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문까지는 걸어야지 하는 약속으로 시작한 양수리 기차길 도보길에서
무슨 福을 만났는지 하늘과 대지가 길을 환하게 열어 준다.
따가운 햇살! 봄볕은 며느리를 내보내는 시어머니 마음이
지금은 오히려 반갑다. 봄 날의 따가운 햇살은 허벅지를 태우고
머리를 불붙여도 통통거리며 걸어 본 길.
그 길 위에서 처음에 걷던 길이 생각이 났다.
무엇이든지 처음은 신기하고 생기가 돋는 가 보다.
시간이 지나고 점점 길은 점점 복잡해지고, 멀어지고
터널이 나와도 흥분도 안되는 것.!
그러나 걷는 다는 시간 만큼은 생기가 돋는 것은 사실이다.
이 번 길은 어제 일정에 마신 酒님 덕분에 약속시간을 많이 어겼다.
그녀의 퉁퉁부은 얼굴에 햇살이 비추고 토라진 시선이 귀여웠다.
화난다고 짜증난다고 하는 시선에 미안의 마음을 전하고 늦었어도
가자고 한 화욜의 도보이었다.
아신역에 주차를 하였다. 시간이 넉넉하면 더 오래 걷고 싶은 양수리 길이다.
뇌는 말하고 있다. "그냥 쉬라고" 그러나 따가운 햇살이 좋아 걷다보니
머리는 더 맑아진 날이었다.
오빈역 지나면서 양평강가로 걷는 길이 생겼다. 초록으로 치장한 육교를
건너 강가로 나가니 맑은 강바람이 문을 두드리는 길이 다.
멀리서 보트를 타고 수상스키를 즐기는 한가함을 보니 마음길이 땡기고
야호! 이미 마음은 물위를 가르고 보트에 타고 그 사이 몸이 날라간다.
가오리처럼 생긴 쿠션보트가 물살을 가르고 마음을 물에 매달고 간다.
까악~~~지르는 소리의 짜릿함은 그 순간만 느낄수 있는 기분이었다.
강물은 소리지르는 나를 다 받아주고 위안을 해준다. 모처럼 어린아이가
된 기분을 마음껏 만끽 한 시간이었다.
마음을 가다듬고 조금 걷다보니 길이 막혀버렸다. 들꽃수목원인지 수목원이
강과 맞닿아 있으니 그 강가길이 막힌 것이다. 돌아 갈 수도 없는 길인지라
철조망을 넘어서 가니 부담이 되기도 하였다.
길은 늘 뚫려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론 철조망으로 막힌 길도 만나게 되고
또 진흙으로 덮인 흙길을 걸어야 할 때도 있다.
돌아 가지 않고 생각을 하고 걷다보니 그 주변에서 또 다른 길의 향기를
만나게 된다.
양지 성지를 바라보는 언덕 위에 앉아 사과 한 잎 베어 물고
구름을 불러 앉힌다. 쉬어가자고...
곤비한 몸인지라 카메라도 들지 않고 스마트폰 카메라로
대신 셔터를 누른다. 걷다보니 멀리 보이는 유명산이 유난히 뾰족해 보인다.
양평역까지 가는 길은 조금 헷갈리는 길이 었다. 철로 길이 막힌 것인지
보수를 하는 것인지 차가 달리는 시끄러운 길과 연결 되기도 하고
시장으로 가는 길과 만나기도 한다. 왜냐면 양평역은 시내 가운데 있기 때문이다.
양평역까지 가는 길엔 소박한 산아래 집이 그림처럼 수놓아 지고
녹색의 숲이 피톤치드를 마구마구뿌려 주기도 한 길이다.
걷다보니 어제의 숙취도 말끔하게 구름 되어 사라지고 몸도 마음도 가뿐해진 날.
흠...숙취는 걸어서 치료하면 더 효과가 좋은 것 같다.
[한국사진방송]http://koreaarttv.com
이세은기자 hidamu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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