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의 초대작품(2023년 3월), 한국사진방송 배택수 심사위원장 발표
■ 이달의 초대작품
▪ “돌고돌아 가는 길” 작가 : 변병윤
▪ “출항의 서막” 작가 : 김석은
▪ “잠자는 여인” 작가 : 정용남
▪ “천의 얼굴” 작가 : 이용만
▪ “라이트페인팅” 작가 : 홍창기
▪ “폐선” 작가 : 조계준
▪ “눈내리는 메타세콰이어 길” 작가 : 오상복
▪ “picture in picture (PIP)” 작가 : 이용만
▪ “어떤 관객3” 작가 : 김가중
▪ “시선이 머무는 곳” 작가 : 천세욱
▪ 심사위원장
- 배택수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사진) 석사, 사진평론가, 미국 Stanton Univ 미술학과 (사진) 초빙교수, 서울교육대학교 사진아카데미 교수, 농협대학교 외래강사, 문체부 문화예술교육사(사진), 한국사진작가협회 (상임이사, 자문위원, 사진교육지도자, 사진촬영지도자, 전국사진강좌 강사, 전국사진심사자격자), 문체부 공공미술 프로젝트 자문위원, 한국사진문화 콘텐츠 연구소 소장, 한국사진학회 정회원, 한국미술협회 서양화가(문화예술협력위원회 이사 역임), 한국현대미술협회 운영위원
▪ 심사위원
- 김용암(서울시청, 성균관대 사진예술학부, 경희대 공공대학원 졸업)
- 김영훈(가평예대 교수, 한국사협 사진교육지도자, 윤슬사진촬영연구소장, 한국프로사협 구리남양주지부장),
- 김종식(한국사협시흥지부장, 한국사협 야생화분과 위원)
- 신동현(대한민국사진대전 추천작가, 한국사협 청년분과위원장, 사진교육지도자, 사진촬영지도자)
- 조성철(충청대 교수/사진평론가)
- 최태희(전 경찰인재개발원 교수, 사진공모전 최대수상기록777개 행정 안전부, 365포인트사진집 베스트셀러 작가)
■ 작품평
사진의 프레임안에서 형성되는 내용 중, 사진의 특성을 현실성, 우연성, 고립성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이번 달은 지난달의 우연성에 이어 초대작을 중심으로 내적 특성 중 고립성을 중점으로 작품평을 하겠습니다.
고립성을 이야기 하기 전에 현대예술사진 시대에서 피사체를 보는 방법에 대하여 먼저 이야기 하겠습니다.
이 세상에 나와 있는 수많은 사물들은 제 각각 존재의 의미를 갖고 있으며 그 존재의 의미는 한 가지로 한정될 수 없는데, 같은 사물이라 하더라도 누구에게는 하찮은 것이 될 수 있고, 다른 누구에게는 너무도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일 수 있듯이 개개인에 따라 존재의 의미는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것입니다.
예로 사거리의 빨간색 신호의 외적 의미는 멈추라는 지시와 지시를 어길 때는 위험을 경고하는 규범과 통제의 상징적 코드를 담고 있고, 각각의 운전의 경험에 따라 달리 해석되는 내적 의미가 포함되어 있듯이 하찮은 사물이던, 풍경이던, 사람이던 단 한 가지의 의미로만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회화주의 사진에 반대하여 철저히 리얼리즘 사진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스트레이트 사진을 출현시킨 스냅샷의 창시자로 20세기 사진을 새롭게 연 알프레드 스티글리츠는 시대를 상징하는 소재를 촬영해서 관객들에게 사진을 보면서 생각있는 의미를 주는 것을 제일 목표하였는데, 특히 1917년 ~ 1937년 사이에 조지 호숫가와 뉴욕 시내의 집에서 생활하면서 진행한 사진 작업이 일상적인 사회적 현실에서 인물, 구름, 건물로 보는 대상이 바뀌면서 이큐벌런트(equivalent 심상사진)라는 개념을 가지고, ‘저 구름은...’, ‘담장과 망루’와 같이 하늘의 구름을 상징, 은유, 상상의 감정적 경험을 바탕으로 추상적 형태를 연속적으로 촬영한 사진과 뉴욕을 중심으로 한 건물들에 관심을 쏟았습니다.
이큐벌런트의 개념은 ‘동등·대등한 것’이라는 뜻이며, 자신의 내면적 생각과 동등한 것으로 구름을 표현하였으며, 현실의 대상에서 사물의 형태와 표면적인 의미를 벗어나서 작가의 관념을 표현하는 추상성을 상징하는 미학적 근거입니다.
