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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하학적 문양,
녀석에게 조리개에 대해서 얘기를 해주려고 하는데 거실에 있는 화분의 나무에 거미들이 거미줄을 쳐 놓았더군, 거미줄은 9월~10월초 강가의 들판으로 가면 이슬이 보석처럼 영롱히 맺힌 아름다운 거미줄들을 만날 수가 있는데 그 거미줄에 비하면 거실에서 사는 거미들은 기대하기가 어려웠지만 발견을 한 이상 촬영을 해 보기로 했다.
초가을 강변의 거미줄은 이슬이 맺혀 별다른 연출을 하지 않아도 그 자체만으로도 얼마든지 좋은 작품이 나오지만 우리 집 거실에선 불가피하게 물방울을 맺혀 줄 필요가 있으므로 스프레이를 준비하여 물을 뿌렸다.
물을 뿌리는 요령은 거미줄에 직사로 쏴대면 안된다. 아주 미세한 이슬이 되도록 거미줄과 멀리 떨어지게 하여 뿌려 주고 거미줄 쪽으로 바람이 살랑이게 하던가 아니면 살포시 내려 하도록 해야 거미줄이 상하지도 않고 물방울이 영롱하게 잘 맺힌다. 음부촬영회 때 인체의 미세한 솜털위로 뿌린 물방울이 신비롭게 맺혀 큰 효과를 본바가 있다.
그런데 물뿌리개를 아무리 절묘하게 쏘아도 거미줄이 영 별로다. 결국 거미줄 촬영으로 시작한 짓거리는 식물의 줄기와 잎파리가 이루는 기하학적인 문양으로 흘러가고 말았지만 약 10여분 동안 투자한 촬영치고는 퍽 재미있었지 않았나 싶다.
문양에 대해서 얘기가 나왔으니 더 짚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필자는 디자인적인 요소를 중히 여기는 비주얼 아티스트다. 즉 시각예술가란 뜻이다. 그리고 사진은 모든 비주얼의 핵심은 사진으로부터 출발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세상의 모든 예술의 실체는 실물을 모델로 예술가들이 자신의 개념으로 재창조해 나가는 것이라고 본다. 에고 시간이 또 없네, 나가야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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