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영주에서 마구령을 넘어 순간이동으로 강원 영월 김삿갓 면에 다다르니 가을날의 오후에 찬연하게 빛나는 역광은 가을의 오르가즘에 다달아 있었다.
이 지역 문화관광해설사 전순희님은 춘향이 실제인물임을 전해주며 구천에서라도 그녀의 한을 풀어달라며 기자에게 사연을 전해 준다. 그녀의 사연은 아래 전 해설사의 메일 전문을 게재하니 독자들께서 더 심층적으로 파헤쳐 주었으면 한다.
마구령을 내려 남대리에서 동강에 이르는 길은 호젓한 비경으로 이어져 있었다. 자동차는 거의 없고 간간히 가을걷이를 가득채운 경운기의 털털거리는 소음이 적막한 강산에 메아리 칠 뿐이다. 가로를 따라 물빛은 가이 없이 아름답고 열목어 모래무지 쉬리 같은 1급어종들이 투명한 물빛에 반짝인다.
낚싯대 드리우면 겸재의 실경산수의 주인공이라도 되어 고대 신선이 될 듯 한 느낌이다. 동강의 물빛에 젖어 바위그늘에서 한숨을 돌리고 고씨굴에 들어가 한 바가지의 땀을 흘리고 나니 여행의 진수가 온몸에 짜릿하게 전해져 온다.
언젠가 들렀던 한반도 지형과 항아리바위 그리고 봄이면 청초하게 피어나는 수달래와 동강 할미들이 눈에 있는 곳이고 그다지 먼 곳도 아니니 훗날을 기약하고 귀로에 오르기로 했다.
노을이 아름답기 그지없지만 고속도로에선 마땅히 차를 세울 곳도 없다.
여주에서 양평으로 가는 고속도로로 들어서니 웬일인지 나의 로시난테2 외엔 그 어떤 구루마도 달리지 않는다. 이번 여행 내내 도로를 전세 냈다는 생각을 하며 모처럼 원 없이 과속을 하여본다. 복잡한 고속도로에서 굉음을 내며 곡예운전을 하는 자동차 마니아들이 이 길을 모르고 있다는 것이 이해가 안 간다는 생각을 할 때쯤 로시나테2가 벼락 치는 소리를 내며 주저앉아 버린다.
일부구간만 개통되어 운영되는 고속도로는 고대 끝나고 양평으로 가는 구도로위의 턱에 경차인 로시난테의 작은 바퀴가 비명을 지른 것이다.
잠시 후 우리들은 한강을 따라 올림픽대로를 달렸다. 수많은 자동차와 휘황한 불빛과 소음과 운하처럼 물을 가득채운 한강은 이상하게 안도감을 준다는 것을 느끼며 비로소 긴 여행의 막이 내리고 있음을 실감했다.
사진 : 김가중 김인겸 기자
아래는 전순희 해설사의 편지 전문이다.
안녕 하세요.
기사 잘보았습니다.
영월에 있는 월기 경춘은 영조 임금때 영월부사 신광수의 수청을 거절 하고 낙화암(단종을 모시던 시녀종인들이 투신한 곳)에 투신하여 끝까지 절개를 지킨 영월기생 고경춘의 실제적인 이야기고 .....
순절한지 20년이지난 정조19년에 순찰사손암이공선생이 영월을 순시 했을때 경춘의 슬픈사연을 듣고 경춘이 투신한 곳에 비석을세워 경춘의 절개를 높이 찬양 했다합니다.
남원의춘향은 소설속의 이야기인데도 그 지방의 문화의꽃으로 발전하는데비해, 영월의 이야기는 사실적인 이야긴대 비해 감춰져 있어 안타까운 마음에서 .....말씀드린겁니다.
안녕히계세요
전순희드림
노란 바위옷이 신기한 김인겸 기자와 차안에서 달리며 찍은 텅빈 여주 양평간 고속도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