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삘기 꽃 필 무렵
(촬영적기 5월말)
저 멀리 점 하나가 정영남 선생님
우레네 어린 시절 먹고 죽으려고 해도 먹을 것이 없던 시절 “초근목피로 연명”이란 말대로 삘기대가 움이 트면 잘라서 속을 빼 먹었는데 그 속이란 것이 삘기 꽃의 어린 싹이었다. 아스라이 먼먼 기억속의 일이다.
어느 봄날 사강 일대에 백로 서식지도 있고 궁평리 말 목장 등 거리가 많은 곳이라 촬영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시화상류지역 송산면 일대의 들판이 온통 하얗게 빛이나 정영남선생님의 차를 타고 현장으로 달려가 보았더니 놀랍게도 새하얀 삘기 꽃이 온 들판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마치 우주에라도 온 것 같은 환상이었다. 그 후 우리들은 그 곳에서 미친촬영회를 비롯하여 일련의 작품들을 촬영해 내면서 그 일대는 널리 알려지게 되어 사진인들 최고의 출사지가 되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그 곳 주민들이 가축의 사료로 사용할 엔실리지를 채취하면서부터 삘기 꽃의 생태가 처참하게 훼손되어 처음 발견 때처럼 장관은 펼쳐지기 어려워 졌고 더구나 남양만 일대의 개발논리에 따라 온갖 공사판이 난립하여 지금은 아름다운 경관대신 을씨년스러운 경관으로 바뀌고 말았다.
삘기 꽃을 처음 발견할 때가 5월 25일었고, 그 후 매년 눈 여겨 보니 5월 25일을 전후로 약 2주 정도가 삘기 꽃의 만개시기인걸로 기억하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많은 사진인 들이 삘기들판을 촬영하고자 하는 것 같은데 5월 중순경 답사촬영을 하고 5월 말을 기점으로 현충일 때까지를 촬영적기로 잡으면 틀림없을 것 같다.
지금쯤은 이런 장면이다. 아프리카 초원에라도 여행하는 느낌.
아래의 하얀 물체는 조개껍대기들이다. 풀들이 자리기전엔 이런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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