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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익희 문슬 문도실 사진전 “기억사이(Between Memories)” 갤러리 현장A라운드(진주)
전 시 기 간 :2022년 01월 01일(금) ~ 01월 13일(목)
장 소 :갤러리 현장A라운드(진주)
문 의 :Tel. 010-9345-6569
E-mail. mdosil@hanmail.net
1. 전시전문
사진전 “기억사이(Between Memories)” 는 2022년 01월 01일부터 01월 13일까지 갤러리 현장A라운드(진주)에서 열린다. 이 전시는 진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진가 세 명이 각자의 기억 방법을 사진을 통해 그들만의 방식으로 표현한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문익희 작가의 「비녀」이야기는 비녀를 통하여 나의 어머니, 또 어머니의 그 어머니에게로 이어지는 한국 여인의 삶이 녹아있는 인고의 상징이자 정신적 유산인 비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직도 머리에 비녀를 하고 있는 그 모습을 통해 사라져 가는 우리 어머니들의 삶을 찾고 있다.
문슬 작가의 「향(intentionality)」은 내면에서 외치는 안티고네의 목소리에 대한 대답이다. 그녀는 그 목소리를 회피하지 않고 솔직하게 대면하였다. 그리고 나서 찾아오는 작은 빛을 응시했다. 진한 어둠도 작은 빛에서 물러남을 알기 때문이다. 이제 그녀는 지향점을 향해 진한 어둠도 마다하지 않고 그 빛을 찾아 나선다.
그리고 문도실 작가의 「기억의 창」은 우연히 마주하게 된 폐교에서 바람 빠진 축구공 하나를 발견하고 유년 시절의 추억을 소환하게 된다. 폐교 사진 작업을 통하여 유년 시절의 아름다운 기억들을 퍼즐의 조각을 맞추듯 하나씩 찾아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
2. 전시 서문
<기억사이>에서 보이는 것들
사진가에게 빛은 뜻밖의 발견일 경우가 많다. 어느 장소, 어느 시간에 눈앞의 사물을 바라보고 조각내거나 조립하거나 빛의 방향성을 읽어가는 실질적인 행위. 한편으로는 기억 저편의 쌓아놓은 파편들을 끌어모아 다시 쌓기를 반복하는 행위. 그것이 사진인 것이다. 이런 행위는 사물 보기의 여러 과정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보고 기록했느냐보다는 우리가 무엇을 보도록 이끌렸냐가 중요하다. 우리가 보는 사물 그 자체는 기억이 그것을 잘 보도록 강요한 것이다. 때론 처음이라고 느낄지라도 언젠가 본 것 같은 기시감이 작용한다. 그리하여 그 사물 가까이 다가서서 오래도록 그 안에 머물게 된다.
문슬의 사진은 그녀가 바라봤지만, 보지 않은 것처럼 우연을 가장한다. 뭔가 감춰놓아야 할 것 같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짐짓 모른 채 슬쩍 던져놓은, 숨겨두었으나 누군가 읽어줬으면 하는 편지와 같다. 그녀의 사진이 어느 정도 긴장과 진실을 담고 있다면, 이처럼 맹목적으로 대상을 꿰뚫으려 시도하지 않았으리라. 때문에 어떤 지점에 닿아 어려운 순간에 봉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주 등장하는 시계와 저울 혹은 상반신과 하반신의 교묘한 분리가 이제 곧 흥미를 끌기 시작할 것 같다. 잠재된 힘이 다시 한번 흥미로운 시도로 이어질 때, 문슬의 사진은 사각의 인화지를 지배하는 힘을 갖게 될 것이다.
