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가헌 갤러리-구럼비의 노래-5. 15 ~ 20
노순택, 류우종, 박홍순, 손문상, 이명익, 정우철, 한금선
구럼비의 내일을 위한, 구럼비의 어제와 오늘 사진전
- <구럼비의 노래>, 5월 15일부터 20일까지 류가헌
구럼비와 강정마을에 대해
구럼비
구럼비는 제주 강정마을 해안가에 넓게 펼쳐진, 길이가 1.2킬로미터나 되는 너럭바위의 이름이다. 연산호 군락과 붉은발말똥게를 포함해 여러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며, 제주 올레 7코스에 속하는 아름다운 곳이다. 사람들은 이 너른 바위에 기대어 책을 읽거나 바다를 감상하고 피곤할 땐 누워 잠을 잤다. 아름다운 강정바다의 물결처럼 잔잔하고 평화로운 일상이었다. 그러나 2011년 9월, 해군과 공사 시행업체는 구럼비바위로 가는 길목에 높이 3미터짜리 철제 펜스를 치고, 다음날부터 굴착기로 구럼비바위를 부수기 시작했다. 강정마을 주민들과 평화운동가들이 4년 넘게 반대하고 있는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끝내 강압적인 방법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지금 움직이면 된다. 설혹 구럼비의 한구석이 깨져 나간다 해도 구럼비는 우리가 가진 설문대 할망의 멋진 신화처럼 강인한 몸을 가졌다. 절대로 한 번에 죽지 않는다. 50% 이상 망가지지만 않는다면 다친 곳을 스스로 복구할 힘이 있다. 그게 대자연이다. 눈멀고 귀 막힌 권력과 자본이 저지르는 이 악행을 막을 수 있는 출발은,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고 끈질기게 기억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실천하며 연대하는 것이다.” - 김선우 시인(한겨레신문 3.19일자 칼럼 중에서)
사진전 <구럼비의 노래>는 김선우 시인의 말처럼, “아직 늦지 않았다. 지금 움직이면 된다”는 믿음에서 시작되었다. 노순택, 박홍순, 한금선, 류우종(한겨례신문 기자), 손문상(프레시안), 이명익(노동과세계 기자) 등 사진가와 기자들, 그리고 정우철 감독이 구럼비에 대한 ‘다양한 방식의 실천과 연대’를 위해 한데 모였다.
제주 강정마을을 지키는 평화유배자로서 구럼비 현장을 오랫동안 지켜온 사진가들의 현장 사진에서부터 구럼비가 평화롭던 시절의 옛 모습을 담은 사진까지, 또 제3회 국제사진공모전 은상 수상작이자 ‘구럼비의 정령이 찍은 사진’으로 잘 알려진 정우철 감독의 사진도 함께 한다. ‘손문상의 그림세상’을 프레시안에 연재해온 손문상 화백이 강정마을에 머물며 작업한 구럼비 그림도 만나볼 수 있다. 사진, 그림, 영화 등 우리시대의 다양한 ‘시각 언어’로 구럼비를 보여주는 것이다.
전시 시작일인 5월 15일에는 가수 솔가가 구럼비를 주제로 작은 콘서트를 연다. 전시 기간 중에 구럼비와 강정을 다룬 옴니버스 다큐 영화 <Jam Docu 강정>이 상영된다. 책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와 전시된 작품들도 판매되어지는데, 작가들의 사인본인 작은 사이즈의 구럼비 사진들은 누구나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가격에 판매된다. 책과 전시작, 작은 사이즈의 사진들을 판매한 수익금은 모두 강정마을에 전달된다.
사진전 <구럼비의 노래>는 단순한 사진 전시가 아니다. 강정마을과 구럼비에 대한 관심을 일깨우고, 논의의 장을 마련해 뚜렷하고 바른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전시다.
구럼비에 정령 정령이 있다면, 이 오월의 사진전에 기뻐할 것이다. 전시는 15일부터 20일까지, 종로구 통의동에 자리한 류가헌에서 열린다.
www.koreaarttv.com
한국사진방송 김한정 기자 (merica2@hanmail.net)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