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king Group, 한•러 수교 32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연재11 ’기술강국, 외교강국, 문화강국의 길을 추구하자‘ 최재덕 원광대 한중정치외교연구소장
https://youtu.be/3rPRgoEtgLY
오킹그룹(회장 나정주)에서는 러시아국영 국제통신사와 한•러 수교 32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를 성대하게 열었다. 9월30일 오전 밀레니엄힐튼서울(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이날 대회는 장내를 가득 메운 많은 청중들로 그 열기가 자못 뜨거웠다.
한민족운동단체연합 윤승길 사무총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대회는 총 3부로 나뉘어 일본이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무자비하게 상처를 남긴, 특히 일본군 731부대의 인류 역사상 가장 천인공노할 만행에 대하여 엄중하게 반성을 촉구하는 뜻 깊은 대회였다.
일시 : 2022. 9. 30 (금) 오전 9시 30분
• 장소 : 밀레니엄 힐튼 서울 (그랜드볼룸)
• 주관 : 한·러 경제발전협의회/러시아연방과학원 중국 및 현대아시아연구소
• 주최 : Oking Group/러시아국영 국제통신사
(RUSSIA TODAY (TV NETWORK) )
• 후원 : (사) 한국통일협회, 한민족운동단체연합
https://youtu.be/axp1G1XnTW0
https://youtu.be/9g8Ndmxua_I
https://youtu.be/GC9f41QTguo
동영상제공: 이용만 사진작가 제공
https://youtu.be/FR964PFO7BM
https://youtu.be/puVVfKzTjIw
https://youtu.be/vzCg_YrQuEk
https://youtu.be/2D-kN9OhfHc
https://youtu.be/jj07hBkWN0E
https://youtu.be/w6zE0mklZy8
https://youtu.be/506bcCydG98
https://youtu.be/_Bb7_fQwt1Y
https://youtu.be/xIg_SYoaDg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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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1. 대회개요]
1부
● 국민의례
● 개회사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 환영사 : 나정주 (한·러 경제발전협의회 공동의장, Oking Group 회장)
● 축 사 : 김삼열 (독립유공자유족회 회장)
: 에카트리나 야크 벨라야 (RUSSIA TODAY 다큐멘터리 제작 대표)
: 타이아나 비너 (다큐멘터리 감독)
● 추모위령식
, 헌화: 각계 대표 20인 ,헌가(구음) : 어연경(국악인)
2부
● 대회 발제 : 이일걸 (정치학 박사 · 한국간도학회 회장)
“일본제국의 반인륜 범죄와 식민무단점령시기 만행”
(일제의 731부대 생체실험 만행)
● 영화 관람 : 「일본의 731부대 생체실험 만행」 자료 영상
● 특별공연 : 백학(모래시계 주제곡) - 김일동(베이스)
그리운 금강산 - 나혜숙 · 신은정(소프라노) · 김일동(베이스)
지 박현(피아노) 홀로 아리랑, 러시아 민요- (광주 고려인 마을 어린이합창단)
지<휘 : 김혜숙 단장
- 오 찬
3부
● 학술 대회
발표 1: 「일본 731부대 생체실험 만행」 재조명
(러시아) 알렉산드르 제빈 박사 (한국연구센터장)
김영웅 박사(러·한 경제발전협의회 공동의장)
발표 2: 「일본 제국주의 식민통치의 불법성 재조명」
(한국) 서인원 (정치학 박사,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문명사적인 대전환의 시대 한국의 대응방안」
최재덕 (정치학 박사 · 원광대 교수)
● 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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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2. ]
[문명사적인 대전환의 시대 한국의 대응방안]
- 기술강국, 외교강국, 문화강국의 길을 추구하자
최 재 덕
원광대 한중정치외교연구소장
들어가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질서의 대지각 변동이 표면화되었다. 존 미어샤이머가 주장한 ‘공격적 현실주의(Offensive Realism)’가 21세기 국제정치에서 점차 실현되어 가는 것이 매우 우려스럽다. 냉전 종식 후 국제질서는 미국 중심의 일극 체제, 미중의 양극 체제를 넘어, 지역 강대국이 다수 존재하는 다극 체제로 이행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국제질서에 혼란이 가중되고 안보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은 지역에서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도 커진다.
