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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영르포(#29)구룡마을
-화재의 상처를 지나며-
지난 1월 27일 이곳 구룡마을에 화재가 있었다.
이제 1개월 지난 시점, 화재의 상처를 취재하기 위하여, 이곳을 찾았다.
전철 분당선 구룡역에 내려서, 개포고등학교 입구의 마을 버스
5번에 탑승하여, 구룡마을에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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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들어서니, 카메라멘의 시선이 모두 곱진 않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는 좀더 침착하고 마을 사람들의 삶에 좀더 가까이 다가서고,
서로 이해하는 마음이 필요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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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바우하우스(창설자: 월터그로피우스) 출신 사진가 아론 시스킨드(Aaron siskind, 1903~)도
할렘의 기록사진들을 촬영할 때 아마 이런 기분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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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촬영자와 더욱 같은 개념의 촬영인 것은 거리 벽의 낙서, 찢어진 포스터, 페인트 흔적,
사람들의 관심이 없는 사소하고 하잘 것 없는 그런 소재를 기자가 촬영하고
있으니 더욱 선배 사진가와 교감이 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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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자는 사진의 시각적인 특성과 시간적인 특성도 서로 공유함을 익히 알고
그런 작업을 위해서, 오늘도 엥글에 초점을 맞추고 좁은 달동네를 방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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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상부로 올라갈수록, 점점 연탄깨스 냄새에 민감해 진다.
소 골목에는 인기척도 없이, 낡은 자물쇠가 주인의 부재를 알린다.
이따끔 고양이들이 나그네를 응시하며, 경계하는 눈이 매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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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상부에 도달하니, 한달전 화재가 쓰처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인근 동네 아줌마들은 자기집으로 연쇄적으로 붙을까, 발을 동동 굴렸다며,
한달 전 화마(火魔)의 악몽을 털어놨다. 숯 검정 벽체 사이로,
멀리 개포동의 빌딩이 엥글에 들어온다.
불은 낮에, 바람이 없었던 탓에 그나마, 이정도 손실이란다.
이런 장면은 현대 산업사화에서 양극화 된 한 단면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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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고양이는 등장한다. 그런데, 주인잃은 고양이는 집에 있은 자재도구위에서 집을 지키며,
나그네를 경계하고있었다. 역시 개나 고양이는 영물임에 틀림없었다.
해가 지면서, 이 곳 구룡마을은 더욱 적막이 빨리 내려않는다.
그것은 이방이의 느낌일까…
(이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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