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명녀 사진전 ‘갈전의 보물창고 A treasure house of Galjeon Village’ 토포하우스
◉ 전시기간 : 2022. 10. 19(수) ~ 10. 25(화)
◉ 관람시간 : 10:00 ~ 19:00
◉ 전시장소 : 토포하우스 (http://www.topohaus.com)
(서울 종로구 인사동 11길 6 / T. 02-734-7555)
◉ 전시오픈 : 2022. 10. 19(수) 오후 3시
- 갈전리 보물창고의 숨결을 전하다
카메라를 들고 곳곳을 돌아다니며 자연과 인간의 화려한 빛깔과 유려한 선을 사각 틀에 담던 나는 결국 중년의 나이가 넘어서야 미뤄두었던 숙제를 하는 기분으로 그 헛간의 문을 열었다. 26대 종손 며느리로 시댁에 들어와 수많은 대소사를 치러내면서 늘 창고안의 물건에 호기심을 품고 미래의 언젠가는 반드시 둘러보리라 다짐했던 곳, 드디어 강원도 갈전리 옛 한옥에 딸린 허름한 보물창고의 문을 열었다.
헛간 안의 물건들은 모두 세월의 무게를 버거워하며 삭아가고 있었고 숱한 전설은 조용히 잠들어 있었지만, 그래도 그 옛 물건들이 먼지가 되어 완전히 날아가기 전까지는 아직 생명이 붙어있다고 생각했다. 바로 그 생명의 숨결을 전하고 싶어 사진으로 담아내는 작업을 시작했다.
집기마다 세월만큼이나 풍부하고 다양한 색이 속속 배어나오고, 슬그머니 드러나는 오래된 얼룩에는 사람 사는 이야기가 꿈틀대며 강한 생명의 숨결을 내뿜는 것 같았다.
이제 그 보물창고의 숨결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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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
「 갈전의 보물창고 (A treasure house of Galjeon Village) 」
오래된 헛간의 문을 열고자 한다.
헛간 속의 물건들은 모두 세월의 무게를 버거워하며 삭아가고 있고 숱한 전설은 조용히 잠들어 있었다. 그래도 그 옛 집기들이 먼지가 되어 완전히 날아가기 전까지는 아직 생명이 붙어있다고 생각했다. 바로 그 생명의 숨결을 전하고 싶어 사진으로 담아내는 작업을 시작했던 것이다.
한 점 한 점 카메라에 담으며 무엇에, 어떻게, 쓰였던 물건인지 그 시간 속에 머물 때면 먼 과거로 돌아가 시간여행을 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작업을 하다 보면 때론 옆에서 누군가 조곤조곤 속삭이며 사연을 얘기해 주는 것 같은 신기한 느낌이 들 때가 있었다. 늦게나마 우리 집안의 이야기를 세간에 내놓아 달라는 조상님들의 바람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심스레 집기들의 먼지를 털어내고 쾌쾌한 곰팡이 냄새를 맡아가며 사진 작업에 몰입해온지도 벌써 여러 해가 지났다.
물건마다 세월만큼이나 풍부하고 다양한 색이 속속 배어 있는 것이 너무도 신비스러워 카메라 셔터를 정신없이 눌렀고 난 이 행복한 사진작업을 즐겨 왔다. 한때는 소중하고 귀하게 쓰였던 시절이 있었노라고 어깨를 으쓱대는 것도 같고, 숨겨진 비밀스런 사연을 들려주겠노라며 나를 유혹하는 것도 같았다. 만지면 부서질지도 모를 집기들이었지만 세월의 바람을 견디어 온 강인함이 배어 있음을 느낄 때는 경건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 작업이 단순한 기록 작업이었다면 누군가에게 떠넘기거나 포기했을 수도 있었겠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던 것은 스며있는 정서에 잠자고 있는 색감을 보았고 마음속 깊이 전해지는 숨결의 느낌 때문이었다, 점점 예술적 상상력이 신나게 피어났고, 물체의 혼이 꿈틀대는 담채색의 향연은 나의 열정을 덥혔다. 연륜을 품고 있는 풍부한 색감을 이미 경험한 이상, 때때로 게으름을 피울 수는 있어도 완전히 멈출 수 없는 즐거운 작업이었다.
간혹 나태해질 때는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전통을 이해시키는 역사적 작업이라고 거창한 의미를 부여해 보았다. 가문의 친지들과 후손들에게는 집안 조상들의 소박하고 정성 가득했던 일상과 한때 눈부시게 영광스러웠던 조상의 역사를 전한다는 26대 종손 며느리로서의 책무로 스스로를 담금질해 왔던 것 같다.
나는 이렇게 보물창고의 문을 열었다. 강원도 갈전이라는 산촌마을, 낡은 창고에 쌓여서 자칫 누구에게도 주목받지 못한 채 사라져 버리고 말았을 전통 집기들이 세상에 나와 숨을 고르게 된 것이다. 많은 사연을 품고 먼지를 덮어쓴 채 있었던 집기들의 숨결을 많은 이들에게 전하고 싶다. 그리고 내가 느꼈던 것처럼 가슴속 깊은 울림을 함께 나눌 수 있길 기대해 본다.
- 2022년 10월. 사진가 고명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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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명녀(高明女, Go Myung-nyeo)
◈ Career
-(사)한국사진작가협회 속초지부 부지부장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예술사진교육사2급 자격취득
-서울교육대학교 평생교육원 사진마스터 과정 수료
◈ Solo Exhibition
-2022 개인전 「갈전의 보물창고(A treasure house of Galjeon Village)」
(토포하우스, 서울 인사동)
◈ Group Exhibition
-2022 제8회 대한민국국제포토페스티벌
「메타 리얼리티-현실 그 너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2022 “삶의 경계(境界)에서” 기획전 (토포하우스, 서울)
-2022 “일상으로의 회귀(A return to daily life)”기획전 (갤러리강호, 서울)
-2021~2022 고성 평화아트센타 아카데미사진전 2회
-2021~2022 빛담 여성사진가협회 회원전 2회
-2020~2022 (사)한국사진작가협회 강원도지회 강원사진전
-2020 제7회 현대사진공모전 선정 갤러리인덱스 그룹전
-2019 제6회 대한민국사진축전 서울교대사진아카데미 3인 부스전
-2019 동강국제사진제 영월사진기행 우수작가 선정전 (영월사진박물관, 영월)
-2018~2022 설악사진가협회 회원전 4회
-2017 사진예술교육사 자격취득기념 사진전
-2017 평창올림픽성공기원 한,중사진문화교류전
-2016 5인5색 그룹전
-2015년~2022년 (사)한국사진작가협회 속초지부 회원전 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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