20세기 말 냉전 종식 이후 미국이 구축한 국제질서는 잘 기능하는 듯 보였고 전 세계는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유기적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형성하면서 상호 발전을 추구하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 30년 동안 중국의 부상과 국제기구의 영향력 약화, 에너지 수출국이 된 미국의 평화유지군 역할 축소와 구소련 국가들의 나토 가입,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내전과 영유권 분쟁으로 안보적 갈등은 증폭되어왔다. 2018년에 시작된 미중패권경쟁으로 잠재되었던 지정학적 리스크도 크게 표출되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과 중국의 경쟁을 중국/러시아 대 미국/서구(유럽)의 진영 경쟁으로 확대하는 변곡점이며, 어느 편에 설 것이냐는 묻는 시험대가 되었다. 중요한 사실은 미국 편에 설 것이라고 예측되었던 여러 나라가 대러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중립적인 입장에 섰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지난 30년간 중국의 영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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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가 친미 성향의 국가들이 중립적 입장에 서는 데 영향을 미쳤고, 이러한 사실은 침략국 러시아를 옹호해서가 아니라 이들 나라에 중국의 영향력이 깊이 침투했기 때문이며, 이들이 중러 연대를 강하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강력한 우방으로 인식되었던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의 대러 제재 불참, 미국의 강한 유감 표명에도 미동하지 않는 인도, 러시아의 ‘침략’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평화적 중재자를 자처하는 중국, 아세안과 아프리카, 중동의 반응을 고려해보면 미국의 영향력이 미치는 범위를 확인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국제 사회의 반응으로 미국 영향력의 상대적 축소를 단언하긴 어렵지만,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유라시아에서 하나의 세력으로 부상하는 중러의 연대가 국제질서의 변화를 추동하는 강력한 힘으로 작용할 것이고 한반도에 비우호적인 전략 환경을 조성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국제질서가 대혼란기, 대격변기에 접어들었다. 세계화는 끝났다는 인식이 팽배한 가운데, 하나의 글로벌 공급망을 미중이 억지로 나누려는 시도에 세계 경제는 몸살을 앓고 있으며, 화해와 공영을 추구하던 국제질서는 이념과 안보를 이유로 대치하는 쪽과 국익을 우선하여 중립적 위치에 머무는 국가들로 나뉘고 있다. 한국은 미러의 대리전 양상으로 진행되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강대국들의 대응 양상을 예의주시하면서 한반도에서 강대국의 힘이 충돌하지 않도록 지정학적 리스크를 분산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Ⅰ. 우크라이나 전쟁과 지정학적 의미
중국/러시아 대 미국/서구(유럽)의 대결은 권위주의 국가와 민주주의 국가의 대결이다. 이 대결은 이념· 경제· 안보의 대결이며 안보의 의미가 단순히 군사적 안보의 범위를 넘어 에너지, 식량, 기술을 포괄한다는 점에서 전방위적인 전략 대결이다.
