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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순영 사진전 ‘옥희’ 2021서울시민청 공간지원사업 선정 작품전
서울 시청 시민청 갤러리 10월11일부터 10월20일까지
*** 작가노트&프로필***
옥 희
세상에는 여러 형태의 만남이 있다.
내가 소박하고 정 많은 시어머니와 만난 건 행운이다.
살면서 정이 가고 마음이 끌리는 사람이 있는데 어머니가 그렇다. 그분의 무뚝뚝한 말투와 챙겨주시는 음식이 내겐 살아가는 힘이다.
일복을 타고 나셔서 오남매 장녀로 살림을 도맡으셨고,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삼십여 년을 홀로 농사를 지으셨다. 부족한 것이 많은 내게 하실 말씀이 많으실 텐데, 가끔 찾아뵈어도 말없이 밥상 먼저 내오신다. 봄이면 들에서 직접 캐 오신 쑥으로 만든 쑥떡은 어머니의 사랑 그 자체이다. 철이 지나도 맛볼 수 있게 쑥을 데쳐서 냉동실에 넣어 두시는데, 나는 그 마음이 고마울 따름이다.
건강이 좋지 않았던 몇 해 동안은 시골에 갈 수 없었고 어머님도 뵐 수 없었는데, 어느 날 농산물을 한 아름 친척 편에 보내셨다. 많은 보따리 중에서 참깨 묶음 속에 만져지는 게 있었다. 바로 5만원 지폐였다. 어머님은 지폐 열 장을 접어서 비닐에 넣고, 다시 참깨로 덮어 보내셨다. 그해 어머님께서 일터에서 받은 월급이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다 내어 주시는 나의 어머님.
고소한 참깨 냄새가 퍼지며 가슴이 뭉클해지더니 와락 눈물이 났다. 아이들은 옆에서 탄성을 지른다.
전화를 드리니 한약 한 첩 해 먹으라 하신다. 이런 감동의 순간이 살면서 몇 번이나 있을까? 마음속 깊이 느낀 감정은 오래도록 각인된다. 나를 어여삐 여겨 주시는 어머니를 만나 행복하다. 꾸밈없이 선하고 욕심 없는 어머님께 좋은 건 다 드리고 싶다.
어머님이 일하실 때, 일을 돕기보다 카메라를 들고 따라 다니는 까닭은 어머님의 마음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기 때문이다.
작가 소개
유 순 영 ( Yoo, Soon Young 劉 順 英 )
고향 집의 풍경과 엄마, 어머니의 삶을
사진으로 담아 전시하고, 사진 책을 냈다.
출판
2020 < 옥희> 눈빛 출판
2016 <어머니의 노란 상자> 이구일 출판
개인전
2021 <어머니의 노란 상자> 아지트갤러리, 서울
2021 <뮤지스땅스> 탭 하우스 갤러리 F64, 서울
2020 <옥희> 꽃피다 갤러리, 서울
2018 <늘 봄 > 세종문화회관 광화랑, 서울
2016 <어머니의 노란 상자> 공간 291, 서울
그룹전
2020 <Reminiscene of the past> 비움 갤러리, 서울
2019 <바람이 분 다> 포토 페어 헤이리 커뮤니티 센터, 파주
2017~18 <서울, 오늘을 찍다> 세마 창고, 서울
2019 <서울, 오늘을 찍다> 세마 벙커, 서울
2016 <Canarias, Islas> 공간 291, 서울
2016 <팔도여담> 流 家 憲, 서울
2016 <서울 역사도시 서울> 공간 291, 서울
2014 <도시 횡단> KT & G SLAP> 홍대 상상마당, 서울
2013~5 <잘 찍은 사진 한 장> 맥 갤러리,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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