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4가 세운상가 A동 옆에 위치한 예지동 전자골목을 살펴보았다.
이 전자골목이 태동한지는 50년 전, 그 동안 서울을 대표하는 전자상권이 형성되어 왔었다.
그러나 이제 개발 붐을 타고 이제 이 명소도 서서히 한 세대로서 막을 내리는 것 같다.
서울의 특화된 상권으로써 이 곳에서부터 시작한 전자상가는 용산전자상가로 뻗어 나갔고, 또한 테크노마트로 형성되어 나갔으며 현재에 이르러서는 이마트나 홈플러스와 같은 대형 유통할인점으로 전자제품 상권으로 발전해 온 것이다.
이 예지동 전자골목의 주된 품목은 조명기구, 각종배터리, 각종 전자회로기판, 가전제품,카메라,시계,전자기기, 전기기기, 더 나아가 금은보석 취급점까지 이루 말 할 수 없이 다양한 전자,귀금속제품을 취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시대의 개발붐과 변화에 밀려서 차츰 한집 두집 빈 상점이 많이 생기고 슬럼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필자도 전에는 이 곳에서 카메라와 시계, 배터리, 라디오등 소형전자제품등을 심심치 않게 구입했었고, 서울 장안에 위치한 궁궐을 자주 들러 사진촬영을 하고는 했었다. 그러나 지금 이 골목의 상인들은 얼마간의 영업보상비를 받고서 동남권유통단지(장안동 소재)나 종로5가에 위치한 구 전매청 자리인 유통상가로 점차로 밀려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전자골목의 미로같은 길로 들어가면 처음 오시는 분들은 아마도 길을 잃어버리 실 것 같다. 구불구불 좁은 골목길이 연결된 이 길 들은 역사가 무려 600년이나 된다고 한다. 그 옛날 조선왕조 창업후 서울로 천도한 이래 형성된 그 길만은 아직도 남아있는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곳이라 할 수 있다. 비록 전자제품류를 취급하고는 있지만 이 곳의 미로같이 얽힌 길들은 가히 600년의 세월을 지나왔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곳이 이제 개발붐에 밀려 주상복합 빌딩군으로 형성 된다고 하니 이제 점차로 서울이라는 도시도 정취없고 멋 없는 도시로 전락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필자의 생각이다.
사실 이러한 전자골목은 리모델링을 거쳐서 계속 존속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지원을 해 주는 것이 아름다운 서울을 만드는 길 일텐데 말이다.
며칠전 이 곳에 들른 필자는 영세상인 한 분에게 이끌려 상점안으로 들어가서 잠시 진솔한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
그 영세상인은 40대 후반의 비교적 젊은 사람으로서 10대 후반부터 남의 밑에서 점원으로 일하며 30대 중반에야 독립하여 자기 점포를 가질 수 있었으며, 여기에서 부인도 만나고 돈 벌어서 아이들 교육시키고 모든 생활의 기반이 여기에서부터 이루어졌기에 정감어린 애환이 많다고 하며 눈물을 글썽일 때 필자의 가슴도 뭉클했었다.
이러한 특화된 상권은 그대로 보존해야 좋지 않나 생각해 본다. 아직도 필자는 이 곳을 찾아가고 물건을 사고 있으며, 정감 어린 정취가 물씬 풍기는 이 곳이 아직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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