미국 경제학자 마이클 허드슨은 ‘유라시아가 하나의 세력으로 단결하면 세계를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은 지정학적 상식’이라고 언급하면서 ‘미국/유럽의 금융자본주의’ 대 ‘중국/러시아의 산업자본주의’의 경제 전쟁 시작되었으며, 식량, 에너지 등 핵심 자원의 자급자족 능력에서 중국/러시아가 훨씬 경쟁 우위에 있다는 이유를 들어 중러 연대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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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표적인 전략가 즈비그뉴 브레진스키(Zbigniew Brazinski)는 그의 저서 「거대한 체스판(The Grand Chessbord: American primary and its geostrategic imperatives,1997)」에서 소련의 해체를 ‘조직화된 심장지대’가 사라진 것으로 보았다. 그는 소련 해체 이후 모스크바는 구소련 영토 회복 시도를 멈추지 않을 것이며, 우크라이나 지역은 러시아와 서방의 충돌 요인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중국이 선봉에 선 중국-러시아-이란이 연대한 반패권주의 동맹 형성 가능성이 있으며, 이러한 일은 미국이 중국과 이란을 동시에 적대시할 정도로 근시안적일 경우에만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지금 이러한 예측은 현실이 되었다. 나토의 동진이 가시화된 1990년대 말 러시아의 옐친 전 대통령이 미국의 패권주의를 비판하면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천명한 이후 상하이 협력기구가 출범하였고, 중국에 시진핑 국가주석이 취임하면서 중러관계의 긴밀화가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이란 핵 합의(JCPOA) 탈퇴를 강행하고,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솔레마이니를 암살함으로써 브레진스키가 경계했던 중국-러시아-이란이라는 매우 강력한 군사적, 경제적 협력체가 형성되었다.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방중(訪中) 길을 열었던 외교 전략가 헨리 키신저는 그때와 반대로 미국이 러시아와 손잡고 중국의 부상을 막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2016년 12월 트럼프 당선인에게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 양보를 통해 미국과 러시아 간 화해를 도모하고 국제질서 안정을 추구하라고 자문했다. 이 구상에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인정, 러시아 군대의 우크라이나 동부지방 철수와 반군 지원 중단, 서방의 러시아 제재 중단을 포함하고 있었으며 이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그러나 취임 후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 제안은 시도되지 못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의 지지 하에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러시아가 미국에 제시한 안보 협상안을 미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이로써, 미국과 러시아의 화해의 모멘텀이 사라졌고, 유럽은 러시아와의 단절을 선언함으로써 에너지· 식량· 군사 안보를 더욱 미국에 의존하게 되어 안정적인 발전 동력을 상실하게 됐다. 러시아는 유럽에 수출하지 못하는 에너지를 중국에 더 공급할 것이고, 중국은 러시아 극동지역과 동시베리아 지역 개발에 자본을 더 투입하여 러시아의 경기 침체의 하방을 떠받치면서 중러 연대를 한층 강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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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미어샤이머(John J. Mearsheimer) 시카고대 정치학과 교수는 그의 저서 「강대국 국제정치의 비극(The Tragedy of Great Power Politics)」에서 ‘중국은 평화롭게 부상할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미국의 최대 적은 러시아가 아니라 중국이며, 중국을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 침공에 대한 근본적 책임이 나토의 동진으로 오랫동안 러시아를 자극한 미국과 서방에 있으며 푸틴이 이에 대한 대응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그는 심각한 위협이 되는 국가는 러시아가 아니라 중국이며, 중국을 억제하기 위해서 러시아를 협력자로 두고 인도, 러시아, 미국이 협력하여 중국을 봉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미국, 러시아, 나토, 우크라이나 어느 쪽도 전쟁에 지는 것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전쟁이 낮은 강도로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우크라이나의 중립국 선언으로 이 상황이 정리될 것으로 내다봤다.
Ⅱ. 중러 긴밀화
우크라이나 전쟁은 중국과 러시아의 긴밀화를 한층 더 강화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미국의 대러 전략이 변하지 않는 한 지속될 것이다. 이는 미국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미국의 선택에 따른 결과로 중국을 중심으로 더 커진 반패권주의 연대와 대치하게 되었다. 러시아를 고립시키고 중국의 부상을 막으려는 미국의 전략이 강력한 중러 연대를 형성하게 하였다.
러시아와 중국은 에너지, 경제 발전, 군사안보에서 탈달러화에 이르기까지 양국의 상호보완적 협력관계는 상당히 공고하다.
