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휴일의 짧은 미팅을 핑계 삼아 우이령길을 처음처럼 다시 만났다.
밤새 세상이 조용히 숨을 고른 듯, 길 위에는 눈이 내려앉아 있었고
내가 알고 있던 풍경은 어느새 전혀 다른 얼굴로 나를 맞이했다.
하얗게 덮인 우이령길은
낯설 만큼 새로웠고, 그래서 더 깊이 마음을 흔들었다.
그곳에서 마주한 세상은 분명 신세계였다.
산악회 모임이 그렇게 많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각자의 걸음, 각자의 이야기가 눈 위에 겹겹이 남아
길은 더욱 살아 있는 듯 보였다.
간단한 미팅을 마치고
따뜻한 점심 한 끼로 몸을 녹인 뒤,
아쉬움을 뒤로한 채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몇 장의 사진으로는
그날의 설경을 모두 담기엔 턱없이 부족했지만,
눈 내린 풍경은 마치
어린 시절의 기억을 조심스레 꺼내 보여주는
한 장의 오래된 앨범 같았다.
그 추억의 페이지가 열리는 순간,
기쁨의 여운은 말없이 온몸으로 번져왔다.
잠시였지만 충분했고,
조용했지만 깊게 남은 하루였다.