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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고무신 (권곡眷榖) 박정현 찢어지면 바늘로 꿰매어 다시 길로 내보내던 어머니의 고무신 비 오는 날에도 미끄럼보다 걱정을 먼저 밟던 발, 속이 다 보일 만큼 닳아도 자식들 학교 가는 소리부터 챙기시던 아침 실밥은 주름진 손등을 따라 몇 번이나 생을 오갔고 고무신 속엔 늘 따뜻한 체온 하나 남아 있었다 아버지께서 새 신을 사드리면 아직 신을 만하다며 헌 신을 먼저 꺼내던 그 마음이 지금도 비 오는 골목마다 조용히 나를 부른다 나는 아직도 찢어지면 꿰매어 신던 그 고무신처럼 쉽게 버리지 못하고 어머니의 하루를 내 마음 한편에 품고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