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단비, 최하나, 이충현 감독(출처=네이버 영화 DB) &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 신동민 감독ⓒ모쿠슈라
[한국사진방송 김은옥 기자] 근래 우리 사회 전반은 물론 영화계에도 90년대생 청년 감독들이 다양한 작품들로 신선한 반향을 일으키는 가운데, 28일 개봉을 앞둔 영화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의 신동민 감독 역시 92년생 MZ세대다운 새로운 작가주의 예술영화감독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독립영화계 최대 화제작은 윤단비 감독의 '남매의 여름밤'(2020)이다. 윤단비 감독은 90년생으로 첫 장편 데뷔작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전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상찬을 받으며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영화는 여름 방학 동안 아빠와 함께, 할아버지 집에서 지내게 된 남매가 겪는 가족 이야기를 사려 깊은 연출로 담아 언론과 평단은 물론 관객 모두의 사랑을 받았다. 오즈 야스지로와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를 떠오르게 하면서도 신세대의 신선한 연출력과 섬세한 감성으로 호평 받았다.
같은 90년생 이충현 감독은 첫 장편영화 '콜'(2020)이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며 많은 화제를 모았다. '콜'은 한 통의 전화로 연결된 서로 다른 시간대의 두 여자가 서로의 운명을 바꿔주면서 시작되는 광기 어린 집착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이충현 감독은 타임슬립 장르를 뻔하지 않게 변주하며 90년생의 새로운 감각으로 장르영화를 만들어냈다.
92년생의 최하나 감독은 신세대의 감각으로 가부장적 문화를 비트는 재치 있는 영화 '애비규환'(2020)을 선보였다. 영화는 똑 부러진 5개월 차 임산부 ‘토일’이 15년 전 연락 끊긴 친아빠와 집 나간 예비 아빠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담았다. 젊은 임산부와 자격지심 없는 남편, 이혼 가정과 재혼 가정, 남녀를 둘러싼 성 역할 고정관념 등을 요즘 세대의 시선으로 대수롭지 않게 뒤집고 무심하게 짚어내 공감을 모았다.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 보도스틸 ⓒ모쿠슈라
자식 세대가 부모 세대에게 보내는 가장 애틋한 헌사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는 92년생 신동민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지난해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새로운 작가주의 예술영화 감독의 등장을 알렸다. 영화는 때로는 지긋하고 때로는 애틋한 엄마와 아들의 이야기를 통해 따로 또 같이 사는 우리 시대 가족의 초상을 내밀하게 담았다.
특히 실제 엄마와 아들이 배우와 감독으로 함께 만들어낸 특별한 가족 에세이라는 측면이 흥미로운 형식과 스토리텔링의 성취를 보여주며 관객 저마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감독의 실제 어머니이자 본인 역할을 맡아 자연스러우면서도 강렬한 연기를 선보이는 김혜정 배우와 연극무대에서 스크린으로 영역을 넓혀가는 신예 신정웅 배우의 신선한 캐스팅 역시 돋보인다.
신동민 감독은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를 통해 영화계에서 관습처럼 쓰여온 것들에 의문을 품고, 그것들을 대수롭지 않게 깨고 재정렬하는 90년대생의 감각을 여실히 보여줬다. 고정된 촬영으로 인물과 상황을 지켜보는 방식은 심지어 인물이 프레임 바깥으로 벗어날 때도 지속된다. 신동민 감독은 카메라를 고정한 채 그들을 바라봄으로써 관객이 그 시간을 느낄 수 있으면 했고, 관객들이 그들과 같은 시간을 체험하길 바랐다고 전했다. 또한 같은 인물을 연기하는 배우가 실제 본인에서 전문 배우로 극 중에서 전환되는 2인 1역의 신선한 캐스팅을 시도했다. 이를 통해 극영화와 다큐멘터리를 넘나드는 독보적인 영화적 체험을 완성했다.
지난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윤단비, 이충현, 최하나 감독 등 국내 영화계 90년대생 감독들이 불러온 새로운 바람을 이어갈 신동민 감독의 남다른 데뷔작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는 10월 28일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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