자문위원, 한국사진문화 콘텐즈 연구소 소장, 한국사진학회 정회원, 한국미술협회 본부 이사(문화예술협력위원회), 한국현대미술협회 운영위원, 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 정회원
▪ 심사위원
- 이강효(야생화 특수촬영전문가, 한사방 작품연구소 부소장역임)
- 조성철(충북대 교수/사진평론가)
- 오대이(중국전문 사진여행가)
- 심부영(대전시민대학 강사, 한국장애인사진콘텐츠협회 초대작가 · 자문위원,
대전평생교육진흥원 · 한국도로공사 충청지역본부 · 계룡시 · 세종시 · 대전 동구 등 사진강사)
● 작품평
이번 달에는 지난달에 이어 사진 기호학의 크기, 거리에 대하여 초대작과 우수작을 중심으로 작품평을 할까 합니다.
크기(스케일)의 뜻은 폭과 길이의 차이로서 크기이며, 상대적 비교를 위한 판별의 척도로, 단순한 크기가 아니라 상대적 크기와 차이의 크기라는 점에서 크기는 지표이고 지각기호입니다.
사진에서 크기의 문제는 중요한데, 한 대상의 크기는 다른 대상을 비교한 크기로서, 가령 크다고 판별하는 것은 다른 작은 것과 비교가 되었기 크다고 하는 것으로, 상대성 없는 크기는 없으며 세상의 모든 크기는 대응하는 크기입니다.
사진을 본다는 것은 그냥 보는 것이 아니고, 상대적 지표를 보는 것이고 지각기호를 보는 것으로, 지각기호는 대상의 속성이기 때문에 생각없이 촬영한 사진이라고 해도 지각기호는 항상 존재합니다.
그것들이 지표이기 때문에 지각적 방향성과 심리적 지향성을 가지며, 그 자체로 지표 및 지각기호의 역할을 합니다.
사진은 바라보는 것으로 세상을 인식하는 수단하는데, 바라봄 속에 파악이 있고, 파악속에 심리적 유추가 있으며, 심리적 유추속에 대상의 본질을 알아보는 판별을 할 수 있습니다.
가령 ‘저것은 사람이다’, 사람 중에서 남자다’, ‘남자 중에 젊은 남자다, ‘젊은 남자 중에 키가 큰 남자다’, ‘젊은 남자 중에 키가 크고 잘 생긴 남자다’로 이어지는 유추 판별은 지각적, 개념적, 미학적 시점으로 부터의 판단의 결과로, 물리적 지각기호와 심리적 지각기호가 연동된 것입니다.
그리고 스케일에는 틀과 범위를 위한 규모, 축척, 크기를 말하는 물리적인 의미와 대립, 대조, 차이를 위한 구별, 구획, 구역을 말하는 심리적인 의미의 두가지가 있습니다.
‘동행’은 근경에 고목과 커다란 교회앞에 노부부가 외소하고 쓸쓸하게 나란히 걸어가는 모습과 우수작의 ‘추억소환’은 1004의 대리석 조형물 위에 어린아이들이 올라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작품은 사진이 스케일(크기)과 차이에 대한 비교, 판단으로 활용된 대표적인 예로, 스케일을 표현할 때는 건물, 산, 바위, 나무 등 어딘가에 사람을 서 있게 하여 지형지물의 크기를 비교, 파악하는데 활용했습니다.
19세기 중후반, 사진과 카메라가 발달하면서 촬영시간이 30분에서 2~3분으로 줄어들면서 카메라가 스튜디오에서 밖으로 처음 나올 수 있었던 초창기 시절에 세상이 요구했던 사진은 주로 측량, 측정을 위해 프랑스의 이집트 탐험, 영국의 동인도 탐사, 미 서부개척의 탐험에서 사진이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측량과 측정을 하면서 지질, 지형에 사진이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미국의 경우, 크기를 파악하는 것은 남북전쟁이 끝난 1865년경 부터 서부개척을 위해 서부 탐사를 하면서 객관적인 지표를 만들기 위해 지질과 지형 측량하는 지역의 산, 바위, 나무를 촬영하면서 사람을 잣대삼아 세워두고 촬영하여 크기를 파악했던 것이 유래입니다.
보도사진과 다큐멘터리 사진에서 이미지의 상대적 크기를 통해서 기호적 상징성을 표현하려는 사진들이 많았는데 ‘입춘대길’, 우수작의 ‘이별없는 부산정거장’ 의 경우도 스케일의 미학 내재하고 있습니다.
