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행복의 열쇠를 하나 가진 것이다.
기억은 소중한 의미를 깨닫게 하고 기억은 기분좋은 순간을
떠올리게 해서 행복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그렇게 기억을 떠올리며
지난 화욜의 태양신 아문의 종합비타민을 먹는 도보길을 올립니다.
일곱번 째 도보길은 壬辰年 乙巳月 癸未日 丙辰時 부터 庚申時까지
약 15Km를 걸었다.신원역에 주차를 하고 전철을 타고 양평역에 내렸다.
따가운 햇살과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양평역에 내리면 양평 시장과 연결이 되어 있다.
이제부터는 중앙선 철로 길은 만날 수가 없다. 아쉬운 마음 우산 속으로 넣어 두고
그늘이라고 찾아 볼 수 없는 양평 강가를 따라 걷는 길을 만난다.
이포까지 가려고 일정을 잡은 터라 아침 일찍 서둘러 여정을 떠났건만
해는 기다려 주지 않고 중천에 걸렸다.
양평 현덕교에 여름의 햇님이 내리꼿는 시간.
오고가는 물살에서 강가에 재두루미 가족들이 한가롭게 놀고 있다.
중앙선 철로 길을 걸을 땐 터널도 나오니 시원하고 한 숨 돌릴 수
있었는데 이 길은 숨 돌릴 짬 조차 없는 야박한 길이다.
살이 시커멓게 타는것이 싫어서 우린 우거진 숲과 전등이 켜진 불
속에 앉아 있는가? 휘황찬란한 전등 빛도 살이 탄다는 것을 아시는지 ....
하늘이 주신 찬란한 영양제 비타민을 온 몸으로 받아 가면서
기쁨마음으로 걷는다. 그늘은 주시지 않았지만 숨쉬기 좋은
강의 신 마르시아스(Marsyas)를 내려 주시고
그가 그토록 잘 불었던 피리를 넘겨 주셨다.
강을 만나면 겸손해 지라고 산채로 껍질을 벗기우는
고통을 당한 마르쉬아스의 신화를 그려보면서 걸었던 양평 둘레길.
뜨거운 햇살임은 분명 한데 간 혹 도보를 즐기는 메니아를 만나기도 한다.
이포보까지 가는 길은 조금 먼길이었다. 그러나 마르쉬아스와 함께 하니
견 딜 수 있는 시간이다. 아폴론이 버린 피리를 주운 마르쉬아스는
자신의 재주가 뛰어난 줄 알고 뻐기며 피리를 분다.
지금 좀 뻐기고 싶은 순간이다. 태양신 아문은 부르지 않았음에도
늘 따라 다닌다. 따스함을 지니기도 하고 잔인하게 태워버리기도 하는 아문!
아문을 몸으로 받아 이기려고 한다. 그러나 이길 수 없다.
피할수는 있지만 , 또 하나 구름을 부르면 된다. 그도 안 되면
나무 그늘로 숨으면 된다.
아폴론이 무서운 줄 모르고 설친 마르쉬아스가 왜 살갖이 산채로
벗겨 졌을까? 아마도 아문의 잔인함을 잠시 잊은게다. 숨어야 하는데
숨지 않은거다. 그리하여 따가운 아문의 눈빛을 피하지 못하고
옴 몸의 살이 다 타버린게다. 지금 나의 살이 타 버리듯이....
지금도 마르쉬아스의 신화는 계속 기록되고 있다.
아폴론을 이기려는 그녀는"나보다 바람을 실고 가는 구름을 더 반기고,
강물 위에 부서지는 햇살에 환호하는 그녀가 있었다." 그렇게 말하며
마르쉬아스를 등지고 먹이를 찾아 헤메는 킬리만자로의 사자가 되어
걷는다. 피리를 주워 불면서...
뜨거운 햇살이 온몸을 감싸고 돌때 그 후끈한 느낌은 午時에 걸어
보지않으면 모른다. 모자를 쓰고 하늘하늘한 천으로 두건을 두른다
해도 화살촉보다 강한 햇살은 머리 속을 파고 든다. 바로 이 때
소중함을 느끼는 것은 그늘이며 한그루의 나무옆의 쉼터이다.
흥얼거리기도 하며, 아무 생각도 없이 신화를 기리기도 하며 걷다보니
10도쯤의 경사를 만나게 된다. 개군을 헐떡이며 걷는데 언덕위
거의 올라 설 위치에 잔치국수 집이 보인다. 콩국수까지...
잔차를 타시는 분들도 함께 흥겨운 막걸리 한 사발을 거들며
여정의 힘듬을 달래 보면서 시원하고 고소한 콩국수를 흡족하게
먹었다. 유난히 맛이 있었던 이곳 개군의 양평쉼터...
하얗게 피어오른 수국이 팝콘같다며 한포기 꺽다가 들켯다.
앗~~아문에게 들키기 전에 치장을 하자.
목적지가 보이면 더 지치는가 보다. 저기 보이는 다리가 이포인데
아무리 걸어도 먼 곳에 있다. 갑자기 어깨동무를 하고 군가를
부르기 시작한다. 이런 이제 슬슬 미쳐가는가보다.
"사나이로 태어나서 할일도 많지만 너와나 나라 지키는 전투에 살았다.
~~~~"소리를 지르며 손을 흔들며 부르다 보니 어느새 힘이 생기는
효과가 생긴다. 아 군가는 이런거구나 하며 소리높여 웃어제끼니
아폴론이 도망간다. "아이고 내 살다보니 저렇게
이상한 물건은 처음이다하면서...
끈기있게 걷고 재미있게 걸어서 도착한 이포는 흡족한 맘으로
다가와 악수를 청한다. 대구에서 오신 어르신들의 즐거움이
강가에 수다로 떨어지는데 찬란한 태양은 어느새 보라빛으로 치장을 한다.
어느새 좀 전의 노곤함은 사라지고 돌아 오는 길!
양평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양평시장에 내려서 역으로 달려간다.
일곱번째 물레길 도보는 조금 힘들게 도전을 하였으나
또 다른 맛을 전해준 시간이었다.
나의 숨소리를 따라 걷는지 구름이 따라 걷고
바람이 따라 오니 강가에서 걷는 행복과
자연이 주신 큰 혜택을 다함없이 누리고 온 날이었다.
또 다른 님이 걸으신다면 전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
아낌없이 태양과 나누세요. 진실의 물!
을 만나고, 쉼터와 그늘과 소중함을 만납니다.
만나는 님들의 속삭임을 나누세요.
앗~~잔자 타시는 님들이시여 음악은 제발 혼자 즐기소서...
[한국사진방송]http://koreaarttv.com
이세은기자 hidamul@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