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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철새 ‘후투티’를 아시나요? - 중국 한시나 동양화에 자주 나오는 아름다운 새

등록날짜 [ 2022년05월15일 12시24분 ]
 

여름 철새 후투티를 아시나요?

중국 한시나 동양화에 자주 나오는 아름다운 새

머리깃털이 인디언 추장 같아서 인디언 추장 새라고 불리워지기도

 

어제(5/14)는 멀리 경주 황성공원으로 신기한 여름철새 후투티를 찍으러 출사 다녀왔다.

자동차로 왕복 8시간의 강행군. 서울 충무로3가에서 아침 640분에 출발하여 밤 10시경에 귀경했다. 경주 황성공원에 11시에 도착, 오후 4시반까지 오로지 후투티 만 찍었다. 새의 움직임을 한 순간도 놓치지않기 위해 점심도 촬영현장에서 짜장면을 주문하여 먹는둥 마는 둥 식사를 했다. 이처럼 오랜 시간 참을성을 가지고 기다려야만 겨우 몇장 결정적 순간을 건질 수 있다.


 

새가 경계심을 갖지않도록 멀리서 새의 빠른 움직임을 찍어야 하다보니 500mm 망원렌즈에 삼각대도 무겁고 튼튼한 걸 가져가야 한다. 망원렌즈의 무게를 받쳐줘야 하기 때문. 암튼 새 사진 찍기는 만만치않은 작업이다.


 

후투티라는 새는 흔치않은 새라고 한다. 일산 호수공원, 공주 갑사, 경주 옥산서원, 창녕 우포늪 등에서 발견되기도 하는데, 사진작가들은 경주 황성공원을 즐겨 찾는다. 수도권에서는 멀기는 하지만 찾아가기가 쉽고 촬영 여건도 좋기 때문이다. 울창한 소나무숲 한 가운데 딱따구리처럼 소나무기둥에 구멍을 파고 둥지를 튼다. 이곳에서는 오색딱다구리도 만날 수 있다.


 

후투티의 한자 이름은 대승(戴勝)이다. ()는 머리에 이고 있다는 뜻이고, ()은 한나라 때 부인의 머리 장식을 가리키는 말이다. 대승이란 머리에 장식을 이고 있는 새란 뜻이다. ‘후투티라는 이름은 의외로 순수 우리말이라고 한다. 새의 울음소리를 본떠 지어진 이름 같다.

 

한양대 국문과 정민 교수의 책 <새 문화사전>을 보면 후투티에 관한 다양한 한시와 그림들이 나온다. 이하는 정민 교수의 글을 일부 인용한 것이다.

 

전국시대 위나라 양왕(襄王, 재위 기원전 318~기원전 296)의 무덤에서 출토된 죽간 가운데 후투티에 관한 언급이 있다. 가장 오래된 기록이다.

 

곡우(穀雨)가 지난 지 열흘쯤 되어, 후투티가 뽕나무에 내려앉는다. 후투티가 뽕나무에 내려앉지 않으면 정교(政敎)가 제대로 행해지지 않는다.

뽕나무는 백성의 의복과 관련되고, 후투티가 뽕나무에 내려앉아 뽕잎을 갉아먹는 벌레를 많이 잡아먹어야 누에가 먹을 뽕잎이 그만큼 많아지겠기에 나온 말로 보인다. 후투티는 뽕나무, 즉 오디나무에 즐겨 앉으므로 오디새로 불리기도 한다. 그런 까닭에 후투티를 노래한 옛 한시에는 으레 뽕나무가 함께 등장한다.

 

중국 장하(張何)직조시(織鳥詩)를 읽어보자.

 

봄이 끝나가는 삼월이 되면

季春三月裏

후투티 뽕나무에 내려앉누나.

戴勝下桑來

볕 받아 꽃 모자 한들거리고

映日花冠動

바람 맞아 수놓은 깃 활짝 펴지네.

迎風繡羽開

누에 칠 일 늦었음에 깜짝 놀라서

候驚蠶事晩

아가씨 옷 지으려 옷감을 짠다.

織向女工裁

꽃에 기대 잠자리를 정해두고는

旅宿依花定

나무 둘레 빙빙 돌며 가벼이 나네.

輕飛繞樹回

높은 누각 버드나무 지나려다가

欲過高閣柳

작은 뜰의 매화를 다시금 친다.

更拂小庭梅

차지한 것 나뭇가지 하나뿐인데

所寄一枝在

활 쏘는 이 시샘을 근심하누나.

寧憂弋者猜

 

음력 3월에 뽕나무에 후투티가 내려앉는다. 햇볕 받아 머리에 쓴 화관(花冠)이 아름답게 반짝인다. 후투티가 뽕나무에 앉은 것을 보니 누에치는 시절이 돌아온 것이다. 베 짜는 아가씨들은 벌써부터 마음이 바빠진다. 꽃가지에 기대앉았던 후투티는 경쾌한 날갯짓을 하며 나무 둘레를 맴돈다. 높은 누각 위 버드나무로 자리를 옮기려다 말고, 공연히 심술궂게 뜰의 매화 가지를 한 번 툭 친다. 그래도 제 예쁜 깃을 노리는 화살이 있을까 두려워 두리번두리번 사방을 둘러보며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 당나라의 유명한 시인 가도(賈島)는 후투티의 어여쁜 자태를 보고 이렇게 노래했다.

 

별점 무늬 꽃 모자 도사의 복장이니

星點花冠道士衣

자양궁의 궁녀가 변화하여 나는도다.

紫陽宮女化身飛

봄 소식 하늘나라에 능히 전하겠지만

能傳上界春消息

봉래산 다다르면 돌아오지 못하리.

若到蓬山莫放歸

 

아름다운 별점 무늬에 화려한 꽃 모자를 쓴 모습은 흡사 황색의 도포와 두건을 쓴 도사 같다. 혹 천상 자양궁의 궁녀가 벌로 새의 몸을 받아 인간 세상에 환생한 걸까? 높이높이 날아가는 새를 바라보면서 시인은 하늘나라에 지상의 봄 소식을 전하러 가는가 하고 묻다가 아마도 봉래산에 다다르면 다시는 이곳에 오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염려한다.


 

후투티새는 모성애가 강하기로 유명한 새이기도 하다. 필자가 경주 황성공원에서 후투티 사진을 찍는 동안에도 불과 몇분 마다 어미새는 새끼를 위해 둥지로 먹이를 계속 물어온다. 인간이든 새든 모성애의 지극함을 실감하는 순간이다.(,사진/임윤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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