중국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으로 서방이 대러 제재의 수위를 높일 때 러시아와 에너지 협력을 발표했던 것처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앞둔 지난 2월 4일 베이징에서 양국 지도자는 ‘신시대 국제관계와 글로벌 지속 가능한 발전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나토의 확장 중단을 촉구하는 한편 러시아가 극동지역으로부터 중국에 100억㎥의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새로운 계약을 체결했다. 노르트스트림2 중단에 대한 대안을 미리 발표한 셈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으로의 에너지 수출이 막힐 것을 예상한 러시아가 중국에 에너지를 더 공급하려는 계획을 발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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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다. 이에 대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즈는 2월 23일 “중국이 자원거래와 국영 은행 대출 등을 통해 러시아의 경제적 타격을 도울 것이고 서방의 대러 제재를 무력화시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미국이 장악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하지 않는 에너지 공급망을 형성하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해 왔고, 위기에도 중단없이 공급되는 에너지원 확보를 위해 러시아와의 협력을 늘려왔다.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해 석탄, 석유의 대체 에너지원인 천연가스를 안정적으로 얻고자 했던 중국과 유럽으로의 공급량 감소에 대비하여 아시아로 공급망을 다각화하면서 동북아시아 지역에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러시아의 이해관계가 일치했다.
중러 연대의 근간이 양국의 에너지 밀월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러시아는 2016년 사우디를 제치고 중국의 최대 원유공급자가 되었다. 2014년 가스프롬과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가 향후 30년간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중국에 공급하기로 합의하고 5년 뒤인 2019년 12월 ‘시베리아의 힘’ 가스관이 개통되면서 에너지 협력이 본궤도에 올랐다. 러시아는 이 가스관을 통해 2025년까지 연간 380억m3의 천연가스를 공급할 계획이다. 중러 에너지 교역액은 2021년 1~3분기에만 349억 달러(41조 4158억 원)으로 양국 전체 교역에 34.3%를 차지했다. 중국은 러시아와 에너지 협력을 강화하면서 충전되는 배터리를 장착한 셈이다. 2020년 있었던 중국 호주 간 무역분쟁에서 중국은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하고 러시아산 석탄으로 대체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중러는 2021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석유, 천연가스, 석탄 등 원자재 거래에서 달러화 대신 위안화와 루블화 사용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양국은 미국에 대한 경제의존도를 줄이고 미국의 경제 제재에 대비하기 위해 자국 통화 비중을 늘리고 탈달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러 교역에서 달러화가 사용된 비중은 2015년 90%에서 2020년 상반기 46%로 감소했고, 위안화와 루블화 비중은 증가하고 있다. 중러 교역액은 2017년 이후 계속 1000억 달러를 상회하고 있으며 중국은 러시아에 스마트폰, 노트북, 자동차 부품 등을 수출하고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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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중국에 석유, 천연가스, 석탄, 식물성 유지 등을 수출하고 있어 상호보완적이다.
물론, 바이든 정부는 대서양 동맹 복원이라는 목표를 두고 유럽을 확실한 우군으로 두려고 하겠지만 중러 연대가 양국 지도자의 오랜 신뢰와 경제, 안보, 군사적 측면에서 상호보완적인 데 반해 에너지 수출국 미국과 에너지 수입국 유럽의 관계는 일방적으로 유럽이 미국에 의존적이다. 미국은 유럽에 에너지와 무기를 판매하여 수익이 늘고 유럽은 비싼 에너지 공급 비용과 식량 부족으로 고통이 가중되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에너지와 식량 부족으로 유럽의 경기 침체가 가시화되면 유럽은 미국의 대러 제재에 동참하여 러시아와 결별하는 것이 진정 유럽을 위한 일인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코로나 백신 공급에서도 각자도생을 선택한 유럽이 에너지와 식량 안보에 대해 시간이 지날수록 한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질 것이다.
