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늘푸른연극제 선정작 '건널목 삽화' 유진규 X 기주봉, 폭풍열정의 연기대격돌
제6회 늘푸른연극제 선정작 [건널목 삽화] 50년 만의 재공연
2월 23일~27일 @씨어터 쿰
• 극단 에저또 창단 55년을 맞아 전설의 연극인들 한데 뭉치다
• 유진규•기주봉 주연, 기국서 협력연출, 윤조병 작가 자제 윤시중 합세
□ 깊은 새벽, 집 한 채만이 빨간 빛을 반짝이는 허허벌판의 철도 건널목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두 남자. 철도원(유진규 분)과 사나이(기준봉 분)는 각기 자신의 얘기를 하기 시작한다. 전쟁으로 인해 겪은 충격적인 과거를 털어놓게 되는 사나이와 밤마다 벌어지는 아내의 부정을 묵인해 주기 위해 퇴근 시간을 늦추어 돌아가야 하는 철도원. 그들의 그늘진 과거와 부조리한 처지가 삽화처럼 그려지는 연극 「건널목 삽화(작 윤조병, 연출 방태수)」가 1972년 초연 이후 50년 만인 2022년 2월 23일(수)~27일(일)에 대학로 씨어터 쿰에서 공연된다.
대한민국 소극장시대를 최초로 열었던 실험연극의 입지전적인 연출가, 방태수(77)가 우리 연극계에 기여한 원로연극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제6회 늘푸른연극제에 선정되었기 때문이다.
□ 대한민국 영화감독들의 원픽, 150여편 넘는 영화에서 주조연을 넘나들며 제71회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중견배우 기주봉이 ‘사나이’ 역으로 출연한다. ‘극단76’의 원년멤버로 연극 「관객모독」의 히로인 등으로 연극계에서 잔뼈가 굵은 45년차 베테랑 배우 기주봉이 무대에서 맞설 상대는 유진규.
유진규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1세대이자 원톱 마임배우로 본 공연 초연으로 데뷔하여 동일한 철도원 역을 맡아 열연한 바 있다. 그가 연극에 마지막으로 출연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40년 전. 무대에서 도통 입을 열지 않았던 그가, 드디어 입을 열며 기주봉 배우와 말로 붙게 되는 것이다.
□ 「건널목 삽화」는 1970년 ‘연극평론’ 2호에 발표된 윤조병 작가의 남아있는 희곡 중 최초의 것이자, 1972년 4월 당시 기성 연극의 틀을 벗어나 ‘움직임과 소리와 빛’을 중심으로 한 표현주의적인 형태의 실험연극으로 관객과 평단의 주목을 받으며 큰 관심 속에 공연된 극단 에저또의 대표 레퍼토리다. 한국전쟁의 폐해를 모티브로 남과 북의 현실을 철도 건널목에서 만난 두 사람이 삽화처럼 그려나가는 작품이다.
2022년의 「건널목 삽화」는 극단 에저또 창단 55년이기에 더욱 뜻깊다. 초연작을 원작의 시대적 의미를 동시대 감성으로 드라마트루그 하면서, 마임을 도입한 새로운 형식의 연극을 시도하는 마임드라마이다. 윤색은 「관객모독」, 「햄릿」의 걸출한 연출가 기국서(극단 76대표) 협력연출이 맡았다.
특히, 고인이 된 작가 윤조병 선생의 자제이자 한국예술종합학교 무대미술과 교수인 윤시중(극단 하땅세 연출)이 무대미술로 참여하고, 레전드 제작자 최유진, 극단 모시는 사람들 김정숙 연출, 현 극단 에저또 대표 최재민 등 “에저또”를 함께했던 식구들이 방태수와 힘을 합쳤다.