‘입춘대길’은 전통가옥의 커다란 대문과 사람의 크기의 차이를 스케일의 미학으로 보여 주는데, 특히 이 작품은 물리적 의미의 스케일인 대문의 규모, 크기와 큰 대문 크기만큼 많은 복이 들어와서 하는 일마다 만사형통하라는 심리적 의미로서 작은 대문은 조금, 큰 대문은 많은 복이 들어 온다는 차이로서 크기를 강하게 대비시켰습니다.
우수작의 ‘이별없는 부산정거장’의 경우, 의도적으로 하단의 사람들과 자동차들을 프레임웍으로 제외시키거나 이미 촬영했던 사진이라면 트리밍해서 하단을 잘라내 텅 빈 계단과 역 건물만을 화면 안에 담아 ‘이별없는 부산정거장’이라는 제목을 사용했더라면 여행객들로 많이 붐볐을 1년 전 부산역과 작년부터 유행한 코로나 19로 을씨년스러울 정도로 텅 비어 있는 역으로 표현해서 번창과 몰락의 상대적 크기의 지표 및 지각기호를 표현할 수 있었을 것 입니다.
‘...그리고 나’의 경우도 스케일의 미학을 보여주는데, 원경에 섬과 육지를 이어주는 거대한 다리와 근경에 사람의 얼굴 윤곽을 드로잉한 것같이 선으로 표현한 커다란 조형물 밑에서 한가롭게 낚시대를 드리운 사람과 멀리 다리 밑에 지나는 작은배 등 크고 작은 스케일의 상대적인 크기를 바라보게 하고, 다리와 조형물이 없었을 때의 과거와 있었을 때의 현재와 그것들을 이용하면서 여가를 즐기는 두 개의 시간이 흐르는 대비의 지표 및 지각기호입니다.
거리(distance)는 바라본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데, 가깝든 멀든 모든 바라봄 속에는 반드시 거리가 있으며, 사진은 그런 거리 속에서 존재합니다.
사진은 카메라를 통해 바라보며, 바라본 곳에 누군가와 무엇이 있으며, 카메라로 보았던 피사체의 거리들은 물리적 거리와 심리적 거리가 됩니다.
’거리 이야기!‘는 1970년대 유행했던 뉴 포토그래픽스 중립적 거리 미학의 사진으로, 주점과 음식점이 있는 비좁은 골목길에서 밝은 곳에서 어둠 속으로 들어 가려는 두 노인과 어둠 속에서 밝은 곳으로 나가려는 한 노인간의 물리적 거리는 얼마 되지 않지만 심리적 거리는 서로 모르는 사이기 때문에 가깝지 않을 거리와 두 관계는 서로 끌어당기거나 밀어내지 않는 중립적 태도를 유지하면서 시대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사진 기호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무인도‘는 스푸마토(Sfumat)기법을 통해 물리적 거리와 심리적 거리의 미학을 보여주는 사진입니다.
스푸마토 기법이란 다빈치에 의해서 활성화된 대기 원근법으로, 이탈리아어로 연기 · 안개 · 희미한 증기를 뜻하며, 연기 · 안개 · 증기에 의해 거리감이 압축되거나 경계가 모호해진 원근법을 지칭하는 선원근법의 반대되는 개념입니다.
그리고 ’무인도‘는 안개로부터 동양적 거리감을 보여주는데, 안개로부터 해변의 자갈밭들과 바다와 작은 바위섬들 사이, 바위섬들과 고깃배 사이가 가까우면서도 먼 듯, 먼 곳이면서도 가까운 듯한 거리감을 느끼게 합니다,
사진에서 거리 미학은 단순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사진은 거리를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피사체를 보는 순간 거리가 생기고, 그 거리가 사진의 거리로 확증되면서 물리적 거리에서 정신적, 관념적인 거리로 확장됩니다.
’세상사는 이야기‘은 물리적, 심리적 거리 미학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감천마을 산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우뚝 솟은 아파트는 산꼭대기에 사는 사람들로서는 올라갈 수도 없고, 극복할 수 없는 심리적 거리로서 물리적 거리보다 더 멀게 느껴집니다.
사진의 거리는 실재의 거리와 사실적인 디테일의 거리를 재현하지만, 피사체(대상)를 향한 사진가의 주관적, 상상적 거리인 기호학의 심리적의 거리는 사진가가 늘 고민해야 하는 거리의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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