이렇듯 세상에 이미 나와 있는 오브제의 존재의 의미는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으며 촬영자의 내적 경험에 따라 무한대로 의미 확장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다양한 의미해석은 사진가들에게 중요한 오브제로 사용되며 ‘白川鄕 설경1’과 같이 물이나 거울에 비친 반영같은 사진의 경우는 그 의미에 대한 해석이 타 예술에 비해 중요한 비중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으잔느 앗제가 그린 파리 사진에서 자주 표현했던 방법중 하나는 유리창, 물, 거울 같은 반사체를 이용한 반영이나 투영의 사진들은 현재의 많은 사진가들이 즐겨 쓰는 방식이기도 하는데, 그것은 유리 속의 피사체와 유리에 비친 거리가 한꺼번에 보이면서 비현실적, 입체적, 다차원적인 이미지가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사진은 현실에 존재하는 피사체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고 자아를 표현하는 예술로, 사진은 실제로 존재하는 피사체를 촬영한 결과물로서 피사체를 사물로만 표현하면 기록이나 자료 사진이 되므로 단순한 기록으로 끝내서는 않됩니다. 피사체에서 또 다른 대상이 보여질 때 의미가 발생하고 확대되는 것으로, 사진가는 창작자의 입장에 있어야 함에도 불행하게도 많은 수의 사진가들이 아직도 단순한 복사의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사진을 잘 찍는 방법은 더 이상 사진가의 몫이 아니며, 단 한 가지 의미만을 나타내서 무엇을 표현하는 것인지 한번에 보면 알 수 있는 리얼리즘만을 강조하는 것은 현대예술 사진시대에서 맞지 않으며, 사물이 지니고 있는 다양한 의미들을 찾아내는 좋은 방법은 인문학 사진책을 많이 읽고,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보면서 그 작가의 작품세계를 탐구하는 것입니다.
사진의 내적 특성 중 고립성은 사진 촬영할 당시 사진가의 감성과 지성에 의해 만들어지지만 철저하게 고립되어 있는 사진의 고립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좋은 사진이 될 수 있는 것으로 고립성은 다시 시공간의 단면, 사진적 리얼리티의 한계, 영상화 작업, 사진과 공간, 사진과 개념, 영상의 폐쇄성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 시공간의 단면은 ‘비상’, ‘순매원의 봄’과 같이 사진은 시간적으로 한순간이 찍히고, 공간적으로는 일부분이 찍힐 뿐 연속된 시간과 이어진 공간이 전부 찍히지 않는 하나의 고립된 이미지로 사진의 또 하나의 특성입니다.
현실은 시간적으로 연속되어 있고 공간적으로도 이어져 있으며, 현실이라고 부르는 그 현실은 시간 공간의 연속체임과 동시에 감각적으로도 종합적인 현상을 통틀어 일컫는 말로 시각, 후각, 청각, 촉각, 미각까지의 모든 종합적인 상황으로서의 현실은 결코 그대로 촬영될 수 없으며,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한 부분만이 촬영될 뿐입니다.
한 장의 이미지는 물리적으로 한 개의 시 공간이 촬영될 뿐만 아니라 한 가지 상황만을 제시해 주는데 그것은 한 개의 낱말처럼 한 장의 사진은 하나의 상황과 하나의 현실을 담을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추억 속으로’, ‘천의 얼굴’과 같이 현실을 시간 공간의 단편이 이어진 연속 사진을 재현시키기 위하여 단편 사진을 영상의 집합체로 엮음(연작)사진을 만든 것은 자연스럽고 필연적인 귀결이었습니다.
현실을 현실 그대로 찍을 수 없고, 현실이 현실 그대로 나타나지 않는 한 장의 사진은 한 개의 현실적 이미지일 뿐이며, 시간적으로 분리되고 공간적으로 고립되어 현실과 따로 떨어진 독자적 이미지라는 인식에서부터 사진에 대한 이해는 출발해야 합니다.
두 번째로 사진적 리얼리티의 한계는 사진이 현실이 아니라 현실적 이미지라는 사실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으며, 사진의 예술성은 사진 영상이 현실이 아닌 이미지이기 때문에 예술이 될 수 있습니다.
사진은 현실이 아니라 현실적 이미지, 현실을 닮은 영상이라는 사실의 재확인을 위한 것이며, 이것이 사진에서 말하는 현실성이요 사진적 리얼리티의 한계입니다.
사진의 리얼리티는 현실의 자동 복사가 아니라 현실을 통한 의식의 창조를 뜻하며, 리얼한 사진이라는 말은 현실 그대로의 사진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에 의해 재창조되어 보다 현실감 있게 표현된 사진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사진으로 할 수 있고 해야 할 일은 현실을 통해 ‘나’를 표현하는 일, 즉 생각하고 느낀 것을 표현하는 것이지 현실을 현실 그대로 따서 옮겨 놓는 일은 될 수 있는 일이 아닐 뿐만 아니라 할 필요도 없는 일입니다.
리얼리티가 사진의 생명이라고 해서 현실을 현실 그대로 단순하게 옮겨 놓으면 않되는데, 사진에서 현실성 즉 리얼리티라고 하는 것은 현실을 해석해서 재창조된 현실이라는 사실을 알고 리얼리티 사진에 임해야 좋은 사진을 담을 수 있는데, 사진가는 현실을 복사하는 사람이 아니라 현실을 자기 나름으로 번역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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