문도실의 사진은 일종의 위안과 슬픔이 공존한다. 복도 끝에서 살아 올라가는 담쟁이넝쿨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공간을 점유하면서 생긴 부조리한 현상과 공간의 경계를 사수하려는 모종의 거래가 있어 보인다. 완성된 공간이 단단하고 견고할수록 작가는 소통의 요구에 더욱 적극적이어야 한다. 사진이 그렇다. 보이는 것만으로도 무수히 갈리는 차이가 있다. 감정의 품위를 지켜나가고 차이를 해석하면서 마음을 움직이는 게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래야 과거의 기억으로부터 생산된 이미지가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출품한 여러 장의 사진들 중 한 장을 뽑아보라면 단연코 저 끝, 복도의 담쟁이 사진이 될 것이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문익희의 사진은 장식적 유형학으로 볼 수 있다. 비녀를 꽂고 있는 뒷모습에서 숨겨진 이데올로기 찾기. 우리가 살아온 문명, 문화, 사회적 관념을 장식이 표상하는 것을 따라서 확장해 가고 있다. 그의 사진은 토마스 루프의 [포트레이트]처럼 감정도 없고, 개성도 드러나지 않는다. 다만, 비녀가 갖고 있는 고유한 관계성만을 강조하고 있다. 그것이 사회적 진실을 드러내는데 다소 유리하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 유사성을 강조함으로써 공통적 본질을 유추해 내고, 공통적 특징과 상이한 차이점을 구분하다 보면 일관적인 서술을 얻어낼 수 있다. 유형학적 사진에서 이미지의 반복은 단조로워 보이지만, 그의 사진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비녀라는 하나의 장식을 통해 사회적 함의를 이끌어낼 개연성이 충분히 묻어있다는 것이다.
사진가에게 온도는 중요하다. 경험의 다른 층위가 있을 수 있지만, 우리는 사물의 온도를 대하는 비슷한 공범의식을 갖고 있다. 그것은 체화된 학습으로 만들어졌다. 대체적으로 출발점은 다르지 않은 생각들로 시작되었지만 다른 유형, 다른 방식의 질문들이 온도의 방향을 바꾸곤 한다. 뚜렷하게 개념을 기록하고 의미를 전달하는 사진과 기억에 의존하는 사진이 있다면, 우리는 다른 상상력으로 대답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단지 눈에 보이는 것만을 수집하는 것이 사진이 아닐 것이다. 과정을 거치고 경험에 접근하고 불투명한 가능성에 리듬을 타는 것이 필요하다. 측정하고 조율하고 배치를 하는 동안, 인화지에 닿기까지의 흔적들이 총체적으로 완성되어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진다.
<기억사이> 전시는 진주를 기반으로 작업하는 세 명의 작가가, 각기 다른 온도로 만들어낸 사진들을 선보이고 있다. 다른 온도의 사진이 구태여 음악적인 앙상블을 이룰 필요는 없다고 본다. 세계라는 극장에서 얻은 감각의 재료들이 서로 뒤섞여 우연적이거나 필연적으로 이어질 때, 또 다른 시지각적 앙상블이 분명 만들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 지성배(작가, 사진비평)
3. 작가 노트
1. 문익희 - 비녀
비녀는 결혼을 의미하며, 한평생 한 여인의 삶을 지탱하는 길이 되었다. 나의 어머니. 또 어머니의 그 어머니에게로 이어지는 한국 여인의 삶이 녹아있는 인고의 상징이자 정신적 유산이다.
비녀는 머리를 꾸미는 장신구(裝身具) 이상의 의미가 담겨있다. 부모가 돌아가셨을 때는 비녀를 뽑고 머리를 풀어 부모를 잃은 죄인의 죄책감을 드러내는 행위로 표현되었으며, 때로는 여성의 정조를 지키는 도구로 사용되었다.
그런 비녀가 나의 누나에게는 이어지지 않았다. 어머니는 누나에게 한평생 절개로 지켰던 비녀의 무게를 물려주지 않기 위해 아주 힘든 결심을 해야 했다. 이어지지 않는 비녀는 한국 여인의 삶과 함께 변해가는 전통과 관습의 흐름을 대변하고 있다.
2. 문 슬 – 향(Intentionality)
눈 깜짝할 사이에 어른이 되었지만 매사 서툴렀고 자신보다 조직을 중요시하는 직장 생활이 답답했다. 그리고 시간의 의미도 모른 체 시계만 보고 달리는 생활이 버거웠다. 그때 내면에서 저항하는 안티고네의 목소리를 들었다.
