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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은 누구나 사진을 잘 찍는다. 깜짝깜짝 놀랄 만큼 정확하게 사진들을 찍고 처리한다. 디지털 시대의 편리함과 발달이 고화질의 쨍한 시진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첩경이 된 것이라고 본다. 결국 이 시대의 사진 잘 찍는다는 것이 색감이 좋고 화질이 좋고 구도가 좋고 좋은 장소를 선택했다고 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가 된다.
사진 1주일만 하면 누구나 그 정도는 다 해내기 때문이다. 눈부시게 발달한 장비 덕에 어제 카메라 사서 오늘 찍어도 얼마든지 쨍하고 똑 부러지는 사진들을 찍어 내는 시대가 된 것이다. 필자가 며칠 전에 55만원주고 캠코더를 하나 샀는데 동영상만 찍는 것이 아니라 스틸사진도 병행해서 촬영할 수 있고 더구나 동영상 속에서 필요한 컷을 캡쳐 받아도 화질이 놀랄 만큼 좋다. 동아일보 모 국장을 만났는데 그의 주장은 미래의 카메라는 동영상과 스틸을 다 촬영하는 멀티형이 주종을 이루게 된다는 것이었고 이미 그 시대가 시작이 된 셈이다.
결국 사진작가란 모름지기 쨍하게 찍을 수 있는 기술적인 재능을 말하는 시대는 아니라는 얘기다. 앞으로의 유능한 작가는 기획력, 구상력, 섭외능력과 그렇게 만든(?)작품에 대해서 유창하게 주장할 수 있는 확고부동한 주둥이가 우열을 좌우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스펜스 튜닉은 수많은 사람들을 동원하여 홀라당 옷을 벗기고 거리를 도배하고 건물을 도배하여 작품을 만든다. 위 능력이 탁월하다는 증거이고 김아타 작가는 뉴욕의 도로를 8시간동안 막고 촬영을 하였다고 한다. 보통 섭외능력이 아니다. 포콩은 초등하교 학생들에게 1회용 카메라를 나누어주고 촬영을 시키고 그것을 뽑아 전시회를 하여 대박을 낸바 있다고 한다.
이용만이란 우리 회원이 있는데, 결정일 때 결정적으로 일타를 날려 결정적인 모델을 결정적인 장소에 배치하여 결정적인 작품을 만들어 내곤 한다.
이번 길음역-정릉달동네를 헤매는 촬영에서도 그의 능력이 십분 발휘되었다. 그는 먼저 상대를 예쁘게 찍은 다음 카메라의 모니터를 보여 주면서 더 잘 찍을 수도 있다고 꼬신다. 그 쯤 되면 그 얼굴은 그의 얼굴이 된다고 노하우를 슬쩍 전수하여 준다.
정릉 달동네의 낡은 가옥들은 마치 유럽의 성채를 연상시킨다. 아쉬운 것은 골목이 하얗게 비었다는 것이다. 마침 할머니 한분이 지나치다 수많은 카메라를 보고 놀라 얼른 숨어버리신다. 다 아쉬운 참이라 괜찮다고 그냥 가시라고 합창을 한다. 드디어 이용만 작가가 나섰다.
“할머니 지나가세요! 우리 별 찍는 거예요.”
“별이 어딨는데 멀건 대낮에....”
“우리 눈엔 별이 보여요, 그러니 지나가세요!”
“그려 별이 많긴 많구랴...”
띠웅! 정말 하늘에 별이 반짝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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