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천착한 것은 사람이었다.
그런 점에서 우리들이 하노이를 여행지로 잡은 것은 잘 한 짓이었다. 이웃한 캄보디아엔 앙코르와트가 있는가하면 베트남이 위치한 인도차이나 반도엔 다양한 유적지와 풍경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하노이엔 이렇다 할 유적지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하롱베이와 땀꼭 외엔 풍경으로도 특별한 것이 생각나는 곳은 없다. 물론 필자의 좁은 견문에 비추어서 한 얘기니 오해는 말기 바란다. 그러나 분명히 베트남 하노이엔 특별한 것이 무척 많다. 사진꺼리로 보아서 그것은 정말 특별하다.
사람! 삶!
그렇다. 베트남의 사람들은 아주 특별한 사람들이다. 역사를 통 털어 숱한 곡절이 하롱베이의 섬들만큼이나 빼곡하다. 근대에 들어와서도 유럽의 지배를 받았고 역사적인 월남전이란 큰 전쟁의 흉터가 아직도 곳곳에 깊숙이 새겨져 있다. 몇 해 전 호치민(?사이공)인가를 여행했을 때엔 사람들이 필름껍데기마저도 얻기를 원했고 라면의 빈 봉지도 그들에겐 주요한 수입이 되었을 정도로 그 상흔은 깊이 남아있었다. 거리엔 다리를 절단하여 목발을 짚거나 앉은뱅이가 되어 서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즐비하여 거리의 식당에서 요기라도 할라치면 민망하여 밥이 목에 걸릴 지경이었다.
신기한 것은 사람들이 순박하고 카메라에 노출되기를 무척 즐긴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카메라를 꺼내들자 온 동네 사람들이 다 모여 서로 자신들을 찍으라고 아우성을 칠 정도였다. 그 점은 하노이도 마찬가지여서 하노이 여행에서 촬영을 제지당한 기억은 없었던 것 같다. 누구라도 흔쾌히 카메라 앞에서 천연덕스럽게 해 주었고 그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작품들이 되어 고스란히 기록되었다.
하노이에서 촬영한 작품들은 그래서 보물들이라고 여겨진다.
*아래 작품들은 김병규 작가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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