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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의 고장 경북 영주 소수서원(054-634-3310)에서 안향선생의 고견을 듣고 선비촌(054-638-6444)에서 옛 선인들의 숨결을 만끽한 우리들은 영주 예술촌을 찾아 나섰다. 폐교를 빌려 예술가들이 둥지를 틀었다는 예술촌은 어딘지 모르는 흥미진진한 모험거리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영주시 부석면에 위치한 폐교(예술촌)는 말 그대로 폐교였다. 모든 문은 꽁꽁 잠겨 있었고 인적이 전혀 느껴 지지 않았다. 공휴일에만 잠시 운영 되는 것 같았다. 작은 시골학교의 교정을 하릴없이 거닐다 우리들은 작은 개울을 건너 위치한 사과밭속의 숙소를 찾았다.
뜬돌펜션!
(쥔장 010-4531-9808)
이 지역엔 뜬 돌이나 든 돌 등 돌이 공중에 떠 있다는 상호가 많았다. 바로 부석면이기 때문이고 부석사가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뜯돌펜션은 거대한 돌을 떠다가 세워 상호를 새겨두어 금새 찾을 수가 있었다. 맑은 시냇가에 빨간 사과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 과수운 한가운데 자리한 펜션은 붉은 황토로 지어 토담 같은 흙냄새가 정겹다.
황토색의 커다란 진돗개가 개집 지붕위에 올라가 우리들을 반길 뿐 역시 인적이 없다. 마침 멀리 사과밭에선 농부들이 사디리를 걸치고 사과를 따고 있었다. 다가가 카메라를 들이대자 호통을 친다. 서울의 한 방송사에 온 기자인데 뉴스를 내볼참이라고 느스레를 떨어 보았지만 뉴스고 나발이고 호통만 커진다.
여기 펜션에 입주한 관광객인데 쥔장은 출타중이시오? 하고 말을 건네자 그제 서야 사다리에서 내려서며 진작 말씀 하시지 그랬냐며 사과부터 한 아름 안겨준다. 영주는 사과와 인삼이 유명하다고 하는데 사과는 정말 천상의 맛이었다.
소수서원을 세운 주세붕선생과 서원에 모셔진 안향선생 부석사를 지은 의상대사 같은 유명한 분들이 이 벽촌에 내력을 느낀 것은 아마도 사과 맛에 이끌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산촌의 밤은 고대 찾아와 칠흑 같은 어둠속에 군것질 거리도 살 겸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운치있는 뜬돌팬션의 다락
차가운 밤바람에 입김이 하얗게 서리더니 아침엔 자동차의 차창에 두터운 성에가 엉겨 붙은걸 보니 서울보다 남쪽이지만 서울보다 훨 춥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동리는 무덤처럼 조용했고 가게도 찾을 수가 없어 하릴없이 밤거리를 배회하다 집으로 돌아오니 밤하늘에 별들이 쏟아지고 있었다. 아이들은 별들이 신기하다며 늦은 밤까지 다락을 오르내린다.
내일은 이른 새벽 부석사를 둘러보고 와서 아침을 지어 먹기로 하고 여행지의 첫 밤을 보냈다.
사진 ; 김가중 기자
동영상 : 김인겸 기자
폐교엔 인적이 없고 하릴없이 하늘만 바라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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