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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의 추억 (권곡眷榖) 박정현 창문 너머로 달빛이 더운 바람에 흔들리고, 밤새도록 식지 않는 열기 속에 잠 못 이루던 여름밤. 부채질로 식히던 작은 숨결, 옷깃 사이로 스며들던 땀방울, 귀뚜라미 소리도 한숨처럼 길게 이어지던 밤. 달빛에 반짝이던 그 눈동자, 가만히 웃어 주던 너의 얼굴, 쏟아질 듯한 별빛 아래 서로의 손끝이 닿을 듯 말 듯, 그 설레던 떨림을 기억한다. 열대야의 긴 숨결 속에서 우리의 여름은 그렇게 조금씩 깊어지고, 밤하늘 별만큼이나 수없이 반짝이며 흘러갔다. 이제는 지나버린 계절의 숨결, 그 밤의 더위마저 그리움이 되어, 달빛을 바라볼 때마다 살며시 내 마음을 흔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