카메라를 들고 마음 가는 대로 찍었다. 나약한 모습을 감추거나 인간적 두려움을 피하지 않았다. 비겁한 은폐보다 날선 대면을 택했다. 그 선택이 안티고네의 외침에 대한 나의 응답이었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뒤, 사진에서 빛을 찾았다. 사진에 비치는 희미한 빛은 사진표현 방법이지만, 나에게 비치는 희망의 불빛이다. 진한 어둠도 가장 약한 빛에서 물러날 수 있다. 이제 더 이상 어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의 사진 활동으로 얻은 카타르시스의 힘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지남철처럼 뭔가에 끌려 카메라를 들고 나간다.
3. 문도실 - 기억의 창
오래전에 우연히 마주하게 된 폐교에서 바람 빠진 축구공 하나를 발견하고 유년 시절의 추억에 잠시 빠져 들은 적이 있다. 처음 폐교 작업을 시작하면서 솔직히 ‘어떻게 찍을 것이다’라고 의도하지 않고, 모든 것을 나의 감성에 맡겨 놓고 폐교의 조각들을 하나, 둘 모으기 시작했다. 교실 앞에 위엄 있게 서 있는 이순신 동상과 세종대왕 동상, 학교의 울타리 주변에는 동물 형상들만이 아이들이 모두 떠난 이곳을 지키고 있다. 학교 곳곳에서 아이들의 흔적들을 찾아본다. 운동장 가장자리에는 미끄럼틀, 그네, 철봉, 시소가 녹 쓸어 쓰러져 가고, 기울어진 작은 의자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하다. 현관 유리창 넘어 보이는 단체 사진 속 아이들은 모두가 활짝 웃고 있다.
누구에게나 초등학교 시절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어릴 적 친구와 부둥켜 싸우고 화해하던 기억과 숙제를 하지 않아 선생님께 혼나던 기억, 넓은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공차며 놀던 그런 기억들, 유년 시절의 아름다운 기억들을 폐교에서 퍼즐의 조각을 맞추듯 하나씩 찾아가는 즐거움을 나는 안다.
4. 전시 작품 (대표작품)
문익희 - 비녀
문 슬 – 향(Intentionality)
문도실 – 기억의 창
5. 작가 프로필
1. 문익희 | Moon Ik-Hee
경일대학교 일반대학원 사진영상학 석사
[개인전]
2021. <비녀이야기> 부산국제사진제 자유전 – F1963 석천홀(부산)
2020. <비녀> – 토마 갤러리(대구)
[단체전]
2021. 한국사진영상학회 회원전 – 토마 갤러리(대구)
2020. 한국사진영상학회 회원전 – 토마 갤러리(대구)
2019. 한국사진영상학회 회원전 – 토마 갤러리(대구)
2. 문 슬 | Moon Seul
고등학교 영어교사 33년 재직
2021. 이상일의 진주 사진아카데미 수료
[단체전]
2021. <넘어, 너머> 사진진주 2021 - ㈜원스탑 주전시장(진주)
3. 문도실 | Moon Do-Sil
순천대학교 사회문화예술대학원 사진예술학과 예술학석사
[개인전]
2021. <남강의 보(洑)> - 순천대학교 70주년기념관 전시홀(순천)
2021. <남강의 보(洑)> – 루시다 갤러리(진주)
2019. <기억의 창> – 갤러리 수정(부산)
2018. <기억의 창> – 루시다 갤러리(진주)
2016. <언덕길 오르다> - 루시다 갤러리(진주)
[단체전]
2019. 풍경 너머의 풍경 – 창동예술촌 아트센터(창원)
2019. PATHOS - 순천대학교 70주년기념관 전시홀(순천)
2018. 사진진주 2018 – 루시다 갤러리(진주)
2017. 사진진주 2017 – 루시다 갤러리(진주)
2016. 수원국제사진축제 - 행궁재 갤러리(수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