Ⅲ. 미래 전망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앙숙 관계였던 유라시아의 두 강대국 중국과 러시아는 유라시아 범위 내에서 상호 영향력 확대에 대한 견제와 갈등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대외적으로 중러가 국제정치, 경제, 군사안보 등에서 유례없는 전략적 협력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역외 공격에 공동 대응해왔다. 중러는 일대일로와 유라시아경제연합(EAEU)의 협력, 에너지 협력, 중러 연합군사훈련과 방산 협력, 북극해 개발과 더불어 이란 핵합의, 시리아 내전 개입, 북핵 문제, 미중무역분쟁 등 국제적 이슈에 의견일치와 상호지지를 표명하면서 공고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중러관계는 상호 대등한 관계에서 점차 중국이 주도권을 가지는 방향으로 이행하고, 유라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가 러시아의 영향력 축소로 이어지고 있지만, 중러 긴밀화의 이점이 이러한 한계성을 압도함으로써 양국 관계의 긴밀화는 상당 기간 유지될 것이고 국제질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잡을 것이다.
미국의 세계전략 변화가 수반되지 않는 한 중러 연대의 강화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다. 현재 중러는 분리되기 어려운 한 몸처럼 작동하고 있고, 양국의 리더십은 오랜 친분과 신뢰를 바탕으로 국제적 이슈뿐만 아니라 국내적 통치 체제에도 상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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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 동일한 지향점을 추구하고 있으며 미국과의 대결을 위해 상대국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상호 인식하고 있다.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3월 7일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제5차 회의 기자회견에서, 중러 협력의 전망은 매우 밝으며 국제 정세가 아무리 험해지더라도 양국의 전략적 신념을 유지하고 신시대 전면적 전략 협력 동반자 관계를 끊임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것은 중국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다른 어떤 관계보다 중시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중국은 오히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전략적 이익을 취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한발 물러나 평화의 중재자를 자처하면서 러시아와의 에너지 협력을 늘려 러시아의 대중 경제의존도를 높이고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계기로 삼았다. 또한,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집중하는 사이 지난 3월 말 중국 정부는 솔로몬 제도와 중국군을 파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안보협정안’에 합의했으며, 항구·해저광케이블·조선소·해양 운송망 건설과 석유·가스 등 해양광물자원 탐사가 포함된 ‘해양경제협력 양해각서(MOU)’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 하는 사이에 중국은 태평양 깊숙이 진출하여 미국의 강력한 우방인 호주 인근에서 미국과 호주가 안보 위협으로 상정한 해상활동들을 자유롭게 하게 되었다. 중국은 미국이 러시아와 유럽에 집중하는 사이 쌍순환 전략, 반도체 굴기, 시진핑 주석 3연임 등을 추진하면서 에너지를 결집할 시간을 벌었다.
중국과 유럽과의 관계는 지금보다 어려워질 수 있지만, 중국이 러시아를 직접 지원하지 않는 한 유럽은 섣불리 중국과 디커플링을 시도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유럽과 우호적인 협력을 위해 많은 공을 들여왔다. 유럽으로 일대일로 전략을 확대하려고 노력해 왔고 우크라이나는 일대일로를 유럽으로 확대하기 위한 관문이었다. 또한, 2020년 12월 말 7년의 노력 끝에 중국과 유럽연합 간의 ‘포괄적 투자협정’에 합의했었다. 중국은 유럽의 제1 교역국으로 유럽 경제에 이미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유럽과 중국의 디커플링은 양측 모두 상당한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향후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할지 여부가 중국과 유럽의 관계를 결정짓는 변수가 될 것이다.
