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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우리들은 의외의 장소에서 의외의 이미지를 만나 의외의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들은 무작정 헤매기 촬영을 하기로 하고 길음역에서부터 국민대까지 가는 동안 눈에 보이는 대로 마음이 가는대로 발길이 닿는 대로 머리를 하얗게 비우고 마음을 파랗게 비우고 가볍게 출발을 한터였다.
몇 채의 한옥과 무시무시한 아파트가 아웅다웅 다투고 있는 길음 시장께를 지나고 허접스러운 정릉천으로 내려섰을때 우리들은 맞이한 것은 시궁창 냄새와 때 마침 찾아온 꽃을 시샘하는 칼바람이었다. 정릉천은 지난여름 정비공사로 유입된 시멘트 성분으로 죽음의 냄새 외엔 아무것도 맡을 수도 느낄 수도 없었다. 사실 우리들의 카메라는 반세기전 청계천변위로 엉덩이를 삐죽이 내밀고 무너져 내릴 듯 끙끙대는 하꼬방 창녀촌을 찾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물론 없었다.
정릉의 달동네는 이 시대의 마지막 남은 역사인지도 모른다.
달동네의 초입에 을씨년스럽게 서있는 교회는 생뚱맞게도 커다는 느낌 외엔 별다른 신심을 느끼게 하지는 않는다. 높고 낮은 언덕배기에 빼곡히 들어찬 게딱지같은 집 집 집 건물 건물 건물 그것들은 야속 하리 만치 어지럽다.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아름다울 美 자완 거리가 멀다.
하나님의 교회는 그 집들을 모조리 쓸어버리기라도 하려는 듯 이리저리 흔들어 대고 있었다. 일그러진 우리들의 도시! 우리가 이날 만난 가장 흡족한 아름다움이었다. 美. 美. 美. 메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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