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위원 초대전 “팔공산” 아양아트센터 개관 18주년 기념전, 작품리뷰1.
아양갤러리 2022. 4. 26(화). - 5. 8(일)
Open : 4. 26(화) 오후 6시
주 최 : (재)동구문화재단 아양아트센터
대구광역시 동구 효동로 2길 24
Tel. (053)230-3312 Fax.(053) 230-3320
[슬라이드 쇼 105점] https://youtu.be/BIRfQLmXnpo
전시작품 : 팔공산의 사계절 경관과 역사적인 현장과 유물 43점
팔공산
팔공산에 대한 나의 사진작업은 1988년 대구문화방송이 제작한 『팔공산』의 사진을 담당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당시의 작업 중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파계사 원통전 유리 통 속에 봉안된 건칠관음보살좌상(보물 제 992호)을 어렵게 섭외하여 유리를 벗겨 내고 촬영한 것이다.
그 후에도 틈틈이 팔공산을 찾았지만 본격적인 작업은 팔공산문화포럼에 참여하면서였다. 특히 팔공산문화포럼의 홍종흠고문과 조명래 부회장이 함께 팔공산의 역사자료와 고문헌들을 섭렵하고 촬영하면서였다. 이 작업은 2016년 7월 16일부터 2017년 4월 11일 까지 40회에 걸쳐 대구일보의 특집으로 발표되었다. 그 후 이 원고는 『팔공산-그 짙은 역사와 경승의 향기』라는 책으로 2017년 민속원을 통해 출간되었다. 현장을 답사하고 완성한 이 작업은 인문학자와 사진가의 협동연구로 이룬 대표적 성공사례로 손꼽힐 것으로 생각된다.
대구일보를 통해 팔공산에 대한 이 작업을 연제하는 과정에서 사진작업은 언제나 마감 시간에 쫓기는 상황의 연속이었다. 매주 연재되는 지면은 펼친 신문의 양면으로 이를 채울 충분한 양의 문자언어가 지원 되지만 10장 전후의 사진도 함께 제공해야만 했다. 팔공산에 대한 사진작업은 무엇보다 산을 구성하고 있는 기암괴석과 영봉들의 모습을 담은 산악사진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그러려면 광선상태에 맞는 촬영시간을 조절하기 위해 새벽산행을 하는 등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사찰이나 전통가옥, 석탑이나 불상 등 문화재들은 야외에서 촬영하는 경우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지만 실내로 들어가게 되면 사전에 충분한 조사와 섭외를 통해야만 원만한 촬영이 진행될 수 있었다. 특히 역사적 현장에 대해서는 미리 그와 관련한 준비된 원고를 읽으면서 이해를 하거나 전문적인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것이 정석이었다. 자연현상이나 야생화 등은 절기에 따라서 적당한 대상을 찾아야만 했다.
팔공산은 우리민족의 성산이며 문화와 역사의 발원지이다. 빼어난 자연경관과 희귀한 생태자원의 보고이며 한민족의 첫 통일국가인 통일신라를 상징하는 산으로서 김유신장군의 삼한일통의 검을 받는 신화가 탄생한 곳이다. 삼국통일 이후에는 국토의 영역을 상징하는 오악 가운데 가장 중심이 되는 중악 혹은 아버지의 산이라는 의미로 부악(父岳)으로 불리어졌다. 고려시대에는 국난극복을 위해 조성된 초조대장경이 팔공산 부인사에 보관되었으나 몽골군의 방화로 소실되었고 다시 조성한 팔만대장경의 낙성회가 팔공산 은해사에서 개최되었다. 임진왜란당시에는 사명대사가 이끄는 승병 총본부가 팔공산 동화사에 있었으며, 조선병력에 의한 국토수복전투에 첫 승리를 거둔 영천성대첩도 이 팔공산을 거점으로 한 의병활동의 성과였다.
한국불교사의 가장 큰 봉우리를 이룬 원효대사가 이곳에서 수행득도를 했고, 아직도 원효의 수행길이 팔공산의 골짝들과 바위굴에 전설로 남아 있다. 삼국유사를 이곳에서 완성했던 일연스님의 업적은 중국에도 남아있지 않은 왕희지 글씨의 비문으로 전하고 있다. 고려조의 지눌스님은 이곳에서 정혜결사를 통해 한국불교를 중흥시켰고 현 조계종단의 원류를 만들었다. 지금도 이 팔공산에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하나의 산에 두 개의 조계종 교구본사가 소재하고 있어 팔공산의 종교적 위상을 말해준다. 이밖에도 한국 최초의 석굴암,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참배객이 많다는 갓바위 부처는 너무나 유명하다.
이곳의 한티마을은 한말 천주교박해 당시 숱한 순교자가 나왔고 세계에서 보기 드문 천주교의 성지가 되었다. 이렇게 팔공산은 불교와 천주교의 성지일 뿐 아니라 신라와 조선의 왕들이 원찰을 지었는데 왕의 태실이 2개소나 조성되어 있다. 그리고 팔공산 기슭에 천년의 세월을 간직하고 있는 한밤마을은 옛날의 돌담이 보존되어 있으며, 조선조의 문풍이 묻어나고 있는 옻골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의 다른 산들이 넘보지 못할 역사와 문화, 경승을 지닌 팔공산이지만 우리시대에 들어와서 신라의 오악 중에 유독 이 산만이 국립공원 지정에서 빠져 있는 등 그 진면목이 세상에 잘 알려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세월이 갈수록 자연경관과 문화유적 등의 경관이 훼손되고 그윽한 분위기가 사라져가고 있다. 안타깝기 짝이 없는 현실이다. 팔공산의 역사와 문화를 영상으로 세상에 널리 알리고 후세에도 보물 같은 유산으로 기억될 수 있게 하기 위해선 사진가들의 노력이 더 절실해져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2022. 4 사진가 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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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사진설명
002. 새벽의 사유원에서 바라본 화산과 팔공산. 2017.
005. 동하천의 봄, 숲과 백로, 오리들이 연출하는 이 아름다운 풍광은 연경지구 택지개발로 사라졌다. 2015.
006. 소년대의 신선송, 1748년의 기록에 고색창연한 오래된 소나무라고 소개되었다. 2015.
009. 동산계곡의 봄, 2015.
020. 치산계곡 세미난골의 야생화로 뒤덮힌 기암. 2015.
026. 원효대사의 수도처라 불리는 서당굴에서 본 풍경. 2016.
061. 날카로운 톱날 같은 톱날능선의 기암. 2017.
069. 사유원의 가을, 뒤로 천왕봉과 팔공영봉이 보인다. 2018.
070. 사유원의 모과원, 뒤로 팔공영봉과 천왕봉이 보인다. 2018.
071. 가산산성 동문 옆의 팥배나무. 2016.
081. 보살의 미소가 서려있는 동봉석조약사여래입상. 2016.
082. 비로암 대적광전의 비로자나불(보물 제 244호). 2016.
086. 공산의 미소라고 부를 수 있는 관봉약사여래불 좌상(보물 제431호)의 측면모습. 2016.
088. 파계사의 건칠관음보살좌상(보물 제992호), 영산회상도(보물 제1214호)를 배경으로 수미단위에 좌정하고 있다. 1987
091. 선인대 바위틈에서 자란 노송. 2015
092. 원효대사의 소도처인 서당굴 맞은편에 우뚝 서있는 기암. 2017.
093. 황정리 신목. 2021
094. 김유신 장군의 수도처로 알려진 중암암 석굴위의 만년송. 2011.
095. 동봉과 팔공영봉, 동봉과 사자바위, 서봉으로 이어진다.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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