중국은 미중패권경쟁을 하면서 ‘중국의 꿈’을 이루어가기 위해 에너지를 공급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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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고 미국에 함께 대항할 러시아가 필요하다. 러시아는 안보적 완충지를 확보하고 구소련지역에서의 영향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서방의 경제 제재를 무력화하기 위해 중국과 전략적 협력을 이어가야 한다. 양국은 미국의 간섭 없는 자국 중심의 세계 질서를 형성하고자 하며 유라시아 국가들이 지키는 유라시아 안보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항미적 성격의 중러 연대를 확대 강화해 나갈 것이다. 국익을 우선하며 중립적 위치에 있는 국가들은 중러와도 협력의 가능성을 충분히 열어놓음으로써 국제 사회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완전 봉쇄나 고립은 실현되지 않을 것이다.
Ⅳ. 한반도에 미칠 영향과 한국의 대응 방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한국에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난 전쟁’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 전쟁은 국제질서와 한국이 속한 동북아 정세에 적지 않은 변화를 추동할 것이기 때문이다.
‘유라시아 대륙 중심에 중러 연대가 하나의 세력을 형성한다는 것은 한국에 어떤 의미인가?’ 우크라이나는 유라시아 대륙의 서쪽 끝에 위치해 있고 한반도는 정반대편 동쪽 끝에 위치해 있다. 지구상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은 곳으로 분류되는 지역, 예컨대 우크라이나, 대만 해협, 호르무즈 해협, 남중국해, 동중국해, 한반도 중 지상에서 강대국의 힘이 대치한 곳은 우크라이나와 한반도이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다는 것은 강대국의 힘이 첨예하게 대립한다는 의미이고 이는 힘의 균형이 깨지는 순간 그 지역은 언제든 화약고로 돌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그 과정과 결과를 보고 있다. 존 미어샤이머가 미국은 참전하지 않았지만, 러시아와 전쟁중이라고 언급한 것처럼 우크라이나 전쟁이 미국과 러시아의 대리전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한반도는 지상에서 미국과 중국의 대리전이 가능한 나라로 언급된다. 한반도는 휴전 상태로 남북 분단이 고착화된 공산 진영과 민주 진영의 완충지이자 미·중·일·러의 균형점이다. 미중패권경쟁과 중러의 긴밀화라는 국제질서의 변화로 한반도에 북·중·러 대 한·미·일의 냉전적 구도가 강화될 가능성이 크고 한반도 안보의 구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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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다.
중러 연대가 힘을 강화하면 북한의 입장은 더욱 강경해질 것이고, 중러의 대척점에 있는 미국과 일본은 힘의 균형이 맞추기 위해 한반도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려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한반도에 투사되는 강대국의 힘의 압력은 높아진다. 힘의 균형이 더 깨지기 쉬운 상태가 된다. 우크라이나의 무리한 나토 가입 추진은 자국의 안보를 위한 행보였지만 이는 강대국의 힘의 균형을 깨는 행동이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위협에서 벗어나 나토의 안보 우산 아래로 편입하려고 현상 변경을 시도했고 이는 러시아 안보에 현존하는 위협으로 작용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졌다. 이는 한국 외교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한국은 한반도를 둘러싼 전략 환경이 비우호적으로 변화하는 상황에서 무엇을 노력해야 할 것인가?