□ 초연 당시 관객인 김재연씨 (남예종 예술실용전문학교 부학장, 전 KBS 국장)는 “50년 전 을지로 모퉁이 작고 허름한 에저또 소극장에서 관람했던 「건널목 삽화」는 마임과 연극을 접목한 생소한 연극이었지만 20대 시절 사뭇 진지한 연극의 공간에 푹 빠졌었지요. 몸짓 연기를 더한 유진규의 진정성 있는 연기와 이에 대비되는 이제창 배우의 경직된 군인 연기와 기하학적 동선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당시 유진규 배우가 대사하는 연기를 잘했음에도 무언극으로 평생 외길을 간 것도 놀라운데 실로 오랜만에 대사 있는 극으로 복귀한다고 하니, 게다가 명배우 기주봉과 함께 무대에 선다고 하니 두 아티스트의 명연기가 무척이나 기대됩니다.” 라고 50년 만의 재관람에 앞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작품의 한 관계자는 “방태수 연출과 제작진, 배우 선생님들을 만나 연습하는 모든 과정에 변하지 않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뜨거움이다.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단한 열정이다. 연습장에서의 선생님들 모습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마치 어린아이들이 노는 것과 같은데, 많은 분들이 극장에 찾아와 함께 놀아주시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방태수 연출은 50년만의 공연에 앞서 다음과 같은 소회를 밝혔다. “「건널목 삽화」는 극단 에저또가 처음 시도한 소극장 운동으로서의 작품으로 대사 중심의 연극을 몸짓, 행동을 도입하여 대사와 몸짓의 만남, 마임 드라마란 이름으로 공연을 시도한 작품이었다. 지금부터 50년 전 일이다.
50년 전 「건널목 삽화」가 지금 어떻게 달라졌을까?
50년 전과 지금의 연극문화가 인간의 생활에 얼마나 영향을 주고 있을까?
연극이 인간에게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나도 이번 「건널목 삽화」 공연을 통해 그 해답을 알고 싶다.”
방태수를 중심으로 힘을 보탠 여러 원로, 중견 연극인들의 연대와 현재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현역 스태프들의 조화도 두드러진다. 극단 에저또와 에저또 소극장을 기억하는 분들과 작품의 현대화가 궁금한 관객들의 다채로운 발걸음을 기대한다.
□ 공연개요 및 문의
「 건널목 삽화 」
- 2022. 2. 23(수) ~ 2.27(일)
평일 오후 7시 30분 , 주말 오후 3시
@ 씨어터쿰
서울특별시 종로구 명륜2가 8, 지하 1층
- 티켓가: 전석 3만원
(경로, 장애인, 예술인 할인 등 증빙서류 지참시 가능)
예매_ 인터파크 티켓
문의_ <건널목 삽화> 프로덕션/ 010-9557-9374
[건널목 삽화]
■ 2022. 2. 23(수) ~ 2.27(일) / 평일 오후 7시 30분 , 주말 오후 3시
@ 씨어터쿰 (서울특별시 종로구 명륜2가 8, 지하 1층)
• 연출: 방태수
• 희곡: 윤조병
• 출연: 철도원 - 유진규, 사나이 - 기주봉
■ 시놉시스
두 사내는 기차 건널목에서 마주친다. 무더운 여름밤같이 질식할 것만 같은 대기 속에서 두 사내는 각기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기 시작한다. 그들의 그늘진 과거는 마치 지나가는 밤 기차 차창의 불빛처럼 어둠 속에서 명멸한다. 충격적인 과거를 털어놓게 되는 한 사나이와 아내의 부정을 묵인해 주기 위해 퇴근 시간을 늦추어 돌아가야 하는 철도원의 부조리한 처지가 서서히 밝혀진다. 그들은 깊은 고독에 몸부림치며 삶의 파편들을 상징적 이미지로 보여준다.
