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갤러리 화인 구해옥 사진展 ‘기억의 시작점’
전 시 명 ┃구해옥 초대전《기억의 시작점》
기 간 ┃2022. 02. 09.(수) - 02. 14.(월)
장 소 ┃갤러리 화인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 12길 10 예하도예2층)
내 용 ┃
갤러리 화인에서는 2022년 2월 9일부터 14일까지 구해옥 초대전을 갖는다. 이번 전시 `기억의 시작점`은 존재와 자아라는 근원적인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기억의 흔적을 찾기 위한 과정으로 작가는 물속의 움직임을 관념적으로 직시하고 있다. 물이라는 물성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반복되는 시공의 세계에서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오브제이다. 예술의 복합성에 대해 늘 고민하는 작가의 이번 전시는 자아를 찾아가는 기억의 시작점으로 존재에 대한 작가의 화두이다. 이번 작업은 물의 이미지를 독특한 패턴의 컬러 한지에 출력하였다. 회화적 요소와 더불어 추상적 이미지로 표현된 작품들은 다수의 동일한 이미지를 출력해 낼 수 있는 일반 사진프린트와 달리 사진 작품에 유일성을 부여하는 실험적 요소가 함축적으로 내포된 작업이다.
갤러리화인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 12길 10 예하도예 2층
전화번호 : 010-8483-4977
작업노트
구해옥
햇빛 좋은 어느 날에 봉당을 기어 다니다가 처음 먹어 본 붉은 흙 맛! 손가락 사이로 흩어지던 붉은 흙의 분진. 나는 신체적 기억을 더듬으며 존재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기 시작했다. 가끔 그것은 근질거리는 가려움증과 같고 뜨겁게 달아오른 용암의 분화구와 같았다. 양수의 적당한 수온에서 행복감을 느끼는 생명체.. 그 생명체가 되기 전의 까마득한 시간까지 들어가 본다. 보이지 않으니 밝음인지 어두움인지 알 수 없는 곳. 어느 생물체 혹은 어떤 무생물체가 될지도 모르는, 그저 무중력 상태로 둥둥 떠 다니는 무(無). 흐느적대는 수초의 움직임은 무중력적인 무(無)의 자유로움인 것인가? 수초에 붙은 분진을 보며 혹 나의 전생이 분진이었나? 라는 추측을 해 본다. 나는 실체가 없다. 실체도 없이 떠돌다가 다른 수많은 실체 없음들을 만난다. 시간을 거슬러 여기까지 왔건만 실체가 없는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디에서 나의 실체를 찾을 수 있는지...자아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을 화두로 물을 보며, 바람을 보며 사진으로 남겨본다. 이것은 겨우 한 발걸음의 기억 더듬이일 뿐이다. 개천의 낮은 경사임에도 불구하고 세차게 흐르는 물 살을 날개로 승화한 것은 무가 아닌 유로 존재하고 싶은 나 자신의 내면을 표현한 것이라 하겠다. 바람의 곡선을 따라 흐르는 수면의 우아함과 풀 잎의 아름다운 몸 짓 또한 내가 늘 생각하는 강인한 부드러움의 정체성을 표현한 것이다. 자아에 대한 궁금증으로 존재를 확인하고자 하는 기억은 늘 알 수 없는 무엇으로 내 앞에 나타난다. 그런 기억의 시작점은 가끔은 맑으면서도 흐리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