첫째, 한국은 미중 간 어느 한 편을 선택하지 말아야 한다. 한국이 진영 논리에 빠져 어느 한 편으로 치우치면 다른 한편은 이를 핵심이익 침해나 안보 위협으로 인식한다. 즉, 한국의 선택이 강대국 중 어느 한 국가의 핵심이익을 침해한다면 대척점에 있는 상대국과 적대적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 한국은 이를 경계해야 한다. 지난 30년간 한중관계는 세계화와 자유무역 기조 속에 잠재적 갈등 요소를 최대한 억제하고 경제, 사회, 문화 분야의 교류를 극대화하면서 발전해왔지만, 향후 한중관계가 발전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양국 사이에 존재하는 이념과 체제, 안보와 관련된 전략적 관점의 차이를 인정하고 양국 간 갈등을 조정· 관리하여 호혜와 평등에 기반한 한중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또한, 한국은 한미동맹 강화로 안보 불안을 낮추되 한미동맹 강화가 북미관계와 남북관계 개선으로 연결되도록 해야 하며 미국의 동맹국으로써 한국이 협력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협력하지만, 중국의 핵심이익을 침해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국익 우선의 입장에서 한반도의 안보 불안이 야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둘째, 국익 우선의 실용외교를 지향해야 한다. 안보적 차원에서 국익 우선의 실용외교란 한반도에 안보 불안을 야기하는 강대국의 힘을 분산시키고 호혜와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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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양자 관계를 확립함으로써 상호 핵심이익을 존중하고 발전을 이루는 외교적 해법을 말한다. 한국은 북한의 안보 위협이 존재하는 한 한미동맹을 굳건히 유지하고 미국의 세계전략에 상당 부분 협조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국의 안보를 위한 한미동맹이 미국의 중국 봉쇄 전략의 일환으로 작용하여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나가서는 안 된다. 한국은 4강과 양자 관계의 발전을 도모할 사안별 협력 방안을 마련하고 양자 관계의 발전을 도모해 나감으로써 한국 스스로가 힘의 균형점을 유지하고 강대국의 압력을 분산시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한국은 무조건으로 한쪽 편에 서지 않으며 어느 국가에도 적대적이지 않고 국익 우선의 실용외교를 추구한다는 강한 메시지를 주어야 한다. 그럼으로써 강대국으로 하여금 한국에 상호 발전을 위한 협력을 제안하고 발전시켜 나가도록 해야 한다. 한국이 국익에 반하는 강대국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다른 강대국으로부터 더 큰 요구를 수용하도록 강요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한국은 스스로 강해지기(自强)를 선택해야 한다. 지금은 냉전 시대처럼 한쪽 진영에 편승하여 안보를 지킬 수 없다. 다극 체제에서는 지역 강대국이 난립하며 평화로운 국제질서에 반하더라도 자국의 이익을 위해 행동함으로써 각국의 이익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증폭된 갈등은 전쟁으로 비화되기 쉽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스스로 힘을 키워야 한다. 1994년 우크라이나는 소련 시절 배치된 1,560여 개의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가로 미국·영국·러시아 등 강대국들이 독립·주권·영토보전·안전보장을 약속하는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20년 후인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하고 서방은 러시아에 경제 제재만 함으로써 강대국들이 약속했던 우크라이나의 영토보전과 안전보장은 지켜지지 않았다. 8년이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의 안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협상에 우크라이나의 자리는 없었다.
미국과 러시아가 협상하고 협상이 결렬되자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일어나 국가 존립이 위태롭게 되었다. 남북 분단 당시에도 한국의 자리는 없었고, 한반도 비핵화 논의에도 북한과 미국만 있을 뿐 한국의 자리는 없었다. 한국은 어느 편에 서는 것이 유리할 것인가를 따질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강해지기를 선택해야 한다.
조직화된 유라시아의 심장 지역이 다시 뛴다는 것은 한반도에 유리한 상황이 아니다. 약소국 우크라이나의 선택이 지금의 전쟁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 우크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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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우크라이나로 집중된 강대국의 힘을 분산시키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러시아와의 완전한 단절, 서방으로의 편입이 우크라이나 안보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착각했다. 한국은 강대국과의 적대적 관계 형성, 또는 협력 단절은 해당 국가의 부정적 영향력이 한반도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한국은 여러 강대국과 협력적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강대국의 부정적인 힘들이 한반도에서 충돌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국제질서의 대격변기에 한반도가 중러 대 미일의 격전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한국의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 한반도에도 어려움이 닥칠 수 있다. 지금의 변화를 직시하여 국익 우선의 실용외교와 자강의 길을 선택하고 첨단기술강국, 외교강국, 문화강국의 길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