■ 스태프
협력연출 / 기국서
조연출 / 심성필
무대미술 / 윤시중
제작 / 최유진
기획 / 김정숙
조명디자이너 / 김성구
음악&사운드디자이너 / 강해진
의상&소품 / 신인선
홍보 / 최재민
홍보물 디자이너 / 이한주
프로듀서 / 이재화
주최&주관_ 스튜디오 반
후원_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의_ 프로듀서 이재화 010 9557 9374
붙임1
방태수 [건널목 삽화] 상세내용
붙임2
방태수 개인 소개 및 연출의 변
방태수
- 1965년 ‘건대극장(建大劇場)’ 창설
- 1969년 극단 에저또 창립, 소극장 개관
- 前 한국연극협회 이사, 아시테지 부이사장, 서울 연출가 그룹 회장
- <건널목 삽화>, <아들>, <무너지는 소리>, <목소리>, <농토>, <농녀>, <농민>, <참새와 기관차>, <특강>, <그곳에 누구요>, <겨울강 하늬바람>, <행위예술과 판토마임과 돼지들의 산책> 외 다수
□ 수상
- 1973년 10월 한국일보 연극상 특별상
- 1977년 10월 <참새와 기관차 (윤조병 작)> 대한민국 연극제 문공부 장관상
- 1981년 10월 <농토 (윤조병 작)> 대한민국 연극제 작품 대상
- 1982년 1월 <농토 (윤조병) 작> 백상예술대상 대상, 작품상, 문공부 장관상
□ 연출가 방태수에게 본 작품은 마임, 가두극, 행위예술 등의 전위예술가에서 극장의 실험 연극인으로 돌아오게 한 매우 의미 있는 작품이다.
그는 전위예술운동과 실험연극, 젊은연극운동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보적인 존재다. 마임과 사이코드라마를 한국에 소개하였고, 최초의 극단 전용 소극장이자 그 당시 혁신적인 블랙박스 구조인 ‘에저또 소극장’을 만들었다. 1975에는 연출가 방태수와 극단 에저또 단원들이 직접 무대를 파고 건물을 보수해 ‘에저또 창고극장’을 만들었는데, 지금의 ‘삼일로창고극장’이 된 우리 연극사에 매우 중요한 공간이다.
언어를 거부하고 몸짓을 통해 연극적 전달을 꾀하려던 노력, 객석과 무대를 구분하지 않고 전일한 연극공간을 구축하려던 욕구, 표현의 수단을 확대하여 재래적 연극의 약속을 탈피해 보고자 한 탐구 등이 그가 우리 연극의 앞날을 위해 크게 공헌한 바로 여겨진다.
□ 연출의변
「건널목 삽화」와 에저또
방태수 (연출가, 극단 에저또 대표)
극단 에저또 이야기를 하자면 「건널목 삽화」를 기점으로 소극장에서의 연극실험이 본격화되었던 당시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1967년에 처음 에저또 극단을 창설하고, 1969년 에저또 전용 소극장을 우리나라에서 처음 개설하였으며, 한국의 마임극, 전위극, 실험극, 가두극, 행위예술, 해프닝드라마 등 소위 한국의 언더그라운드와 아방가르드 전위예술운동을 해 왔다. 그리고 1972년 「건널목 삽화」 이후로 본격적인 소극장 운동을 시작했다.
그 당시 소극장 운동이란 기성극단의 대극장 운동의 제언자로서 대극장연극을 소극장에 맞추어 작게 공연하는 복사가 아니라 기성 연극의 권위적이고 맹목적인 사실주의 연극의 형식을 파괴하고 새로운 우리 연극을 만들자는 제언이었다.
소극장 연극은 소위 대사 위주의 연극이 일본에서 영향을 받은 신극이라는 이름으로 대극장에서 사실주의적 연극을 그대로 축소하여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것이었고, 그런 기성 연극을 거부하고 우리의 소극장 연극을 새로 만들자는 것이 소극장 운동이었다.
에저또는 을지로 소극장에서 ‘에저또 창고극장’(지금의 삼일로 창고극장)과 ‘포켓, 리허설 소극장’을 하다가 77년 10월 제1회 대한민국 연극제가 시작되며 대극장연극에 참여하였다.
「건널목 삽화」는 극단 에저또가 처음 시도한 소극장 운동으로서의 작품으로 대사 중심의 연극을 몸짓, 행동을 도입하여 대사와 몸짓의 만남, 마임 드라마란 이름으로 공연을 시도한 작품이었다. 지금부터 50년 전 일이다.
지금은 대극장과 소극장, 몸짓예술과 행위예술, 마임과 마임드라마, 언더그라운드와 아방가르드 등 구태여 어떤 장르를 나누거나 구별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50년 전 「건널목 삽화」가 지금 어떻게 달라졌을까?
50년 전과 지금의 연극문화가 인간의 생활에 얼마나 영향을 주고 있을까?
연극이 인간에게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나도 이번 「건널목 삽화」 공연을 통해 그 해답을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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